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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하늘과 바다'는 어떻게 친구가 될수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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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도 하기 전에, 대종상후보에 올라 구설수를 일으킨 영화로...

제46회 대종상영화제 후보
음악상(이응도)
최우수작품상(하늘과바다)
여우주연상(장나라)
신인여우상(쥬니)

그리고 강심장에 출연한 장나라가 자신의 아버지가 만든 영화가 망하면 자기 집안도 망한다며, 귀엽고도 얄밉게 마케팅한 것을 기억한 저는, 오늘 조조로 보며 덩그라니 객석에 저 홀로 앉아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걱정되었습니다.
장나라양의 열연과 대종상 후보에 오름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별로
인 기 가 없 는 것 같 아 서...

영화는 단조로우며 동화처럼 맑고 이쁩니다. 따뜻한 웃음도 맛보았고 감동으로 눈물까지 흘렸지만 뭔가 부족한 듯하고,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던 영화입니다.

◈ 등장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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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의 하늘(장나라)이는 6살 지능에 머물고 있지만, 한번 본 숫자는 모두 외우고 지난 일을 상세하게 기억하는 것은 물론, 한번 들은 곡은 바이올린으로 연주하는 천재성을 띤 '서번트증후군' 장애우로 등장하여, 자신은 요정나라에 사는 요정으로 여기며 홀로 지냄에도 불구하고 지나칠 정도로 해맑게 살아갑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고양이 ‘비틀즈’와 바이올린과 대화를 나누며 집에서만 보내며 배가 고플때면 피자를 시켜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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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가 사는 아파트와 마주보는 앞 집에서 사는 바다(쥬니)는, 가족과의 갈등으로 노래와 밴드활동을 그만두게 되고, 급기야 새엄마로 인해 가족에게 버림까지 받아 갑자기 갈 곳이 없어집니다. 하늘이가 집없는 친구를 초대합니다. 까칠하며 반항적이지만, 하늘이의 맑고 순수한 마음에 감동받게 되고, 세상물정 모르는 하늘이를 세상밖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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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으로 S대고시생이라며 여자를 꼬시고, 알바해서 돈을 모아놓았다고 자랑하던 피자배달부 역을 맡은 진구(유아인)는, 밤을 보낸 여자친구가 모아두었던 돈을 훔쳐 달아나 졸지에 방값이 사라지는 위기를 겪고, 바보같은 하늘이의 돈을 탐내는 나쁜 마음을 잠시 먹게 되지만, 그녀의 순수함에 자신의 참된 삶을 찾게 됩니다.

◈ 친구(가족)가 되어가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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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하고 독립할 때까지만 함께 지내기를 원했던 딸의 소망을 저버린 바다아빠는, 새엄마를 따라(?) 딸이 모르는 곳으로 이사를 가버리는 매정한 아빠입니다. 매일같이 바다를 지켜보던 하늘이가 갑자기 집이 없어진 바다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함께 지내기를 원합니다.
하늘이가 '서번트증후군' 장애인임을 알기 전까지 미친년 취급을 하면서 아주 거칠게 대하던 바다는, 한번 들은 곡을 바이올린으로 켜는 하늘이를 보고 놀라는데... 갑자기 하늘이가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하늘이가 늘 말하는 후견인 민정호선생님(오정해)을 만납니다. 그리고 얼떨결에 하늘이가 요양원에 들어가기전까지 함께 동거해 줄 것을 부탁받습니다.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유산이 많았던 하늘이는, 경제적개념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집안에는 항상 돈이 풍성했습니다. 동화적이며 환상적인 대목이지요.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삶.^^
바다는 하늘이와 함께 지내면서 물질적인 풍요를 마음껏 누립니다. 만약에 하늘이가 아무리 순수하고 해맑으며 이쁘게 생겼고, 바이올린에 천재성을 보인다고 해도 가난한 장애인이었다면, 바다처럼 까칠하고 반항적인 아이가 하늘이를 보살피며 친구로 받아줄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보게 되는 대목이었습니다.

하늘이와 함께 집안에만 머물던 바다는 싫증을 내면서 외출을 감행하게 되고... 하늘이는 엄마의 말을 떠올리며 불안해합니다.
"엄마는 요정은 밖에 나가면 안된다고 했어. 밖에는 위험한 것이 너무 많다고..."
그러나 이런 하늘을 불쌍하게 여긴 바다는 억지로 끌고 밖으로 나가 세상구경을 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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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간 아빠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며 피자만 배달시키는 하늘에게, 진구는 피자가 십만원이라고 거짓말하지만, 하늘은 10만원을 줍니다. 이를 본 바다가 화를 내지만 하늘은 진구조차도 친구로 여깁니다.
자신의 돈을 훔쳐 달아났던 여자친구를 잡아 경찰서에 갔으나, 오히려 피해자가 아니라 폭행을 가한 피의자가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겪은 진구는 병원에 실려간 하늘이의 빈집에 들어와 돈을 훔쳐갔고, 용돈이 궁할 때마다 피자를 배달하던 어느날, 하늘이가 비디오테이프를 내밉니다.
무심히 받아서 피자가게에 둔 테이프를 주인아저씨가 보고는, 도둑질하는 진구모습에 실망하여 가게에서 내쫓습니다. 비록 하늘이의 돈을 훔치긴했으나, 양심의 가책을 느꼈는지 진구는 사용하지 않고 보관해 두었던 돈가방을 들고 하늘이를 찾아옵니다. 친구가 없었던 하늘이는 바다와 함께 자주보던 진구도 친구로 여기며 함께 지낼 것을 바다에게 간청합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모님이 안계시다는 것입니다.
하늘이 부모님은 공연가던 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고, 바다는 버림받았고, 진구는 어릴때부터 누나랑 살다가 누나마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관심과 칭찬, 그리고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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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을 정신없이 켠 하늘은 바다를 보며
 "바다는 뭐 잘해?"
아무도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한 사람이 없었다며 하늘이가 던진 첫 질문에 감동받은 바다는, 학교로 돌아가 보컬을 다시 맡아 열심히 활동할 것을 결심하게 되고, 하늘과 진구를 동행시켰다가, 하늘이는 바이올린연주자로, 진구는 기계를 잘 다루는 재능을 발휘하여 처음으로 칭찬을 듣고서 흐뭇함과 찡함을 느끼는 진구를 보며, 어린 시절 고아로 자라면서 받았을 수모가 애처롭게 다가와 제 코끝도 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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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손에 이끌려 세상구경을 하던 하늘은, 자동차를 갖고싶다는 바다의 혼잣말을 실행에 옮겼고, 바다는 하늘이가 가보고 싶다는 지성대로 데리고 가는데... 주행중의 이런 모습은 위험천만입니다. 달리는 자동차위로 몸을 내밀고 지휘하는 하늘로 인해 잠깐 차를 멈춥니다. 도로위 차량들이 주행에 방해를 받고서 빵빵거립니다. 영화니까 가능한 일이겠지요. 요정은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신기하고 즐겁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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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짜리도 눈치는 있습니다. 바다와 헤어져 요양원에 가야함을 알고서 자신의 소지품을 한보따리 다 챙겨서 나선 하늘이 가방에서 친구가 쓰던 물건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제는 요양원에 가도 외롭지 않다는 하늘
"친구가 쓰던 물건을 보며 친구얼굴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

텔레비전과 친구하려고 했는데 '동해물과 백두산이......'를 부르더니 가버렸기에 이후, 텔레비전과는 친구를 할수없다고 생각하게 된 하늘, 다시 들어가게 되는 요양원에서는 잘 지낼 수 있을 거라는 다짐을 지켜보는 바다와 진구는 마음이 짠하고 저도 슬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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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대에는 하늘이 부모님산소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친구를 소개하고 아빠가 좋아하는 곡을 연주한 하늘... 홀로 집을 지킨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처음으로 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홀로 앉은 영화관에서 저도 덩달아 울었습니다. 마냥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온 줄 알았더니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무척이나 컸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마무리
매끄럽지 못한 티와 억지설정의 티가 거슬리긴 했으나, 전달코자 한 뜻은 이해되었던 영화입니다만 너무 뻔한 동화적인 내용으로 단조로왔으며, 현실감이 떨어지는 바람에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할 영화로 여겨졌을 뿐만 아니라, 이쁜 딸의 모습을 요정으로 만들어보고자 했던 아빠의 욕심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스크린에 이쁘게 비칠 장나라를 위해 만든 영화라는 느낌이 팍 들었고, 6살 서번트증후군 장애아로써의 연기는 그런대로 잘 했으나,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 비록 후보라고 하나 저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머리가 갸우뚱 거려집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만난 세 사람은 점점 하늘이의 순수함에 마음을 열고, 서로를 통해 힘들었던 삶의 위로를 받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만, 이 영화가 순수하게 받아들여지는데 방해가 되었던 점은, 앞에서도 밝혔듯이 하늘에게 돈이 없었다면? 그리고 이쁘지 않았다면? 천재적인 재능이 없었다면? 등등... 과연 그들이 친구가 되어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의 여운을 남긴 점은 저 개인적으로 참 아쉬웠습니다.

저 초등학창시절(우리때는 특수학교가 없었던 시절), 우리반에 지체장애를 지녔으며 지능까지 약간 모자란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맨날 실실 웃으며 침을 흘릴 뿐만 아니라 걷는 자세까지 휘청거리는 바람에 여자아이들은 무서워서 피했고, 남자아이들은 그 장애우를 시켜서 여자아이들을 놀려먹는 재미로 이용했습니다.
만약에 그 아이가 깔끔하기라도 했다면 아무리 말이 어눌하다고 해도 여자아이들이 무서워하지 않고 친구가 되어줄수 있었을까? 생각해보게 된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