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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영화는 영화다'를 통해 본 대조적인 멋진 배우들



영화배우 '수타'/강지환
잘난척하고 까칠한 성격을 있는 그대로 여과없이 내뿜는 천방지축같은 액션영화배우, 감정에 치우쳐 싸움질을 일삼는 바람에 나쁜 소문 나지 않도록 뒷치닥거리하는 실장님(극중에서 형으로 부름)은 골치를 앓지만 여전히 성격은 멋대로인 수타.
영화를 찍다가 상대배우를 때려 눕히는 바람에 상대로 나서는 배우가 없어서 영화는 촬영중단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때 궁여지책으로 진짜 깡패를 영화의 상대역(강패)으로 등장시킨다.


조직폭력배 '강패'/소지섭
어려운 환경을 견디며 잔뼈가 굵은 깡패로 한때 영화배우를 꿈꿨던 조직폭력배 2인자 강패,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신중한 모습과 낮게 깔린 음성으로 인해 어둔 세계에 사는 무거움이 느껴진다.
영화촬영 중단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찾아온 영화배우 수타에게 액션만 보이는 가짜주먹 말고 진짜로 한판 붙자는 제의를 하며 영화촬영에 임하며 감정에 약간의 흔들림을 겪는다.


영화감독 '봉감독'/고창석
영화에는 주연만 중요한게 아님을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감독으로 등장한 봉감독, '영화는 영화다'에 영화를 찍는 감독으로 등장하여 액션배우 수타의 삐딱하고 까칠한 행동과, 더불어 무게잡고 쬐려보는 조폭때문에 화도 나고 겁을 먹으면서도 잠깐잠깐씩 코믹함으로 여유를 갖으며 싸움꾼 두남자를 주무르는 조역으로 감칠맛을 던져주며 관객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봉감독이 너무 사랑스러웠다.ㅋㅋㅋ


이쯤에서 영화감상후기를 써볼까^^

내가 이 영화를 보고자 선택했던 이유는 아들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울아들 9박 10일간의 첫 정기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려고 아주 씩씩하게 인사하고 집을 나선 후, 현관문이 닫힘과 동시에 내 눈에서는 눈물이 그냥 막 흘러내렸다. 입대하던 날에도 울지 않아 강한 엄마라고 주변에서 혀를 끌끌찼는데... 내가 울다니... 내 자신 스스로 어이가 없었다.
녀석이 떠난 후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더 우울해진 기분은 나를 괴롭혔고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리려고 영화관을 찾았고 이 영화를 선택했던 것이다.


겸손이라고는 전혀 모르는 천방지축 수타는 영화배우로써 인정받는 자신의 삶을 으시대기까지 하면서 술집에서 만나 사인을 받으러 온 조폭에게 겁없이 훈계를 하여 서로에게 안좋은 감정을 담은 첫대면으로 영화에서는 그들의 인연을 암시하는데 두 남자가 참으로 대조적으로 등장한다.
밝음과 어두움의 옷차림과 상대에게 자신의 감정을 바로 드러내는 까칠함과 무슨 생각을 하는지조차 전혀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의 무표정함, 그리고 두 남자의 눈에서 뿜어져 내는 눈빛을 봐도 자신감이 넘쳐 무모해뵈는 맹랑한 시선과 매사에 신중함을 보이는 무게감으로 상대를 기죽이는 눈빛, 더불어 대사를 내뱉는 음성의 톤까지도... 두 남자 배우가 맡은 역할이 어쩌면 저리도 잘 어울릴까? 하는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가벼움의 수타 강지환씨
무거움의 강패 소지섭씨

이 영화가 우수에 젖은 듯한 눈빛과 무심하게 내뱉는 듯한 말과 표정을 멋지게 소화하는 소지섭씨를 위한 영화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는데 볼수록 강지환씨 역할도 꽤나 잘 어울렸다. 강지환씨에게서 저런 맹랑해 뵈는 역할도 참 잘 어울리는구나~! 하고 새로운 면을 발견한 듯... 개성이 뚜렷한 역할을 아주 잘 소화시킨 잘생기고 멋진 두 남자로 인해서 이 영화는 지루하지 않았고 시도때도 없이 부딪히는 이들의 관계로 인해서 아들에 대한 생각으로 우울했던 기분을 잠시 잊을 수가 있었다.


감정 컨트롤이 쉽지 않은 수타는 상대배우를 진짜로 때려서 병원으로 보내고 영화촬영 위기에 몰려, 지난날 한때는 영화배우가 꿈이었노라던 조폭 2인자 강패를 떠올리고 그를 찾아간다. 이때 강패는 가짜가 아닌 진짜 때리는 리얼액션으로 하면 찍겠노라고 제안하고 수타는 그렇게 하자며 '영화는 영화다'의 영화가 시작되며 두 남자의 매력이 발산한다.
영화의 대사에서도 나왔지만 어차피 영화배우는 가짜인생을 삶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영화에 몰입되어 어둔 세계에 머물고 있는 강패도 멋져 보였고, 영화배우라는 직업으로 인기를 얻고서 멋대로 행동하는 수타의 예의없는 행동도 어차피 연기니까... 하면서도 멋져보이기 시작했다.ㅎㅎㅎ


그리하여 잠시,
 '이 두 남자가 아니었다면 다른 어떤 배우가 이 역할에 어울릴 수 있을까?'
떠올려 보려 애썼지만 마땅히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너무도 잘 어울린 두 남자. 영화의 한 장면이 실제의 모습처럼 너무도 자연스러워 뵈는 동갑내기 두 남자배우에게 아낙은 자꾸만 빨려들었다. 실제가 아니고 보이기 위한 영화일 뿐이고 또한 그들은 연기하는 영화배우일 뿐임에도 불구하고.ㅋㅋㅋ


영화를 찍는 장면으로 마지막 승부씬.
진짜로 죽기 살기로 맞짱뜨는 장면이다. 이거 찍을때 고생 무지하게 했을 것 같다. 갯벌의 진흙이 얼마나 질척거리는가... 이곳에서 뒤엉켜 주먹질을 하며 나뒹구니 코로 입으로 눈으로 그 진흙이 안들어갔을리가 있나... 키도 비슷하고 체격도 비슷한 두남자를 나중에는 구분하기조차도 힘들었다. 결국에는 각자가 내뿜는 눈빛때문에 구분이 되긴 했으나^^

우린 가끔 꿈을 꾼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보거나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어하는... 그런점에서 영화배우는 가짜지만 다른 역할을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도 깡패는 영화배우로... 영화배우는 진짜로 자신의 주먹을 맘껏 사용해보는 후련함을 만끽하지 않는가... 영화라는 것이 사람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함에 참 좋은 소스가 됨을 느낀다.


보스는 감옥에 있고 2인자로써 일을 하면서 영화를 찍은 강패.
영화촬영을 끝내고 강패는 자신의 배려를 배신으로 앙갚음한 박사장을 찾아가 골동품인 불상으로 내리치며 피를 튀기는 이 장면을 수타의 머리속에 실제의 모습대로 제대로 찍으라는 주문을 하면서 잔인한 모습을 보이며 수갑이 채워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나는데... 두 사람의 얼굴이 크로즈업되며 상반된 삶을 사는 우리네에게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하는 듯한 두 사람의 눈빛이 마지막까지 사뭇 대조를 이루며 각인되어 이 영화는 액션영화지만 참으로 슬픈 영화라고 생각되었다. 두 남자배우의 멋진 매력에 도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군상을 보게 되는데.
1. 강패가 조폭의 보스를 면회가서 대화중에 바둑두는 모습을 연상케하는 까만색과 투명한 동그라미 설정이 소름끼치도록 냉정하게 비쳤고,
2. 한여자를 사랑하지만 자신이 영화배우라는 것을 이용하여 공개하지 않는 사랑을 강요하는 수타의 일방적인 카섹스장면은 무모하기 이를데 없는 억지설정처럼 느껴졌다. 하필이면 자신의 차임을 알리는 首자가 적힌 차안에서 벌이는 정사씬이 가끔 등장하여 성가셨는데 이 장면을 녹화하여 돈을 뜯어내려는 가장 가까운 사람(수타의 매니저격인 이실장이 도박빚을 갚기 위해 이용함)의 배신을 보게 되는 설정으로 이끌기 위한 도구가 됨이 좀 어이가 없었다고나 할까.
3. 그리고 짧게나마 여자 영화배우를 등장시킴으로 강패의 감정에 약간의 흔들림을 겪게 하는 장면도 몇 있었는데... 수타가 사랑하는 은선이나 영화배우로 등장하여 강패를 사랑한 미나의 성관계 등장으로 인해 요즘 젊은이들의 무질서한 성생활을 엿보는 듯해서 눈살이 찌푸려졌다. 나는 구세대가 확실하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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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비록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를 통해서 짧지만 다른 삶을 한번 살아본다는 매력이 있었지만 슬펐고, 잘 생긴 두 남자 배우의 맡은바 역할이 대조를 이루면서도 너무나 잘 어울렸다는 것에 감탄을 보내며 중간중간 봉감독의 출현으로 인해서 나는 무겁고 우울한 영화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재밌다고 느끼기도 했다.

우울한 기분을 떨쳐버리려고 선택했던 영화로, 영화를 보는 동안은 영화에 몰두하느라고 아들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었지만 객석에서 일어서면서 너무 감정이입이 된 나는 만약에 저들 중에 내 아들이 있다면... 가정하게 되면서 영화관을 나설때는 더 슬퍼진 날이 되고 말았다.

영화의 내용을 떠나서 나는 잘 생긴 두 남자의 멋진 연기와 봉감독의 코믹함을 보는 것으로 꽤 만족한 영화로 기억할 것 같다.
"영화는 영화다"
영화배우가 감당하는 다양한 역할이 다소 부담스럽기도 하겠지만 꽤 매력적이기도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