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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수학강화가 빚어낼 더 심하게 애잡는 교육

지난주에 치렀던 학교 기말고사를 끝으로 6학년 아이들을 예비중학생으로 여기고 내품에서 떠나보냈다. 나는 초등생전문이니까^^
학원으로, 공부방으로, 혹은 독과외로, 뿔뿔히 흩어지지만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 잘하기를 바란다. 중학생이 된 아이들 중에는 한동안 새로운 환경에 적응이 쉽지 않은데다 마음은 초등생 딱지를 떼지 못하고 늘어난 공부량으로 인해서 힘들어하는 아이들 소식을 가끔 접할 때면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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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문에 실리기 전부터 엄마들 사이에는 이미 퍼진 8차 교육과정에 대한 대비로 예비중학생을 둔 부모는 바삐 서둘고 있었다.
많은 무리속에서 돋보이게 우수하거나 좀 특출난 면이 있는 자녀를 둔 부모는 자사고나 특목고를 준비시키면서 서둘러야 하지만(?) 평범한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6학년인 아이에게 이미 중학교 진도를 나갈 수 있도록 과외샘을 붙였다던가 서둘러 공부방에 종용하여 진도를 나가고 있다는 소식을 이미 접한 나는 초등생 전문으로 예비중학생인 아이들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마지막기회를 지금으로 보기 때문에 최대한 초등 6학년시절을 즐기도록 주장한다. 1월부터 시작해도 늦지 않을 뿐만 아니라 종합반으로 1년간 아이의 적응기간과 다양한 과목의 실력을 보는 것도 괜찮을 텐데... 엄마들이 너무 서둔다. 단과반으로 수학을 강조하면서.

중학교부터는 초등생시절과는 달리, 아이 스스로의 몫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시기며 또한 사춘기를 겪으며 어떤 식으로 변해갈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아이가 지닌 실력이 제대로 나타나고 평가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과목수를 줄인다?
반길일이다. 과목수가 많았던 것은 우리때도 그랬으니까^^
그러나... 대신에 수학을 더 강화한다.?
수학선생님의 인기는 더 올라가고,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과목선생님의 처지와 수학아닌 다른 과목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받을 충격은 한번 생각해 봤슈!!!

중고교시절의 주요과목이 이미 국.영.수로 한정되어 있음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었기에 어릴적부터 국어준비로 논술과외를 하고, 영어의 중요성은 유치원때부터 강조하면서 회화위주의 원어민선생님과 학습적인 한국인 영어선생님으로 준비시킬 수 있는 여유있는 부모를 둔 자녀끼리의 수준은 비슷한 상황... 여기에 하나 더 추가된다. 이제는 수학강화~!
안그래도 좋지 않은 경기에 더 휘어질 부모의 허리가 걱정된다.고 푸념하고 싶다. 나야 뭐 애들이 이 시기와는 관계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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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 3학년부터 수학도 어려워지고 더 중요해진다는 8차과정은 금년에 초1, 중1, 고1 교과서가 개편되는 시점이다. 고무줄같은 교육정책에 부모들이 더 예민해진다.^^
7차교육과정에서는 수학이 조금 쉬워졌던거 같다. 초6학년에서 배우던 것을 중학교로 끌어올렸던 것을 8차에서는 제자리로 돌려놓겠단다.
나의 경험상, 어려웠다가 쉬워지는 것은 덜한데, 지금처럼 쉬웠던 것을 어렵게 만들면 아이를 둔 부모에게는 비상이 걸린다. 그리하여 부모의 준비자세는 우리아이를 먼저 가르치게 하는 환경으로 몰아넣는 것이다.

빨리 배우면 빨리 터득할 것 같지만 착각이다.
왜?
아이나름이니까.
1, 선행학습으로 자기것으로 만들며 진도를 착실하게 더 나아가 좋은 결과를 거두는 아이도 있지만,
2, 아무리 빠른 선행학습을 시킨다해도 어느 시기까지의 세월에 따라 느리게 혹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시기에 받아들이는 아이도 있고,
3, 아니 더 못한 경우는 아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힘들어하면서 주저앉아 일어서지 못하는 아이도 있다.

교육은 아이마다 다른 특성과 개성에 맞는 눈높이 교육이 가장 좋지만, 현실에서는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다. 나이따라 올라가는 학년이기에 수준별 학습이 필요하지만 이 또한 가능성이 희박한 실정이다. 수준별 학습으로 진행하려고 계획을 하지만 이 또한 부모의 열정으로 아이를 이미 이끌어서 남들보다 먼저한 선행학습을 받아들인 아이들 집단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교육의 노력에서 얻은 실력이라기보다는 이미 사교육을 통한 실력임을 알기에 부모는 학교에서의 진도보다 늘 앞장서 배우게 되는 사교육시장에 안테나를 세우고 예민해져 있다.

과목수 줄이고... 수학이 더 중요하게 된다면 당연히 다른 비인기과목은 사라질 수 밖에 없다. 하필이면 내아이가 비인기과목에 더 관심을 가진 아이라면 불행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수학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수학말고 사회를 더 좋아하고 이해가 쉽고 흥미를 가진 아이도 있기에 말이다.

어느해? 그랬지.
좋아하는 과목 한과목만 잘해도 대학갈 수 있다고...
흥~!
달콤한 유혹이었지. 그 때에 낭패본 아이들 많았지.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세계에서 가장 복받는 아이는, 천재도 둔재도 아닌 영재정도의 머리는 타고 나야하고, 더불어 물질적으로 풍요한 헤택을 받을 수 있는 부모한테서 태어나야한다는 거야.

금년에 내품을 떠난 아이들 중에는 수학에 호기심을 가지고 흥미로와하는 다행스런(?) 아이도 있지만, 수학을 싫어하는 불행한(?) 아이도 있다. 이들이 겪게 될 고통이 이미 눈앞에 펼쳐지고 있어 나를 답답하게 만든다. 내품을 떠나기 전부터 선행학습을 서둘던 엄마로부터 해방되고 싶어하는 아이의 하소연을 들었기에.

아이 자신은 안다.
무얼 원하고 무얼 싫어하는지.
하지만 부모가 모르니 문제다. 내아이의 부모인 나부터도 ㅠ.ㅠ

교육은 참 힘들다. 요거이 정답이다.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