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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엄마는 할머니보다 젊은데 왜 혼자 못살아?


먼저,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등장한 이 장면을 상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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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그룹 총수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고교 3학년인 구준표가 신화그룹의 책임자가 되어 어깨가 무척 무거워졌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아들(구준표)이 사귀는 여자친구(금잔디)가 몹시 못마땅함을 드러내며 만나지 말것을 강요하며 협박도 합니다.
준표는 자신의 뜻대로 할수없음에 답답하고 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회의실에 홀로 앉아 DVD플레이어로 여자친구 사진을 보던 중, 준표 어린시절에 아버지와 함께 보내던 때를 저장해 두었던 장면을 보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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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표아버지
어린 준표에게
 "니가 누구지?"
 "구준표"
 "준표는"
 "당연히 아빠아들"
 "아빠아들은 아빠 없을 때 어떻게 해야하지?"
 "엄마랑 누나랑 신화그룹을 지켜야 한다."
 "구준표! 사나이 대 사나이로 약속할 수 있나?"
 "옛쏠!!"
 "약속!!^^"



준표 몇살때인지 모르지만 그 나이때에 뭘 알고 약속했겠습니까?
'남아일언중천금' 참 무겁습니다.
어린 아들에게 부모님 혹은 어른이 심한 요구? 를 하고 있는 현실을 한번 짚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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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의 약속으로 말미암마 그 책임감이 어깨를 무겁게 짓누름에 울분을 토하는 사나이의 눈물이 참 애달프게 다가왔습니다.

이 장면을 보노라니, 지난 명절에 뜻밖의 답변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했던 조카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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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살이 된 조카입니다)

나이 마흔에 늦둥이 아들을 본 남동생이 금년 설을 맞아 일곱살이 된 아들에게
 "OO아, 혹시 아빠가 없을 때는 아빠아들 OO이가 엄마와 살면서 잘 보살펴 드려야 한다."
이런 부탁을 아빠들이, 특히 아들에게 하는 것이 대대로 이을 문화인양 관습처럼 이어져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제 어린 시절에도 친정아버지께서 장남인 오빠를 앉혀놓고 이런 부탁을 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거든요.
아버지의 이런 부탁에는 비록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어린 아들이라고 해도 대부분 "예"하고 대답을 하고, 또한 긍정적인 대답을 하리라는 믿음을 갖게 되지요. 그러면서 은연중에 아빠는 자신을 대신해 줄 아들있음을 믿음직스러워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우리 조카는 달랐습니다. 아빠의 이 말을 들은 조카는 망설임도 없이 대뜸 하는 말이
 "OOO할머니도 혼자 사는데 엄마는 할머니보다 더 젊은데 왜 혼자 못살아?"
하고 도리어 아빠에게 질문을 하더랍니다.
여기서 OOO할머니는 울친정엄마의 성함이 들어갑니다. 일곱살 조카가 정확하게 할머니이름을 기억하고 그 이름을 넣어, 혼자 살고 계신 할머니를 떠올리며 아빠의 부탁이 이상하다는 듯이 여긴 것입니다. 일곱살 아들이 던진 뜻밖의 질문에 당황한 제 남동생은 말문이 막혔고,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답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고 전했습니다.

10여년전에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일흔이 넘은 친정엄마는 혼자 계십니다. 아직은 건강하시니 아들내외랑 함께 하는 것은 서로 불편할 것 같아서 따로 살고 계십니다. 가끔 집에 들르시는 할머니를 어린 조카가 보고 자랐기에 아빠의 부탁이 이상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할머니는 늙었어도 혼자 사시는데, 엄마는 할머니보다 젊은데 왜 내가 보살펴야 하는거지?'
일곱살 꼬마소년의 눈에는 아무래도 아빠의 부탁이 이상했으며, 도리어 어린 조카눈에는 자신이 엄마에게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제 남동생, 어린 아들의 질문에 가슴 뜨끔함을 느끼며 홀로 계신 엄마에게 마음을 제대로 쓰고 있지 않은 자신을 반성하면서 무척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꽃보다 남자'에 등장한 신화그룹 회장의 어린 아들이었던 구준표가, 아빠와 한 약속을 떠올리면서 몹시 괴로워하는 모습을 통해 아빠를 대신해야할 책임감에 힘겨워하고 있음을 느끼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더불어 제 어린 조카의 뜻밖의 질문에 담긴 의미를 제 시각으로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울조카처럼
『엄마는 할머니보다 젊은데 왜 혼자 못살아?』
라고... 당신의 어린 아들이 질문하면 어떤 대답을 하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