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TV

모녀간 거친 입담과 갈등이 낯설었던 '애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영화를 딸과 함께 보려했으나 고3인 딸, 차라리 휴식을 취하던지 잠이라도 청하는 시간이 오히려 낫겠다는 판단에 혼자 본 영화였는데, 딸이 보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내내 적응이 쉽지 않았습니다. 저도 경상도 출신으로 저뿐만 아니라 친정가족들의 목소리가 크고 사투리도 심하고 표현이 직선적이지만...  영화에 등장한 애자모녀의 관계가 어쩌면 이리도 험악(?)할 수가 있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무척이나 낯설었습니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고, 어린 아들은 다리 한쪽이 불구가 되었기에 마냥 애처롭기만 해서 엄마는 아들만 위하는 것처럼 비추고, 딸의 반항은 일반적인 시각으로 볼때에는 문제아로 보일 수 밖에 없는 언행을 거침없이 보이며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반항?
저도 사춘기시절을 보냈고, 결혼하여 낳은 우리 아들딸의 사춘기를 지켜보았지만...경제적으로 쪼달려서 그런것도 아니고, 세상에 어쩌면 이렇게 막무가내형인지 애자(최강희)의 행동이나 또한 애자엄마의 행동은 선뜻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제가 처한 환경에서 본 개인적 관점이니 태클걸지 마세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좋은 소식으로 학교에 불러가는 게 아니라 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마가 학교에 불러감에도 모녀는 아주 당당합니다. 마냥 오빠만 챙기는 엄마로 인해 애자가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 불만을 토해내는 딸의 거침없는 반항에 시달리는 애자엄마도 불쌍해 보였습니다.
모녀는 서로에게 너무 함부로 대하고 있었습니다. 제 시각에서 정말 이해하기 힘들정도로... 저도 딸에게 많이 부족한 엄마이긴 하지만.

* 아들의 불구가 운전대를 잡고 교통사고를 낸 엄마탓인 거 같아 마음이 아파 무조건적으로 아들편에 선 엄마 - 자신의 청이라면 다 들어주는 엄마에게 원하는 것이 있거나 힘들때마다 손을 내미는 이기적인 아들
* 어린딸의 장난을 말리다가 교통사고를 낸 엄마는 남편을 잃고 아들을 불구로 만든 딸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있는 것처럼 여겨지는 엄마 - 아들한테는 지나칠 정도로 무조건적으로 잘해주면서 딸은 거침없이 무시하는 엄마에게 반항심만 생긴 딸

교통사고 이후 악몽에서 깨어나면서 이들은 정신적으로 아무런 치유를 받지 못한 모습처럼 비칩니다. 엄마는 엄마대로 남매는 남매대로 엄마의 감정에 휘말린 채로 성장한 것 같아 이들 가족 모두가 불쌍해 보였습니다.
엄마가 수의사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없어 보이는 가정임에도 불구하고 왜그리 이 모녀관계는 거칠기만 해야했는지 애처로왔습니다.
조실부모한 영희씨가 부모의 직접적인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기에 딸에게 저렇게 밖에 못하나 싶을 정도로 마음과 달리 표현이 거칩니다. 우리집안의 분위기와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하루하루 찌든 삶이 힘겨워 상대방에게 짜증을 내며 폭언을 해대는 것도 아니고, 분명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거칠게 쏘아대는 모녀간의 대화나 관계가 친구같은 우리모녀와 너무나 달랐기에 적응이 힘들었던 영화입니다.
모녀간의 화해를 보며 눈물을 짓기도 했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었던 그녀들의 거친 언행은 머리속에 한참동안 남아 두통거리가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 뻣뻣한 모녀모습을 봅니다
저나 우리딸, 혹은 저나 친정엄마는 친구처럼 쉴새없이 말벗이 되는 존재기에, 감정이입이 잘되는 저임에도 불구하고 제 입장에서의 이 영화는 영화속 화면으로만 뱅뱅 낯설게 돌면서, 세상에 이런 모녀가 있음을 첨 알았습니다.

애자에게는 예의라는 게 없어 보일 정도로 버릇이 없어 보입니다. 어쩌면 둘다 똑같은지... 아무리 모녀가 닮는다고 해도... 대개는 엄마가 한발짝 물러나서 딸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를 쓴다던지, 아니면 홀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를 불쌍히 여기는 자식으로써 엄마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하던지... 누가 뒤로 물러나도 물러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는 달리 이 모녀는 서로 팽팽하게 맞서기만 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습니다. 이점도 참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강했던 엄마가 시한부인생으로 변하면서 감동을 더 주고자 했을지는 모르지만 제가 감동을 받는데는 끝내 방해가 되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애자엄마는 자신을 간병하느라 고생한 딸의 수고를 덜어주고자 안락사를 선택합니다. 딸은 말리다가 엄마의 선택을 그냥 둡니다. 둘다 참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별이란 다 슬프고 힘들고... 그럼에도 저는 부러웠습니다. 저도 이런 처지가 되었을 때 이같은 길을 선택할 수 있어 자식에게 짐이 안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반대로 친정엄마가 이런다면? 어찌할까? 고민되는 장면이었습니다.
너무 앞선 생각일랑 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지금 건강하시니 울엄마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 모습에 감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교내에서 담배를 피는 여고생, 출석일수가 모자라 대학진학에 위기가 왔을 정도로 땡땡이 쳤음에도 불구하고, 전교 10등밖으로 벗어나지 않았다는 애자의 여고성적표에, 제 딸을 대신하여 부럽기만 합니다.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성적이 되지 못하는 우리딸이 애처롭고 좋은 유전인자를 주지 못한 어미로써 미안해집니다.
저도 그랬지만 우리아들이나 딸은 평범한 학생으로 성실한 학창시절을 보낸 것에 감사했습니다. 부모님이 불러갈 일도 없었을 뿐더러 줄곧 출석상은 받았습니다.

외부로 사고치지 않는 애자처럼 개성있는 학창시절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으나, 일반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이런 학생과 자식은 골치거리로 여겨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딸이 하고자 하는 일에 도움을 못주더라도 최소한 희망을 꺾지는 말아야하는데 애자는 엄마의 격려는 고사하고 무슨 악담만 듣는 분위기입니다. 왜그리 딸이 하는 일에 초치는 말씀만 해대시는지 경상도 엄마를 대표해서 욕먹이는 것 같아 언짢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은 결혼상대자로 맞선 볼 대상핸드폰에 저장해놓고 보여주나 봅니다. 제가 선볼때에는 사진으로 봤었는데요... 웃음이 났습니다. 울엄마가 저를 결혼시키려고 부단히도 애쓰시던 모습이 떠올라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울엄마 살아계심에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금년 여름 처음 우리모녀만의 나들이를 했습니다. 좀더 자주 이런 기회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는데, 만약에 이런 기회를 갖지 않고 이 영화를 봤다면 많이 짜안 했을 것 같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실천한 후 봤음에 뿌듯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제가 울엄마랑 안해본게 있다면 이렇게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여 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참 울엄마 술드시는 모습 한번도 뵌적이 없었던 거 같은데... 친구분들하고는 약주를 드시는지 다음에 한번 물어봐야겠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모녀에게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왜 저렇게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지... 정말 낯설기만 했습니다.
제 눈물샘이 자극을 받은 장면은, 애자엄마가 죽은 후 친구가 와서 영정사진을 들고 통곡하던 장면이었습니다. 지난달에 제 친구가 암재발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영화속의 애자엄마는 쉰아홉이지만 제친구는 마흔여덟나이에... 그때 저는 맘놓고 통곡하지 못함이 내내 잔잔한 눈물을 짓게 합니다.

애자엄마 영희(김영애)씨는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에 딸을 혼인시키고자 노력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점 어떻게 보면 더 나았는지도 모릅니다. 결혼한 딸이었다면 아무래도 시댁이나 남편한테 아주 조금이라도 매인 몸이 될수 밖에 없는 처지라 아무리 죽음을 앞둔 엄마라고 하지만 간병한다고 집을 비우는데는 제약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혼문제로 옥신각신했지만 차라리 자유로왔던 애자가 더 편했을 엄마입니다.
제 주변에 아픈 엄마곁을 지키다 이해심 적은 시댁어른들의 오해와 남편의 무관심에 치를 떨며 이혼한 이웃을 본적이 있었으니까요.

딸과 보려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저혼자 봤는데, 혼자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 영화입니다. 찌지고 볶아도 혈연관계니 화해라는 절차가 따로 없어도 다 이해하게 되는 모녀지간이지만, 여고시절부터 성인이 된 딸과 엄마사이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같은 관계가 참으로 어색하기만 했습니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서로에게 감사도 없이 만나기만 하면 으르릉거리는 이들의 관계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라 화면을 보느라 저는 힘이 들었습니다. 영화 똥파리보다는 조금 덜하지만 현기증이 났습니다.
그리고 아들 딸 차별도 어쩌면 그리도 심한지... 이해가 되는 면도 있었지만 도가 지나침에 짜증이 났습니다.

그리고 혼전관계를 부추켜 결혼시키려는 엄마.
이 모습도 저는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요즘 세상이 변했고 젊은이들의 성문화가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저는 받아들이기 힘든 구세대이며, 우리 아들과 딸의 대화에서 아직까지는(?) 보수적인 생각이 저를 안심시킵니다.

친정엄마가 살아계심에 감사하고, 아빠와 엄마를 걱정하는 친구같은 딸이 있어 저는 참 행복합니다.
아들 딸 고마워. 말썽부리지 않고 잘 자라줘서^^

자식을 키우는 엄마입장에서 본 저의 관점으로는 '마더'보다도 더 이해하기 힘들었던 '애자엄마'입니다.
마마보이, 마마걸로 품안에 자식으로 지나치게 감싸며 키우는 것도 반대하지만, 배울만큼 배운 엄마가 아들과 딸을 차별하면서 어쩌면 딸에게 그렇게 모질게 대하며 사랑의 표현을 할줄 모르는지 참 딱해보였습니다.
모녀의 거친 입담과 갈등을 지켜보느라 제 머리는 아팠지만, 그 둘의 사이에 끈끈한 애정이 흐르고 있음을 알기에 이왕이면, 평소에도 가끔 영희씨가 애자를 '아가'라고 부르며 따뜻하게 대해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