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들 나름대로 공부 좀 하던 시절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영어과목의 하락(그래봐야 문법과 독해)은 엄마의 잔소리로 인한 공부가 아닌, 자신을 위한 행복한 공부를 하겠노라고 선포하던 고교시절에 아주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좋아하는 과목은 과학계통으로 그야말로 공부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성적이 잘 나와서 주변 학우들이 샘낼 정도였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영어하고는 완전히 담을 쌓았습니다.
저도 영어는 잼병인지라 이런 아들이 너무 안타까와서 이런저런 잔소리로 아들을 몹시도 괴롭혔던 지난날에 제가 간절히 바랐던 것은 학교에서 아무리 배워도 소통이 되지 않는 영어회화의 안타까운 단점을 정부에서 나서서 시도해보면 어떨까? 절실한 바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새정부 인수위발표는 정말 못마땅했습니다.
사교육비 지출을 더 부추키는 방법이라고 쉽게 단정지을 수 있을만큼 황당한 것이었습니다. 모든 선생님이 영어선생님이 되어야 하는 부담감과 더불어 담당교과에 맞는 설명을 하려면 전문적인 영역의 영어가 가능해야만이 영어수업이 가능할 것이기에 가르치는 사람이나 배우는 학생입장에서나 다함께 학교외의 다른 곳에서 과외를 받아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정책이라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교과목에 비록 들어있지만 시험과 성적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부담없이 시행하고 있는 현재의 초등학생 영어수업도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판국에...
개인이 따로 경비를 들이지 않고서 학교교육만으로 영어회화가 가능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와 더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인데... 나라에서 영어회화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비록 우리아들이 외면하고 담을 쌓은 영어일지라도 어쩔수 없이 해야만하는 틀에 맞춰(강제로라도^^) 안할 수 없도록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법은 없을까? 하고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던 시기가 지금 우리 아들 군대에 있는 기간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소 엉뚱하지만...
전과목 영어수업 진행방식을 내세우며 사교육시장에 활기를 더 불어넣는 인수위의 발표를 보면서 더 간절해졌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도 한다는 군대로 알고 있을만큼 특이한 집단체제를 이용하여 젊은이들의 영어구사능력을 키워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저만? ㅋㅋㅋ 착각? 공교육에 쏟아붓는 것보다도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학교성적하고는 별개니까 일단 부담감도 적고, 아무리 훈련이 고되다고 해도 맡은바 임무는 칼같이 확실하게 해야만 하는 군대, 이곳에서 지내는 2년간의 시간속에 웬만큼의 영어회화가 가능해야 제대할 수 있도록 한다면ㅋㅋㅋ(이궁 울아들과 더불어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나를 원망하려나ㅡ.,ㅡ;;;;) 아무리 싫어서 외면하고 싶어도? 혹은 머리가 나빠서 못한다고 해도? 안하면 안되는 체계의 틀에 가두어 두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물론 중고교과정을 통해서 통달해있는 젊은이도 많지만 그래도 아직은 소통이 원할하지 않은 젊은이가 더 많기에(이런 현상은 대도시보다 중소도시의 경우 아주 심합니다)
군가산점제를 제도적으로 없애자고 하는 여성부 입김을 생각하면서 적어도 군대에서 무엇인가 건져나올만한 선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 선물이 영어회화 가능!
군기잡으면 그 집단에서는 어쩔수없이 해야만 하고, 선임들이 하고 있으면 신병들도 그 환경을 익히면서 따라하게 될 것이고... 특히나 사회생활에서 사용하게 될 필요성과 군대제대한 후 자신의 미래를 다시금 점검해보는 그즈음의 시기를 이용한다면 참으로 적절하지 않겠습니까?
젊은이에 따라서는 억지로 해야만 하는 군대식으로나마 영어회화는 가능해질 것이고, 일반사회나 학교하고는 아무래도 다를것이기에 긴장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분위기를 잘 이용한다면 지금까지 학교에서 열심히 책임져 온 문법이나 독해는 학교교육으로 충분하니까 말하기 듣기는 군대에서 책임지면 참 좋겠다는 발상을 해봅니다.
이런 저의 생각
인수위만큼이나 엉뚱합니까? ㅎㅎㅎ
저는 간절하거든요. 울아들의 몇년뒤 사회생활을 생각하면? 영어회화때문에 학원으로 돈들고 가서 수강하면서도 뻘쭘해서 입한번 제대로 못떼는 녀석이 될까봐서요......
아이고ㅜ.ㅜ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는 듯, 영어숭상을 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에 휩싸여서 우리말만 할 줄 아는 보통의 국민들과 더불어 우리말이 불쌍하게 여겨지는 것이 눈물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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