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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다단계 말리려 드러낸 감정이 아픔이 됩니다.


언젠가부터 '엄마'를 생각하면 애잔해지는 마음
http://blog.daum.net/wittytoto/10899445

걱정해주신 고운님들의 댓글을 보니 참 난감합니다.
노인분들이 고집셉니다 ㅠ.ㅠ


눈물이 납니다.
가슴이 아픕니다.
칠순노인인 친정엄마가 현혹된 다단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방법으로 저는 엄마가 들으면 마음아파할 말들만 원망으로 쏟아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침묵의 시간을 보내며 각자가 겪어야 할 아픈 마음을 달래고 있는 우리 모녀가 참 처량하게 느껴집니다.

10여년전 아버지 돌아가시고 막내동생과 지내시던 엄마에게 저는 4남매의 둘째로 외동딸이며 비록 멀리 떨어져 살지만 친정엄마의 말벗이 되기도 하고 오빠(엄마의 아들)에게 말못하는 부분의 약간 큰 돈이 필요하실 때는 기꺼이 물주가 되기도 했던 딸입니다. 그리고 엄마가 결혼한 아들의 집에 다니러 갔다가 가끔 못마땅했던 일을 이야기하면 그래도 엄마는 자식복이 있어서 자식에 대한 걱정은 덜해도 되니까 행복한 노후라고 다독거리면서도 엄마의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휴지통같은 역할을 했던 딸로, 엄마의 늙어가는 모습이 미래의 제모습 같아서 애잔한 마음으로 늘 가슴한구석이 아픔이 되고....

작년 여름에 결혼하지 않은 막내동생마저 너무나 갑자기 이승을 떠나는 충격을 겪으며 우리 3남매는 홀로 남으신 친정엄마의 외로움에 대해 걱정하며 마음 덜 아프게, 걱정 덜 하게, 해드리려고 감정을 억누르며 의젓한 아들로, 딸로 엄마의 버팀목이 되려고 나름대로 애쓰고 있는데...

그런데 이번에 다니러 오시면서 내비친 건강식품 다단계 유혹에 충격을 받은 저는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엄마에게 덤비고 있습니다. 마음먹고 나쁜 딸이 되고자 그간에 한번도 하지 않았던 원망보따리를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으니 제 마음이 무척 아픕니다.
엄마마음은 저보다도 더 아플 것입니다. 이제껏 잘 받아주던 하나뿐인 딸마저 당신을 밀어낸다는 생각이 들테니 얼마나 서운하고 꽤심하기까지 하겠습니까?
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있는 남편과 딸이
 "엄마, 할머니께 왜 그러세요? 너무 심해요."
 "여보, 장모님 서운해하시곤 다시는 우리집에 안오시면 어떡할려고 그래?"
저를 진정시키려고 걱정스럽게 한마디씩 합니다만...
 "아무래도 다단계 같아서 그래. 가까이 있는 동생말도 안들으니 차라리 딸인 내가 나쁜년이 되어서 확실하게 다단계에서 벗어나게 해야되니까... 나도 마음이 아파 ㅜ.ㅜ"
 "그래도 그렇지. 여보 대충해. 장모님 불쌍해."
 "그래요, 엄마 너무 심해요. 제가 다 민망해요."
 "만약에 이번에 이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면 앞으로 엄마가 요구하게 될 물질에 대한 하소연을 또 내가 져야하는데 난 정말 싫어요. 당신보기도 미안하고. 지금까지의 엄마 뒷바라지도 힘들었는데..."
착한 우리남편, 언제나 공자님 같아서 고맙지만 딸이 편하다고 곤란한 일이 생길때마다 저한테 손을 내미셨던 엄마셨기에 앞이 깜깜해집니다.
당신의 건강지킴이 정도로 마무리가 되면 다행이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제품을 하나두울 사모으시노라면 언젠가는 또 저에게 손을 내미실게 뻔하기에... 답답합니다. 그리고 아픕니다. 칠순노인에게 충분한 용돈을 드리지 못해서 그것을 보충하려고 하시는 일 같아서 ㅠ.ㅠ

제 마음도 아프고,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또 아프지만, 이일을 막아야한다는 생각만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선 결혼하면서부터 서운했던 친정에 대한 원망을 나타냈습니다. 친정엄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저를 보살피긴 했으나 어려울때 저는 이악물고 친정에 표현하지 않으면서 인내로 알뜰함으로 버텨야만 했던 세월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시기를 놓쳐서 부모님께 해드리지 못한 후회감으로 마음이 아플까봐서 우선적으로 엄마의 하소연은 들어주고자 애쓴 마음을 엄마는 모르시는 것 같아서 서운하다는 감정까지 드러내고야 말았습니다.
가까이 살면서 눈에 보이는 자식이 우선이 될수 밖에 없음은 저도 남매를 둔 부모기에 엄마마음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아들의 힘들어하는 점은 안쓰러워 거둘려고 하시는 모습에서 소외감을 느꼈노라며... 그리구선 아쉬울때만 딸에게 기대시는 엄마의 모습때문에 너무 힘들었노라고...
비록 마음에 품은 생각이었지만 끝까지 표현하지 않으려고 누르고 눌렀던 감정이었는데 그만..... 이번 일로 엄마에게 일침을 가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한술 더 뜨서는 그동안 드리던 용돈마저 드리고 싶지 않다고까지 내뱉고 말았습니다. 아~~ 후회합니다. 맘먹고 덤빈 일이긴 했으나 저도 아프고 엄마도 아픈 시간입니다. 내내 엄마는 미안하다고만 하십니다.
 "네가 어려움을 말하지 않았으니 내가 몰랐다. 미안하다..."
 "엄마, 그러니 이젠 제발 일을 만들지 마세요."
 "그래, 안한다, 안한다고 하잖아. 어미를 믿어라."
 "정말이요. 꼭 하지 마이소. 이번일 마무리짓지 않으셨다가 저한테 손내미시면 오빠에게 알려서 엄마랑 함께 살라고 시누이값 할거예요. 그렇게 되면 집안 시끄러워지고 엄마도 자유롭지 못하실거고..."
 "알았다. 알았으니 그만해라."
이렇게까지 했음에도 믿음이 생기지 않는 엄마가 아픔이 되어 제 가슴을 후벼팝니다. 장담할 수 없는 저의 노년모습이 두려움과 서글픔으로 자리잡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