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 떨어진 기온으로 일주일간 이어졌던 겨울철 한파는 어제 눈이 내리면서 한풀 꺾이었고, 오늘은 어제의 눈을 녹일 정도로 기온이 꽤 올랐습니다.
(어제 내린 눈이 많이 녹은 모습/밤에 빙판길 될까봐 걱정)
우리 나라 겨울철 기온의 특징으로 '삼한사온'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지난 일주일간 이어진 겨울추위는 우리집 내의 수도관을 동파시키고 말았습니다.
'주택도 아닌 아파트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처럼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이곳에 정착한 지 10년이 넘었건만 이런일은 처음인지라 무척 놀랐으며 당황스러웠습니다.
고층이 아닌 탓에 뒷베란다에(북쪽) 놓아둔 세탁기와 세탁기용 수도꼭지가 아주 가끔 얼어서 작동을 거부하긴 해도, 더운기운을 주면 수도꼭지가 녹으면서 세탁을 하였거든요.
그러다가 작년에 집수리를 하면서 세탁기를 앞베란다(남쪽)로 위치를 바꾸고는 금년 겨울에는 뒷베란다 세탁기용 수도는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요거이 문제가 되었나 봅니다.
식겁했습니다. 청소하려다가 빨리 발견했기에 망정이지.
콘센트 아래 작은 틈(화살표)으로 물이 새어나와 뒷베란다를 적시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놀랐던지@.@
연락을 받고 관리사무실에서 오신 아저씨가 윗층, 아랫층으로 다니면서 원인을 찾는 동안, 나중에 알았지만 울집의 계량기는 마구마구 돌아가고 있었습니다.(으미 아까운 물... 수도세?)
울집만의 문제임을 직감하신 아저씨가 울집의 계량기를 보고는 원인을 찾았습니다. 울집내의 수도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그리고 예정에도 없던 갑작스런 공사를 하게 됨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양해를 구한다는 방송을 아저씨께 부탁하고...
그리하여 찾게 된 곳이, 금년 겨울에는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무래도 맘에 걸렸던 세탁기용 수도관이었습니다.
아파트 시공사의 A/S 기간은 이미 지나버렸기에 수리비는 자가부담이라네요.
전문가를 불러서 비용을 따로 치루긴 했으나, 수돗물낭비와 계량기눈금의 압력을 빨리 멈출수 있었음이 그나마 다행스러웠습니다.
원인은 사용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아파트 공사당시 수도관이 얼지 않도록 감싸는 단열재가 빈틈없이 완전하게 싸여있지 않은 부실공사로 약 5cm가량은 보온용이 없었던 지점으로 밝혀졌습니다.
수도관에 보온이 되지 않았던 그 지점이 이번 한파에 꽁꽁 얼었다가 날씨가 풀리면서 터졌던 것입니다.
참 어이없지만 이 작은 실수가 울집을 물바다로 만들뻔 했습니다.
뒷베란다는 물론, 딸의 방과 주방쪽으로도 수돗물이 스며나왔으니까요.
물에 젖으면 안될 물건을 바삐 치우느라 허리디스크로 물리치료받고 있는 상황을 깜박 잊고 행동한 후 무척 후회하고 있습니다.
도로묵 되었거든요. ㅠ.ㅠ
이번에 동파된 수도관을 아래서 아예 잘라내고 막은 후, 못입는 옷으로 보온삼아 몇겹을 철저하게 감싸는 공사를 하고 수도꼭지도 떼어냈습니다.
방쪽으로 붙어서 얼지 않는 또 다른 수도꼭지가 있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기에 미련없이 없앴습니다.
혹시라도 나중에 이사하고자 할때, 매매시에 문제삼지 않겠느냐고 걱정하는 남편이 말렸지만, 오히려 부실했던 곳을 완벽하게 수리한 것이기에 떳떳한 마음으로 포스팅합니다.
이번 한파에 수도관이 동파되어 불편을 겪었다는 이야기는 남의 일인 듯 뉴스로 접했는데, 아파트 실외에 있는 수도계량기도 아니고, 실내에 있는 수도관이 동파된 일을 제가 겪다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조차도 믿기지 않는지 자꾸만 묻습니다.
아파트 짓는 건설노동자 여러분~
아주 작은 부실시공(?)으로... 입주민이 이런 어이없는 난감한 일을 겪게 되니 철저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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