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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리찾아서

카지노 구경갔다가 출입금지 당한 일행

강원도 태백과 더불어 정선의 사북, 고한 지역은 탄광지대였습니다. 하지만 석탄의 수요가 줄고 폐광이 되면서, 정부가 지역사회 활성화 방안으로 정선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를 허용하였습니다.
몇년전, 이 소식이 들리고 우리고장에서 그리 멀지않다는 핑계로 한때는 이곳에서 관광차원으로 단체로 많이 다녀오는 붐이 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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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제대로 담지 못했지만 산속에 둘러싸인 이 건물은 강원랜드호텔로, 1층에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카지노가 있는데 멀리서 보면 동화책에 나오는 궁궐처럼 아주 웅장할 뿐만 아니라 화려함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낮에는 햇볕을 받아 화려하게 빛을 발하고, 밤에는 전기힘을 빌어 또 다른 모습으로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건물을 멀리서 보며 지나칠 때마다, 카지노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 꼭 한번은 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 좀처럼 시간을 만들지 못했다가... 지난 주말, 부부모임에서 나들이 갔다오는 길에 우리일행은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멀리서 이 화려한 건물을 보고 가까워진 진입로임을 눈치챌 수 있는 것은 허름한 모습으로 줄지어 서있는 수많은 전당포를 보면서 알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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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어서 그런지 이곳에서 아주 넓은 터로 한두군데도 아닌 여러곳에 준비된 주차장은 이미 포화상태일 뿐만 아니라, 진입로와 더불어 건물을 중심으로 주변도로는 양쪽으로 아주 많은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음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억수로 놀랐습니다.

이 수많은 차량을 이용하여 온 사람들 중에는 우리 일행처럼 관광차 처음 찾은 방문객도 있을 것이고, 몇차례 반복하여 찾는 이들도 있을테지요. 산속에 우뚝 세워진 듯한 이 건물을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차량이 도로를 메우고 있었던지 우리 일행도 이 틈새에 차를 세우고 들뜬 마음으로 입구까지 갔습니다.
일행중에 한번 다녀왔다는 경험자의 지시에 따라 신분증을 챙기고 카메라는 반입금지라 해서 차에 두고 내렸습니다.
카지노 출입에 있어서 나름대로 입장객을 엄격하게(?) 심사하는 몇가지를 살펴보면
첫째, 신분증이 있어야합니다. 이거 없으면 입장권(5000원)도 구입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정선이나 그일대 주민은 출입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유는 주민의 경제를 살리고자 만들어진 카지노에서 주민들이 도박에 빠지면 안되니까요^^
둘째, 복장불량이면 입장권있어도 못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여름철에 덥다고 반바지를 입었거나 슬리퍼를 신고는 들어갈 수 없도록 입구에서 제지한답니다. 그래서 차에 카메라를 두고 내렸습니다.
셋째, 음주에 걸려도 거절당합니다. 술을 마셨는지 안마셨는지 의심되는 사람을 불러서 음주측정기에 후~ 하고 불어보라고 하는데 여기서 삐~ 소리가 나면 입장불가입니다.

위에 열거된 1차관문을 통과하고 나면, 몸수색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공항에서 몸수색하는 것과 비슷한데 경험자의 조언에 의하면 카메라같은 것이 반입불가되는 품목이기도 하답니다.

이런 과정을 다 통과하여 입장하면 카지노라는 공간에서 24시간 자유로히 즐길 수 있답니다. 준비된 공짜음료수(아마도 입장료를 받는 이유?)를 마음껏 마시며 구경만 할수도 있고, 돈걸고 하는 게임을 할 수도 있고, 공연도 보고, 놀이시설도 이용할 수 있고 등등... 저는 사람구경하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 같아 늘 호기심을 가지던 공간입니다.

경험이 있었던 대표가 우리일행의 신분증을 거두어 입장권을 구입하러 간 사이에, 남은 일행들은 약속을 했습니다. 2시간만 이 공간에서 머물 것이며, 각자 2만원이상은 사용하지 말것과 혹시라도 운이 좋아 돈을 더 얻게 되면 저녁식사를 멋지게 하자는 결의(?)를 다지며 둘러서서 조용하게 홧팅!!을 외쳤습니다.
우리모습을 본 사람들이 속으로 많이 웃었겠지요. 촌티낸다고ㅎㅎㅎ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카지노에 한번 들어가 보겠다고 벼르고 벼르다가 시간을 낸 우리일행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입장을 시도했으나... 포기해야만 했습니다.ㅠ.ㅠ
이유인즉, 낮에 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먹은 술이 좀 과했던지 음주단속에서 삐~ 하고 걸린 분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운전을 맡은 한사람을 제외하고, 술을 조금씩 곁들인 식사를 한 것이 문제를 일으켰는데 이 단속이 참 공평하지 않더군요. 입장권을 구입한 사람들 모두가 음주단속기를 부는 것이 아니라, 술냄새가 난다던지 혹은 술을 먹은 사람으로 의심되는 사람에게 테스트하는데 10명 중 반은 그냥 통과한 후, 그 다음사람이 술먹은 사람처럼 보였던지 음주단속기를 불게 했습니다. 삐~ 소리가 났습니다. 당연히 입장금지가 되었지요.
한사람이 이렇게 되고보니 단체로 움직이는 일행인지라 포기할 수 밖에요. 그래서 남은 사람들이 차례대로 자신의 음주는 표가 나는지 안나는지 궁금해하면서 시키지도 않는데 차례대로 후~불어 테스트를 해보게 되었습니다.^^
한잔이라도 마셨으면 기계가 삐~ 소리를 낸다고 했지만 사람마다 좀 다르게 나타나서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고, 입구를 통과했던 회원들은 아쉬워하면서 되돌아 나왔고, 우리는 구입했던 입장권을 모두 환불받아 돌아서면서 다행? 아쉬움? 창피함?의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벼르다가 시도한 것이기에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었고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었기에 아쉬운 마음도 컸으나, 한편으로는 약속으로 2시간동안, 2만원으로 정했지만 아저씨들 중에는 어쩌면 처음해보는 게임에 빠져서 시간을 더 지체하는 불상사도 일어날 수도 있었을 텐데... 차라리 입장거부가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 일행의 모습을 혹시라도 지켜본 사람들이 있었다면 얼마나 웃었을까? 하는 창피함도 스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