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리딸 고등학교로 헌혈차량이 왔답니다. 거리에서는 가끔봤지만 학교에서는 첨보는 광경이라 꽤나 신기했다고 전하는 우리딸, 희망하는 아이들의 자유의사에 의해 헌혈이 이루어졌는데 딸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며 약간 들떴다고 합니다.
'아~ 이제 나도 헌혈에 참가할 만큼 자랐구나 호호호^^'
스스로 뿌듯했나 봅니다.
그런데... 헌혈에 앞서 설문지로 조사하는 내용에서 거부를 당했다고 투덜거렸습니다. 내용인즉, FSH(여포자극호르몬)란이 있기에 생리불순으로 그 무렵에 약을 먹었던 것이 생각나서 O표를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간호사가 이게 무어냐고 묻더랍니다.
그리하여 딸은 자신이 알고 있는대로 설명을 했고 설명을 들은 간호사는 헌혈을 못하게 했답니다. 실망한 딸, 궁금한 것은 그냥 넘기지 못하는 성격상 이유를 알고 싶어서 자신이 먹은 약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서 물었다네요^^
간호사는 설명도 안하고 무시하듯이 제외를 시키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간호사의 태도로 보아 자신의 설명도 제대로 이해못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투덜거리며
"엄마, 적십자에서 나오는 간호사는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이예요?"
"글쎄?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에 아마도 자격은 갖춘 사람들을 배치하지 않을까?"
"그럼 간호사가 똑똑해야죠. 왜 제가 헌혈을 하면 안되는지 간단하게라도 설명을 해줘야하는거 아니에요?"
"바쁘니까 설명하기 귀찮았겠지. 네가 이해해야지^^"
"제가 보기엔 흰옷만 입은 자격없는 간호사 같았어요. 그러니까 도리어 저한테 이게 무어냐고 물었지요."
"글쎄... 설마?"
"분명 아닐거예요. 요즘 간호사되려고 대학교가는 것도 실력을 갖춰야한다는데 제가 아는 것도 모르는 간호사가 무슨 간호사야. 엉터리죠."
"에고ㅡ.,ㅡ 대답안해준 그 간호사땜시롱 선입견갖지 말고, 네가 똑똑한 간호사되어서 혹시라도 네경우의 아이를 만나면 친절하게 설명 잘해주면 되겠네. 우리딸 화많이 났었구나^^"
"예. 저는 헌혈을 꼭하고 싶었거든요."
"딸아~ 이번만 기회니? 금년부터 너희를 참여시키는 걸보니까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있으니 실망하지말고 넌 잘먹고 건강하면 되겠네."
"엄마는 헌혈해보셨어요?"
"아니, 엄마는 여름이면 햇빛아래서 살짝 흔들리고 겨울되면 추위를 너무 타니까 감히 해볼 엄두도 못냈지.^^ 그런데 너 왜그리 헌혈못해서 안달난 사람처럼 그러니?"
"저요, 2년전 아빠가 수혈받는 모습을 본 후로 꼭 헌혈해서 아빠의 비상용으로 갖춰놓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에게 헌혈의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거든요."
"아이고 기특한 우리딸, 우째 그런것까지 생각했냐? 참 그러고보니 우리 친정오빠가 예전에 헌혈을 자주해서 증표로 받은 뱃지를 나한테 주곤했는데..."
"엄마, 그럼 지난번에 아빠가 수혈받을때 사용하지 그랬어요?"
"그땐 생각지도 못했지. 그리고 결혼하기 전에 받았던 것이라 굴러다니다가 사라졌기에 엄마기억속에서도 지워진 필름인데 네때문에 기억한거야. 앞으로는 우리아들과 딸이 헌혈해서 그 증표를 주면 잘 간직했다가 사용할께.^^"
"잘 좀 간직하시지요. 아깝다아~"
"다들 건강할 때는 잊고 살잖아. 아빠가 그런 일을 겪을 때는 엄마도 정신이 없었지만... 아마도 네 외삼촌도 지금은 그 헌혈의 증표를 잊었을거야.^^"
"헌혈도 건강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니까 연령대와 건강이 다 맞을 때 해두는 것이 좋대요. 만약을 위한 보험같은 거래요."
"너는 설문지에서 거부당했지만 헌혈하려다가 거부당한 아이들은 없었니?"
"있었어요. 저혈압도 있었고, 체중미달도 있었고, 또 오히려 수혈을 받아야 할 빈혈있는 애도 있었지요. 이친구들도 저처럼 실망해서 거부당한 애들끼리 모임하자고 농담했어요^^"
"ㅎㅎㅎ 기회는 있으니까 딸~! 건강하기나 합시다."
"예."
여고1학년인 딸,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동안 기분이 좀 나아진 듯했습니다. 세상이 자신의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줄 착각하고 있는 사춘기의 딸인지라 가끔씩 나타내는 이해하지 못할 감정을 달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여ː포(濾胞) [명사]
1. 동물의 내분비샘 조직에서, 많은 세포로 이루어지는 공동(空洞) 모양의 구조.
2. 난소(卵巢) 속에서 성장 과정에 있는 세포성(細胞性)의 주머니. [여포 호르몬을 분비함.] ②난포(卵胞).
전문가가 아니니 알수없지만 거부당할 연관성이 있었기에 거부당했겠지요. 이 후로 우리딸은 산부인과진단을 포기했습니다. 여고시절이 끝나면 생리불순에서 해방될 것이라는 선배들의 말을 더 믿기로 하고는 다음의 헌혈기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헌혈증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다는 딸의 헌혈 첫기회는 이렇게 실망으로 끝이 났습니다.
토토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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