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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여자친구 뒷바라지 위해 장기를 떼어낸 청년

통학이 가능한 대학교로 진학을 해도 새내기 대학생이 되는 자녀에게 부모로써 부탁할 사항이 있습니다. 미성년자 딱지를 떼고 점점 더 독립적인 생활을 원하는 시기니까요.
하물며 타지에 있는 대학교로 진학하는 아들, 딸은 자주 볼수 없는 상황이기에 떠나 보내는 부모님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추가되는 부탁사항이 다양하게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군복무중인 울아들, 3년전 이맘때 대학생이 된 아들을 객지로 떠나보낼때 저는 세가지를 부탁했습니다.
첫째, 건강해야한다. 밥 잘 챙겨먹고 자유롭다고 술에 빠지지 말기.
둘째, 담배는 해로우니 절대로 배우지 않았으면 좋겠고,
셋째, 이성친구를 사귀더라도 감정에 치우쳐서 행여라도 미혼부, 미혼모가 되는 상황은 절대로 만들지 말아야한다.

이 세가지를 부탁했는데 제 주변의 대부분 엄마들이 바라는 공통사항이더군요. 그리고 각기 다른 사정에 따라 또 다른 부탁이 첨가될테지요...

이번주에는 대학생활로 접어드는 자녀를 떠나 보내는 시기입니다.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은 착잡하여 이미 상황을 겪었거나, 겪는 엄마가 만난자리에서 뜻밖의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어느 엄마의 아들이야기입니다.
요즘은 핸드폰이 있어서 연락이 잘 통하는 가운데, 한동안 아들과 소식이 좀처럼 닿지 않아(휴대폰도 받지 않더랍니다) 걱정되던 엄마는, 아들이 사는 원룸을 방문했답니다.
아들은 초췌한 모습으로 방에 누워있었고, 놀란 엄마가 어디 아프냐고? 왜그리 전화는 받지 않았니? 아프면 연락을 해야지 등등...
별일없었다고 하던 아들이 나중에 어렵사리 말문을 열었는데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서 기절할 뻔 했다며 털어놓는 이야기가, 아들이 장기를 떼어내는 수술을 해서 기운이 없노라고 하더랍니다.
너무 놀란 엄마의 왜?라는 질문에
여자친구의 뒷바라지를 위해서 그랬다고 아들이 대답하더랍니다.
이야기는 여기에서 아리송하게 끝이 났습니다.
그 청년도 쉬운 결정은 분명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들 이야기를 털어놓은 엄마가 아들의 행동을 자랑스러워 하는지? 아니면 마음아파하는지 알수 없어서... 조심스러워서 더 이상 말하지 않는 엄마에게 물을 수도 없었습니다.

여자친구 뒷바라지?
여자친구에게 장기기증을 했다는 것인지?
돈이 필요해서 장기를 팔았다는 것인지?
참 장기판매는 불법이잖아요.
그리고 대학생이라도 성인이면 부모님 동의서가 없어도 가능한지...
아들의 행동에 무척 놀랐다는 엄마의 마음이 충분히 헤아려집니다. 전혀 상상도 해보지 않은 일이었으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제 아들이야기도 아닌데 너무 놀란 저는 쓰러질 듯이 힘이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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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장기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모르나, 어떤식으로던 도움을 주고 싶을 정도로 여자친구에 대한 사랑이 매우 아름답고 헌신적이었음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두사람의 사랑이 변하지 않고 더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를 기원합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장기기증을 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이를 떠올리며, 저 자신 무척 이기적이라 부끄럽지만 대학생인 내 아들이 이성친구에게 그렇게까지 한다면? 저는 용납할 수 없다는 게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결혼한 배우자라면 가능하지만.

여자친구를 위해 장기까지 떼어낸 아들 이야기를 털어놓는 엄마의 솔직한 심정은 모릅니다. 들을 수 없었기에.
그러나 이 이야기를 들은 다른 엄마들도 무척 놀랐으며 그 심정을 이렇게 드러냈습니다.
대학생이 되어 이번에 집을 떠나는, 혹은 이미 객지로 떠난 아들에게 간절하게 부탁할 일이 더 생겼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번에 선종하신 김수환추기경처럼 사후의 장기기증은 가능하지만, 아무리 사랑하는 이성친구라 하더라도 결혼전에는 장기까지 떼어낼 생각은 하지말라고...'
사랑을 저울질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식키우는 엄마는 이기심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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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시즌, 집을 떠나 타지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자녀가 걱정되어 이것저것 주의사항을 떠올리지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따라 대처하기란 쉽지 않기에 아리송할 수 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