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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미아된 딸을 찾던 애절함을 떠올린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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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시작부터 저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바람에 영화를 보는내내 눈물이 마르지 않았던 영화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
초등시절 '증언'이라는 영화관람 이후, 성인이 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운것으로...

스키점프 국가대표의 주장인 밥/차헌태(하정우)은 해외입양아로, 질풍노도의 사춘기시절을 방황하다, 아파트를 사면 자신과 동생을 찾겠노라던 엄마를 만나러 고국에 들어온 인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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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찾는 방송장면을 보는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하마터면 저도 우리딸과의 생이별로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을지도 모를 애절했던 때가 있어서 차헌태를 바라보는 제 시선을 애달프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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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등장한 헌태는 혼자의 힘으로 키울수 없었던 엄마에 의해 보육원에 맡겨졌고, 이후 해외로 입양되어 양부모아래서 자란 헌태의 가슴속에는 울분이 남은채 고국으로 돌아온 모습이 너무 가여워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오죽하면 남매를 보육원에 맡길 생각을 했을까?'
같은 엄마와 여자로써, 혼자의 힘으로 키우기가 여러모로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라는 점이 이해되면서도, '여자는 약하나 엄마는 강하다'는 뜻을 새기면서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헌태엄마가 모질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자식을 버렸다는 죄책감으로 영화속의 엄마도 편하지 못한 삶이었다는 것을 알수 있지만.

블방마다 애타게 미아를 찾는 배너가 붙어있습니다. 저는 이 안내를 보면서 우리딸을 그 당시에 바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그곳 주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마음과 함께, 어린 자녀를 애타게 찾고 있을 부모들의 심정이 헤아려지기에 가슴 한켠이 늘 짜안합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이 하루빨리 엄마품으로 돌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찾아 헤매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불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더욱 가슴이 조려집니다.

타지에서 우리딸이 잠시나마 미아되었다가 찾게 된 경우를 생각하면, 제 입장에서는 너무나 기적적인 것 같아서 감사와 찬송이 절로 나옵니다.
경기도 친구집에 서울친구와 저, 이렇게 셋집의 아이들(6명)이 아파트 놀이터에 나가 놀았습니다. 제딸이 가장 어렸습니다. 놀다가 용변을 보고 싶었던 딸이 오빠에게 집에 가자고 했으나, 일곱살 아들은 조그만 기다리라고 하고선 잠시 동생생각을 잊고선 놀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동생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참으로 난감했고, 하늘이 노랗다는 경험을 하며, 친구와 저는 아파트 주변을 찾아 헤맸습니다만 딸은 보이지 않고... 참았던 눈물이 터지면서 창피한 것도 모르고 통곡하면서 딸의 이름을 부르고 다니던 중, 작은 교회가 보였습니다.
그 당시에 저는 성인이 된 후로, 교회에 나가게 된지 얼마되지 않았던 터라 회개의 은혜가 충만했습니다. 교회문을 밀고 들어가 통곡하며 기도했습니다.(이글을 쓰는데 주책맞게 또 눈물이...)
'하늘에 계신 하나님은 지금 어린 딸이 어디에서 헤매고 있는지 보고 계시지요. 비록 타지에서 길을 잃었지만 어린딸이 기억할 만한 곳으로 속히 인도하여 주십시요......'
울면서 정신없이 기도하다가 갑자기 어린딸이 기억할 만한 곳? ◀ 에서 번쩍하고 생각난 곳이 있었습니다.
세살짜리 딸의 눈에는 아파트가 다 똑같아 보일 것 같아서, 우리가 살던 아파트 동을 기억시키려고 태극기가 있는 곳을 수시로 알려주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우리 아파트가 관리사무실과 마주보고 있어서 태극기가 항상 펄럭이는 곳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몇동 몇호를 기억시키던 일이...
교회를 나서며 제 기도에 확신을 갖고, 태극기가 보이는 곳을 찾아 막 뛰었습니다. 마침 그곳이 친구동네의 동사무소였습니다. 직원에게 딸에 대한 인상착의를 막 설명하려는데, 기적처럼 어떤 아저씨가 우리딸을 품에 안고 들어서는게 아니겠습니까.
모르는 아저씨 품에서 울고 있는 딸을 건네 안으며 또 다시 엉엉 울었습니다. 우리모녀 상봉은 이렇게 이루어졌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아저씨는 안계셨습니다. 고맙다는 인사도 못했는데...
동사무소에서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친구집으로 돌아와 자초지종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친구도, 무작정 헤매고 다닐 시간에 우리딸은 계속해서 앞만 보고 걸었나 봅니다. 세상물정 모르니 세살짜리 딸은 가노라면 집이 나오리라 생각했을테지요.
제가 교회에 들어가 기도를 하는 동안, 친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방송을 간청했고, 또 아파트관리사무소에서는 아파트내 방송은 물론, 동사무소에도 방송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제 딸은 대단위 아파트단지에 있는 친구아파트를 벗어나 울면서 걸어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딸을 데리고 온 아저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치다가 방송을 듣게 되었고, 우리딸을 보고 동사무소로 데려오게 된 것이라고 친구가 전했습니다. 그리고 딸을 찾은 기쁨으로 우느라고 정신이 없는 저를 대신해서, 친구가 그 아저씨께 감사인사를 했답니다.
잠시의 불행이 아주 큰 행복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소름 끼치고 온몸에 힘이 빠집니다만,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은 세상임에 감사를 더 배웠습니다.

영화 '국가대표'에서 엄마를 찾기 위해 금메달을 따고 아파트를 구입해서 엄마와 함께 살고자 하는 꿈을 꾸는 헌태와 우리딸 상황이 겹치는 바람에 영화는 내내 저를 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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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칠구(김지석), 강봉구(이재응)

이 두 형제가 처한 환경을 보면서, 제 눈물은 그칠 줄 모르게 이어졌습니다. 아프신 할머니(김지영)와 약간 모자란 듯한 동생(강봉구/이재응) 걱정에 군입대를 할수 없는 처지인 강칠구청년(김지석)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참조하여 군면제 혜택(?)을 좀 받아보려고 구구절절한 사연을 알리려 애쓰던 안타까운 모습이 애처로왔습니다.

군입대한 아들이 겪는 군생활에서의 경험을 참고하면, 군복무는 모두가 공평하게 이루어지는 줄 알았는데 시간이 좀 흐르고 주변을 돌아보니 군에서도 똑똑하거나 배경이 좋거나 등... 소위 빽(?)있는 사람은 엄격한 규율사회인 군인사회임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알게 되더라고.. 그리고 불우한 환경에서 도저히 군입대하면 안되는 동료가 군입대해서 복무하고 있는 모습을 볼때마다 그넘의 빽?이란게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되면서, 불공평함에 화가 나더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이 형제가 처한 상황이 너무 딱하게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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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적인 아버지께 눌러, 기도 못펴고 사는 듯한 식당집 아들 마재복(최재환)이 그나마도 조금 나은 편이라고 애써 위안으로 삼으려 했지만, 그 아버지 정말로 자식을 무슨 소유물처럼 함부로 대함이 몹시 거슬렸던 나머지, 차라리 나홀로 세상을 살아가는양 멋대로 굴면서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최흥철(김동욱)이가 그나마 좀 나은 듯한 느낌마저 들었을 정도입니다... 만^^, 그래도 부모는 살아계심이 훨씬 좋습니다. 구박도 애정과 관심이 있기에 행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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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점프 국가대표를 맡은 방코치(성동일)조차도 평범하지 않은 사람으로, 대표선발도 자신과 비슷한 청년들을 모아 훈련을 시키는 모습에서 애절함을 엿볼수 있었습니다. 티격태격거림속에서도 어려운 처지의 사람끼리 가엾게 여기는 끈끈한 정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정말 눈물겹습니다.
그리고 빠질수 없는 방코치 딸(이은성)도 인물입니다.
'세상에 무슨 딸이 저래?'
할 정도로 아버지알기를 우습게 알고, 출전을 위해 받아 둔 해외경비를 몽땅 훔쳐서 달아났던 문제딸로 등장하여 한숨짓는데 한몫을 합니다.

국가대표 방코치는, 늘 강조합니다.
금메달만 따면... 엄마와 같이 살 집이 필요한 헌태에게는 아파트를, 사랑 때문에, 또는 부양가족 때문에 노심초사하는 흥철과, 칠구-봉구 형제, 그리고 재복에게는 군 면제를 약속하며 훈련을 종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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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눈에 비친 이들의 공통점은, 엄마가 없다는 것(영화설정이었지만)으로 울딸과 생이별할 뻔한 일을 상기시키며 애절했던 그 순간을 되뇌어 보게 되었습니다.

스키선수 국가대표는 현재까지도 이들뿐이라고 합니다. 뒤를 이를 선수가 없는 외로운 종목으로, 동계올림픽 유치시기에만 이용당하고 있음도 참으로 애절하게 다가왔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국가대표'로 인해서, 이들이 겪는 어려움이 널리 소개되어 관심의 눈길이 쏠렸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훈련을 지원하는 기업이 나타났다는 좋은소식도 들립니다. 훈련비를 마련하기 위해 일을 해서 충당하는 눈물겨운 상황에서 벗어났음이 참으로 다행스럽습니다.

금메달을 향하여!!!
척박한 환경과 무관심속에서도 꽃을 피우려는 이들의 눈물겨운 꿈이 화면을 채우며 깊은 감동을 주는데, 나중에는 진정한 국가대표가 되어 개인적인 명분을 뛰어 넘어, 스키점프에 대한 애정과 열정, 그리고 도전 정신만으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를 고대하는 자세로 바뀌면서 관객들을 동화시키던 국가대표.

미아찾기 캠페인
애절했던 감동의 여운이 저를 '희망모금 캠페인'에 동참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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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의 감동에 푹 빠져서 안타까움과 애절함으로 가슴조이던 저의 눈물샘을 멎게 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이사람!(영화 '국가대표' 감동에서 나를 깨운 배우 '조진웅') 해외경기에 참가한 우리나라 선수에 대해 너무나 솔직하게 멘트를 날리던 이분으로 인해, 저는 애달프던 시간에서 벗어나 영화관을 홀가분하게 나설수 있었습니다.

현실의 국가대표가, 실제로 꿈꾸는 희망대로 성취되기를 간절하게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