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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덕수궁은 야경으로 봐야할 이유가 있었다

여름철 딸과의 한양나들이에서 지나치면서도 걷기에 지친 딸의 푸념으로 들어가 보지 못했던 덕수궁을 이번에 들렀습니다. 시간상 덕수궁 돌담길쪽으로는 가지 못한 아쉬움을 또 하나 남기고서 돌아본 덕수궁의 인상은 여름철에 보았던 경복궁이나 창덕궁에 비해서 규모도 작았지만 보수공사중인지라 초라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원래 성종의 형 월산대군의 저택으로 1593년 피난에서 돌아온 선조가 이곳을 임시궁궐로 사용하면서 궁궐로 쓰이게 되었다는 까닭때문인지.....

덕수궁은 다른 궁궐과 달리 야간개장이 되고 있었습니다. 야경으로 봐야할 이유가 있음은 낮에 돌아보고 깨달았습니다.

덕수궁의 정전으로 중화전은 원래 중층이었는데, 1904년 화재 뒤 중건할 때 단층으로 축소되었다고 합니다.   중국학생과 일본인들이 눈에 띄였으나, 설렁한 분위기가 겨울철의 스산함을 동행한듯 홀로 보는 토토의 마음처럼 외로운 분위기로 다가섰습니다.

보수공사를 알리는 안내글과 더불어 왼쪽으로 일하시는 분들의 식사도구가 펼쳐져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간식거리가 담긴 봉지가 걸려 있어서 눈살이 찌푸려졌습니다.

벗겨진 단청의 색깔

중화전안 천정의 단청에서도 오래된 세월을 보는 듯합니다.

(석어당)

덕수궁 안의 유일한 2층 건물로 아래층은 정면 8간, 측면 3간, 윗층은 정면 6간, 측면 1간으로 팔작지붕과 화려하지 않은 소박함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덕수궁만의 독특함으로 느껴진 (정관헌)

황제가 다과를 들면서 휴식하던 곳으로 중국풍 서양식 건물로, 단층에 목조와 붉은 벽돌을 사용하였으며, 바닥에는 대리석판을 깔은 전면과 측면에 정교한 장식을 한 테라스가 있습니다. 다른 궁에서는 볼수 없었기에 약간 특이했습니다.

추위로 물이 꽁꽁 언 연못위로 까치한마리가 거닐고 있습니다.

푸르름이 없는 잔디밭의 쓸쓸함을 그나마 비둘기가 지켜주고 있었습니다.
혼자 다니노라니 마음대로 댕기기는 편했으나 말벗이 없어서 허전했습니다^^

덕수궁미술관 앞의 해시계입니다.
미술관에서 뜻밖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어 미술관 입장권으로 덕수궁은 공짜로 둘러보고 미술관 안으로 들어갑니다.

1910년에 완성된 것으로 덕수궁 내에 대표적인 서양식 건물입니다. 고전주의적 3층 건물로 이오니아식 기둥과 박공부분이 특징이라는 석조전의 본관건물은 보수공사에 들어갔으며 서관건물인 덕수궁미술관.

프랑스화가 "장 뒤뷔페"의 작품전시회로 비구상분야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어제 소개했던 인상파 화가세계와는 확연하게 동떨어진 분위기로... 눈으로 보고 경험으로 이해하려는 현대인의 판단을 무시하는 듯한 세계가 혼란스러웠습니다.



침대, 의자, 테이블, 가스렌지, 가위 찻잔 등 모든 일상의 사물들이 유사하지만 다른 형태와 색채와 리듬으로 형상화되어 화가의 믿음대로 신기루와 같은 환영을 만들어 내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의 초대가 거북하면서도 강렬하게 빨려들게 되는 경험..
"미의 기준은 없다. 창조해내는 것이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영혼으로 보는 것이다.
 하나의 작품을 시작하면서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스스로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소개하는 화가의 작품세계에서 허우적거리면서도 신선한 충격의 감상시간이었습니다.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트리에는 관람한 사람들의 새해소망을 담은 종들이 매달려서 제각각의 다양한 선율을 뽐내는 듯했습니다^^



오후 1시에 수문장교대식이 있었다는데 저는 놓쳤습니다.
1시 넘어서야 밖으로 나왔거든요.
아이들과 함께 나온 엄마의 부탁에 아이들과 함께 모델이 되어주시는 수문장님의 모습이 자상해서 한컷 담는 것을 마지막으로 덕수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