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교한 딸이 빙그레 웃으며 쇼핑백을 내밀었습니다.
"이게 뭐니?"
"아빠, 엄마 선물이예요^^"
"선물? 왜?"
"지난번에 글짓기 수상했을 때 부상으로 장학금이 나오면 부모님께 꼭 선물하고 싶었어요. 맘에 들었으면 좋겠어요^^"
"장학금이 얼마나 된다고... 뒀다가 너 필요할 때 사용하지. 뭐 우리까지 다 챙기니... 고마워."
선물상자를 열어보니
남편과 저의 셔츠가 가지런히 담겨있었습니다.
남편과 저의 셔츠가 가지런히 담겨있었습니다.
정성으로 심사숙고해서 골랐을 선물의 가격을 떠올리면 안되지만 상표를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딸~ 왜 이리 비싼거 쌌노?"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ㅎㅎㅎ우리 아빠, 엄마도 좀 괜찮은 거 입으셔야죠. 남한테 선물할 때는 좋은거 해드리면서 정작 당신께서는 좋은거 입지 않으시는 부모님께 드리는 제 마음이예요.ㅎㅎㅎ"
"비싼거 아니라도 너의 이쁜 마음을 우리는 아는디... 그라고 네가 글쓸 때 도움 준것도 없는데 이렇게 받아도 되나.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네."
"부모님에 대한 글을 써서 상금까지 받는 수상자가 되었으니 다 부모님 덕분이지요. 두분이 제글의 주인공이 되셨거든요. 충분히 받으실만 해요.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꼭 선물 해드리고 싶었어요."
"말도 잘하는 우리딸 다 컸네. 암튼 잘 입을께^^"
"두분 부부모임에 나가실 때 꼭 입으세요^^"
"알았어. 여고생 우리딸이 글짓기 수상으로 받은 상금으로 사준 옷이라고 자랑할께^^"
"^^"
나이들어 가면서도 준메이커는 커녕, 싸고 편한 옷을 선호하는 우리부부를 보면서 자란 딸, 언젠가부터 슬그머니 우리부부의 옷차림에 마음쓰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느날,
"아빠하고 엄마가 젊은이는 아니거든요. 그러니 연세에 맞춰서 좀 괜찮은 옷으로 입으시면 안되나요?"
하면서 옷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내비춘 적이 있었는데...... 특히 남편이
"우린 없어서 못사입는 게 아니라 옷에 투자(?) 하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되어서 돈이 있어도 안사입는 거라서 유명메이커 옷입는 사람이 하나도 안부러워. 옷이란 자고로 편하면 되는 거야."
이런 주장을 하는 아빠를 존경하면서도 때로는 불만스럽기도 한 딸입니다. 여고생이 되고 보니 아빠또래의 남자선생님이 입으신 옷에 새겨진 상표를 유심히 보게 되면서 비교하게 되더라는 우리딸... 나중에 알바해서 돈벌면 우리부부 옷은 자신이 책임지겠노라고 하더니만 뜻하지 않은 장학금으로 이른 시기에 딸의 소망인지? 결심인지? ㅎㅎㅎ 이루는 출발점이 되었다며 좋아하는 딸.ㅋㅋㅋ
'아주 비싼 유명상표 옷은 아니라도 길표아닌 것으로 부모님께 옷 사드리기'
가 우리딸의 실천목록 몇번째 쯤엔가 자리잡혀 가고 있는 눈치입니다. 나중에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실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나도 서운하지 않고 지금의 딸마음을 이쁘고 고맙게 받아들이며, 우째 제가 울친정엄마한테 해보지도 않은 생각을 제딸이 하는 것을 보면서 친정엄마께 미안해집니다. 저는 마음으로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마음만이라도 고마우니 겉치레에 너무 마음쓰지 말라고 우리 부부는 입을 모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길표 옷으로 키운 부모님에 대한 약간의 불만섞인 표현이기도 할 것이라고 짐작하면서 쪼께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글짓기 수상자가 되어 상금까지 받게 된 딸에게 은근히 압력을 가하신 선생님으로 인해서 부담을 느끼던 딸이었는데...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마음이 풀려서 다행스러웠습니다.
별명이 '아줌마'일 정도로 또래에 비해서 약간 성숙한 생각으로 자란 딸인지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하는 아이입니다. 상금으로 받으면 알아서 한턱 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데 담임선생님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서 상처를 받았던 딸, 부모님 선물을 먼저 준비하고, 챙기고 싶은 선생님 몇분에게는 조촐하지만 나름대로 챙겼다며 자신에게 맡기고 엄마는 나서지 말라고 했습니다.
급우들에게 한턱내는 것은 딸이 상을 받았다는 일을 잊을 때즈음... 기말고사가 끝나고 마음이 가뿐해지면 짠~ 하고 할 것이라고 귀뜸을 합니다. 지나친 자랑과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딸의 마음이 밉지 않습니다.^^
"딸~ 왜 이리 비싼거 쌌노?"
"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ㅎㅎㅎ우리 아빠, 엄마도 좀 괜찮은 거 입으셔야죠. 남한테 선물할 때는 좋은거 해드리면서 정작 당신께서는 좋은거 입지 않으시는 부모님께 드리는 제 마음이예요.ㅎㅎㅎ"
"비싼거 아니라도 너의 이쁜 마음을 우리는 아는디... 그라고 네가 글쓸 때 도움 준것도 없는데 이렇게 받아도 되나.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네."
"부모님에 대한 글을 써서 상금까지 받는 수상자가 되었으니 다 부모님 덕분이지요. 두분이 제글의 주인공이 되셨거든요. 충분히 받으실만 해요. 저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꼭 선물 해드리고 싶었어요."
"말도 잘하는 우리딸 다 컸네. 암튼 잘 입을께^^"
"두분 부부모임에 나가실 때 꼭 입으세요^^"
"알았어. 여고생 우리딸이 글짓기 수상으로 받은 상금으로 사준 옷이라고 자랑할께^^"
"^^"
나이들어 가면서도 준메이커는 커녕, 싸고 편한 옷을 선호하는 우리부부를 보면서 자란 딸, 언젠가부터 슬그머니 우리부부의 옷차림에 마음쓰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느날,
"아빠하고 엄마가 젊은이는 아니거든요. 그러니 연세에 맞춰서 좀 괜찮은 옷으로 입으시면 안되나요?"
하면서 옷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내비춘 적이 있었는데...... 특히 남편이
"우린 없어서 못사입는 게 아니라 옷에 투자(?) 하는 것이 아깝다고 생각되어서 돈이 있어도 안사입는 거라서 유명메이커 옷입는 사람이 하나도 안부러워. 옷이란 자고로 편하면 되는 거야."
이런 주장을 하는 아빠를 존경하면서도 때로는 불만스럽기도 한 딸입니다. 여고생이 되고 보니 아빠또래의 남자선생님이 입으신 옷에 새겨진 상표를 유심히 보게 되면서 비교하게 되더라는 우리딸... 나중에 알바해서 돈벌면 우리부부 옷은 자신이 책임지겠노라고 하더니만 뜻하지 않은 장학금으로 이른 시기에 딸의 소망인지? 결심인지? ㅎㅎㅎ 이루는 출발점이 되었다며 좋아하는 딸.ㅋㅋㅋ
'아주 비싼 유명상표 옷은 아니라도 길표아닌 것으로 부모님께 옷 사드리기'
가 우리딸의 실천목록 몇번째 쯤엔가 자리잡혀 가고 있는 눈치입니다. 나중에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실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나도 서운하지 않고 지금의 딸마음을 이쁘고 고맙게 받아들이며, 우째 제가 울친정엄마한테 해보지도 않은 생각을 제딸이 하는 것을 보면서 친정엄마께 미안해집니다. 저는 마음으로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마음만이라도 고마우니 겉치레에 너무 마음쓰지 말라고 우리 부부는 입을 모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길표 옷으로 키운 부모님에 대한 약간의 불만섞인 표현이기도 할 것이라고 짐작하면서 쪼께 미안해지기도 했습니다.
글짓기 수상자가 되어 상금까지 받게 된 딸에게 은근히 압력을 가하신 선생님으로 인해서 부담을 느끼던 딸이었는데... 시간이 흐름과 동시에 마음이 풀려서 다행스러웠습니다.
별명이 '아줌마'일 정도로 또래에 비해서 약간 성숙한 생각으로 자란 딸인지라 굳이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잘 하는 아이입니다. 상금으로 받으면 알아서 한턱 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데 담임선생님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서 상처를 받았던 딸, 부모님 선물을 먼저 준비하고, 챙기고 싶은 선생님 몇분에게는 조촐하지만 나름대로 챙겼다며 자신에게 맡기고 엄마는 나서지 말라고 했습니다.
급우들에게 한턱내는 것은 딸이 상을 받았다는 일을 잊을 때즈음... 기말고사가 끝나고 마음이 가뿐해지면 짠~ 하고 할 것이라고 귀뜸을 합니다. 지나친 자랑과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는 딸의 마음이 밉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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