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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부자친구가 생각하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단상


서울특별시의 시민으로써 안전한 중산층으로 진입한 친구집에서 집들이겸 일년에 한번 만나게 되는 여고동창생 모임을 하게 되어 전국구로 퍼져있는 친한 벗이 1박2일 일정으로 옹기종기 모여앉은 정겨운 밤(1월7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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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평수 70평이라는 빌라의 내부에는 TV드라마에서나 볼수 있었던 벽난로가 있는 집으로 친구가 산다는 것이 너무 좋았으며, 또한 그 벽난로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을 정도로 저는 흥분되었습니다.(촌티 빈티 팍팍냈습니다^^)
 "우와~ 부자 친구가 있으니 좋긴 좋구나^^"
 "강남부자는 뭔가 달라도 다르네^^"
 "넓어서 청소하려면 힘들겠다..."
 "일주일에 세번정도 도우미아줌마가 온대..."
등등... 감탄으로 한마디씩 하면서 집안을 둘러보며 흐뭇함에 젖어서 난로가에 모여 앉아 호일에 고구마를 싸서 난로속에 던져두고는 잘 익은 군고구마를 기다리며 두서없는 수다로 밤을 수놓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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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가 다 익었기에 전용집게로 친구가 조심스레 꺼내고 뜨거운 고구마의 껍질까는 당번을 제가 하는 바람에 탐스럽게 먹음직스럽게 익은 노오란 속을 드러내는 군고구마의 모습은 디카에 담지 못한 아쉬움... 그러나 참으로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손톱아래에 때처럼 까만재가 남긴 했지만ㅋㅋㅋ


도시에서 볼수 없었던 장작타는 소리와 냄새가 너무나 정겹습니다.
(우아하게 꾸며진 멋진실내였지만... 벽난로만 공개합니다.^^)


군고구마를 먹으며 늘어놓은 여인들의 수다속에 우연히 다음 대통령이 될 이명박당선자가 공약으로, 그리고 그 자신의 포부로 밝힌 가장 큰 일인 한반도 대운하에 관한 이야기가 도마에 올랐습니다.ㅎㅎ
 "아래지방에는 반응이 어때? 찬성쪽이 많은것 같아? 반대가 많은것 같아?"
 "글쎄... 다들 제 잘난 맛에 사는 세상이니 의견이 엇갈리긴 하지만...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일을 안했으면 좋겠어."
 "나도 그래. 내 사는 곳과 가까운 청풍호만 보더라도 물이 부족해서 유람선이 떴다 멈췄다하는 판국인데 나랏돈을 들여서 그 어마어마한 일을 하려고 하는지 원ㅡㅡ"
가만있던 다른 친구가 끼어들면서
 "물부족국가라면서 그 짓을 왜 한대? 괜스레 그 물길때문에 안그래도 남북으로 갈라진 국토를 또다시 동서로 나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좀 걸적지근한데 말이야^^"
 "국민투표에 부쳐서 시행해야할지 말지 해야할 일이 아닌감? 대통령이면 마음대로 해도 되는건가. 청계천의 시냇물수준도 아니고... 청계천을 복구하더니만 자신감이 붙어서 이 땅을 한번 뒤집어보고 싶은 욕심이 나는가봐."
 "청계천으로 칭찬과 욕을 먹으며 자신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니까 기분좋은가봐. 그러니까 더 큰일을 하려고 하지^^"
얕은 생각이긴 하지만 아낙들도 국민이라고 무심할 수 없었기에 양념으로 떠올렸던 대운하를 소재로 입방아를 찧는데 공교롭게도 친구들은 찬성보다는 반대쪽에 더 무게를 실고 있었기에 의견충돌없이 순조롭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려는데 암말않고 가만히 있던 서울친구가 그러니까 집주인이 느닷없이 제게
 "OO야~ 네가 사는 그곳과 가까운 충주라는 곳이 요즘 그 일로 되게 뜬다는데... 부동산 좀 알아봐라."
 "ㅎㅎㅎ ㅋㅋㅋ"
친구들이 박장대소하며 놀랍니다.
 "오호~~라! 역쉬!! 부자는 생각이 우리하고 달라. 거봐. 무슨일이던지 돈과 연관지어서 관심을 갖게 되니까 부자가 되는건가봐^^"
 "배워야 해. 어찌하면 좀 나은 여건을 갖출수 있는지 자신의 생활과 연관짓는 습관. 이거 아주 중요해. 자 메모하고 밑줄긋자!"
친구들이 농담처럼 표현했지만 정말로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우리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중산층아낙.
몇해전에 떠들석했던 기업도시, 혁신도시, 행정도시... 로 부동산이 들썩거릴 때와 비슷한 지금의 상황... 대운하를 건설하던 말던 별로 게의치 않고 그 일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작용될수 있도록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지혜임을 부자친구의 적응을 보면서 놀랐으며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