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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딸과 며느리의 행동차이

며칠째 춥던 날씨가 이번 주말에 좀 덜 춥게
느껴졌습니다. 두달전, 엄마가 이사를 했다는
말씀을 듣고도 제때에 가보지 못해서 항상
죄송스러웠는데 실천에 옮기려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엄마, 저 오늘오후에 엄마보러 가려고
 하는데 집에 계세요?"
"무슨일이라도 있냐? 시댁에 제사있냐?"
엄마의 물음에 머리속이 하얗게 변합니다.
"아뇨. 제가 시댁일로만 다녀서 그런지
 엄마가 안믿어지나 보네요. 엄마보러
 간다니까...ㅎㅎㅎ"
"무슨일 있는 줄 알았다. 안하던 짓 하니까...
 그래 온나. 혼자오냐? 조서방도 함께오냐?"
"함께 가려고 했는데 휴일마다 늘 쉬는게 아니라서 시간맞추기가 쉽지 않다보니 자꾸만 미루어져서
 오늘 저 혼자라도 엄마보러 가려고요.^^"
"집에 있을테니 오니라 그럼. 도착해서 전화하거라."
"예."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반성을 합니다. 대구에 시댁과 친정이 있는 저는 그동안 시댁일로는 대구를
들락거리면서 친정일로는 대구에 갈일을 참 많이도 자제해서 그런지 엄마는 제가 엄마보러 간다고
하면 시댁일로 왔다가 거쳐가는 과정으로 인식하고 계십니다. 딸이라고 하나뿐인 제가 그동안 저 살기
바빴기에 친정행사에는 거의 참석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아무리 저 살기 바빠도 시댁일에는 빠지지
않으면서 친정에는 소홀한 딸인 제가 참 얌체같다고 느끼며, 또 출가한 딸이 친정일에 소홀하더라도
별탈없이 잘 살고 있다는 소식만도 감사하게 여기시는 엄마에게 죄송함과 감사한 마음입니다.

친정엄마에겐 며느리가 둘 있으며 제겐 올케가 되지요^^ 울산으로.. 경산으로.. 떨어져 살고 있어도
대구에 계신 엄마가 이사를 했다. 무슨일이 있다...등등 소식을 전하면 아들과 며느리는 제때에 빠지지
않고 나서서 일을 도우지만 그에 비해 저는 오빠와 올케를 믿거니 하면서 참 소홀한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예 저를 끼워주지도 않고 오빠와 남동생 그리고 올케들이 알아서 하니 참 고맙기도
하면서 미안해집니다. 엄마가 이사하는 날에 아들과 며느리는 와서 직접 도왔다고 하는데 저는 이사를
다 마친 후에 엄마가 전화로
 "딸아 나 이사했다."
 "엄마 나중에 시간되면 갈께요."
요렇게 제 삶의 패턴에 맞춰서 미루다가 이제사 다녀왔습니다. 딸이니까 가능한 일이지요.^^
시댁일이었으면 분명이 곧바로 행동했을 것입니다.ㅋㅋㅋ
오빠나 남동생에게는 괜찮은데 올케보기에는 많이 미안합니다. 우리올케는 연령상으로는 다 저보다
아래지만 오빠를 만난 큰올케는 우리친정의 큰며느리로 침착하게 일을 참 잘하는 것을 보면서 저가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시누는 자식 아니냐'
고 한마디 할수도 있으나,
 '애들고모는 너무 멀리 떨어져 사니까...'
하면서 이해를 잘해주지만... 이제사 저도 약간 철이 드는지 며느리와 딸의 입장에서 제가 너무
얌체스럽게 행동했음을 반성하게 됩니다. 반성했다고 뭐 그리 달라지지도 않겠지만요 ^^

이런 제가 그래도 시댁일에는 참석하고자 애를 쓰며 잘 참석하고 있는 걸 보면서 저는 아직까지는
출가외인이라는 말에 더 무게감을 실고 사는 세대인가 봅니다.

그리고, 딸로 친정에 가면 도착한 후, 엄마얼굴 본후에 친구들을 만날 약속도 합니다. 그리고 바삐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가 늦은 귀가를 하여 엄마와 함께 잡니다. 그래도 흉이 되지 않고 편합니다.
그러나 제가 시댁엘 가면 같은 대구임에도 불구하고 친구만날 엄두는 감히 내질 않습니다. 그리고
시댁을 떠나올 때까지 외출한번없이 일을 하고 형님의 말벗이 되어드리고 돌아옵니다.
이렇게 돌아오는 길에 잠깐씩 엄마를 보고 왔으니까 이번 저혼자만의 친정행이 엄마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었겠지요. 저녁에 도착해서 밥을 먹는데 동생이 엄마에게 안부전화를 했고 엄마는
저에게 동생전화를 바꿔줍니다. 동생의 첫말이
 "누나 무슨 일있어?"
입니다. ㅜ.ㅜ
아이고 제가 그동안 어떻게 했길래 동생조차도 무슨 일이 있어서 누나 혼자왔느냐는 걱정의 인사가
되어버린 이번주말의 친정나들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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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은 딸이 이땅에 많으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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