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1일,
생각지도 않았는데 입대한 아들에게서 수신자부담으로 전화가 왔다. 객지에서의 대학생활 2년동안 안부없던 녀석의 전화인지라 너무 놀랍기도 하고 무척이나 반가웠다.
"엄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 아들 잘 있었니? 훈련병이 우째 전화를..."
"새해라고 군에서 안부전화를 하라고 시키던걸요^^"
"와아~ 참 좋은 군대구나^^ 그래 배는 안고프니?"
아들의 친구들이 보낸 편지내용들이 생각나서 물었더니
"자취할 때 두끼먹다가 이곳에서 세끼먹는데 배가 고플리가 있나요."
"훈련이 힘들지는 않니?"
"아뇨. 다음주부턴 좀 센 훈련이 될거라고 하지만 지금까지는 뭐 별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빠르게 주고 받았다. 아들이 신병대대에서 처음 쓴것으로 보이는 12월 20일자 군사우편은 어제서야 도착했고... 그 편지를 받자마자 우표동봉을 원하는 아들의 부탁에 응하고자 급하게 바로 편지써서 부치고는 안심이 되었는데 뜻밖에도 녀석의 밝은 전화목소리를 들으니 더 안심이 된다.
훈련도 아직까지는 별로... 라니 ㅎㅎㅎ 소문으로 듣고 각오했던 만큼의 센훈련은 아니었나 보다.
입대한 녀석이 보낸 그간의 편지 두통마다 등장하는 후배,
'엄마폰에 저장한 후배앞으로 '오빠는 잘있단다'라고 문자 좀 보내주세요'
그 후배를 우리가 만났다는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신이 난 목소리로 약간 들떠서 맘에 드냐고 묻는다. 어제도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하니 더 좋은 모양이다. 엄마한테는 편지를 안쓰겠지만 후배한테는 매일 쓸 수 있는 분량으로 계산해서 1월 18일까지 머물 신병대대에서의 날짜로 계산해서 20장을 넣었으니 두장은 엄마한테 보내리라 기대한다고 했더니
"헐~ 많이도 보내셨어요."
웃음을 던지며 대화말미에 그 후배의 폰전화 앞이 010인지 011인지 헷갈린다는 물음으로 마무리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군대 차암 좋아졌네... 새해라꼬 훈련병에게 안부전화까지 허락하네'
혼자서 중얼거리는 어미마음이 아주 많이 편안해진다.
아들의 낯선 군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챙기는 설문지 조사용지를 보면서 부탁할 말이 없었음은 2년간의 떠나있었던 대학생활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리라. 여동생인 우리딸까지도 오빠 잘하리라 믿기에 걱정없이 잘 지낸다는 아주 짧은 메모정도였으니 참... 믿어도 너무 믿는 것같아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군에 보내기 전에 나타낸 나의 걱정이 오버된 듯해서 부끄러운 생각마저 든다.ㅋㅋ
토토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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