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에 처음 이곳을 보았을 때는 도시에서만 지냈던 내눈에는
냇가처럼 보였던 곳으로 가끔 아낙의 빨래하는 모습도 등장해서
사진이나 TV에서만 보던 정겨운 장면이었고, 자란고향인 남편은
어린시절 여름이면 멱을 감는 어린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이 깃든
장소라고 하는데 그만큼 물이 맑았고, 물의 양도 풍부했었던 곳.
몇년전 현대식으로 공사를 해서 폭이 넓어진 이유도 있겠지만
흐르는 물의 양도 많이 줄었을 뿐만 아니라, 생활오수가
너무 심하여 냇가같았던 옛기억이 무색할 정도로 그야말로
하수구같은 하천으로 좋지않게 변신되어 버린 곳.
물이 더럽고 바닥엔 지저분한 오염물이 가라앉아 있어
짖궂은 남자아이들의 탐험하는 장소로 둔갑해서
옛시절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에겐 나름대로 어린시절의
추억이 만들어지는 장소로 등장하는 곳.
겨울철 눈과 얼음으로 덮힌 이곳은 그래도 그림같은
풍경으로 눈길을 끌기에 담아둔 화면을 찾아 올린다.
이곳의 다리를 건너며 여유를 부리노라리 나에게도
회상할 거리가 묻혀있었던 곳... 잠자던 지난날의
아픔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지만 웃음으로 반겨본다.
남편따라 이 낯선 곳에 와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고
수줍던 새댁시절의 고통을 물흐름의 철학속에 나를 담그며
'그래 세월이 물흐르듯이 한다니까 어느날엔 나도 적응잘된
푹익은 아낙으로 변신되어 옛이야기 할 날이 올거야' 라며
다짐하던 곳이기에 나의 아픔과 의지의 마음을 읽고 흘러간
옛물을 회상하며 그동안 환경에 적응잘한 푹익은 아낙의
모습으로 변신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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