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리모델링을 하면서 거실에 있던
텔레비전을 방으로 들여보내며 '거실을
서재로'라는 물결을 타고 컴퓨터가 있는
거실과 떨어져 있어 TV보는 기회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일부러 봐야지 하고 염두에 두지 않으면
뉴스조차도 인터넷을 통하거나 신문으로
만족해야할 정도로 텔레비전에 시선을
보내는 일이 드물어졌는데... 최근에
고속버스를 이용하다가 재방송기회를 탄
'인순이는 예쁘다'를 본 후, 이 시간을
챙기며 수목드라마로 일주일에 이틀은
TV앞에 앉아있는 저를 보았습니다^^
여자이름으로 끝자에 '자', '숙', '순'...자가 들어가면 친근하면서도 어쩐지 촌스런 느낌이 드는
우리 나라 대표적인 돌림자가 아닌가 할 정도로 흔한 이름이라서 그런지 삼순이에 이어서 인순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주인공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소탈한 성격의 여성으로 나오는데
인순이라는 딸에 비해 그녀의 엄마는 정반대의 캐릭터로 등장하는 바람에 저의 관심이 쏠립니다.
처음부터 본것이 아니기에 이야기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좀 힘들었지만 제가 파악한 내용은
어린 딸을 두고 개가한 엄마는 유명한 연극배우로, 인순이는 할머니와 살면서 교내폭력에 시달리다가
화가 나서 주먹을 한대쳤는데 주먹에 맞은 애가 죽어서 살인범으로 구속되었다가 선생님의 노력으로
풀려나고... 후에 개가한 엄마를 만나서 살게 되는 과정으로 지금까지 펼쳐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젊고 이쁜 아가씨가 살인범이었다는 설정도 특이했지만 소탈한 인순이와 가식적인 엄마의 삶의 태도를
보는 것에 점점 흥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감옥에 있을 때,
'이곳만 나가면... 엄마가 살아계셔서 만날 수만 있다면... '
소망을 가지고 모든것을 다 감수할 수 있다고... 행복할 것이라고... 감사할 것이라고 했는데...
감옥에서도 나왔고, 그토록 보고싶었던 엄마도 만났는데 감사도 없고 행복하지도 않은 인순이..
너무 가식적인 엄마로 인해 힘들어서 가출하여 지하철에 뛰어들어 자살을 하려고 했는데...
이것도 마음대로 못하게 된 인순이... 도리어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지하철로 떨어진 아저씨를
구하게 된 인순이..
동영상에 이 장면이 찍혀서 인터넷을 타고 뜻하지도 않은 유명인이 되어 라디오방송에 출현하게
된 인순이... 이런 설정이 요즘의 문화랑 너무 맞아떨어지는 점에서도 흥미로운데...
방송에 출현하여 안절부절하면서도 어떻게 용기가 났는지 엄마가 인순이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포장했던 가식적인 것을 버리고 솔직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며 홀린 듯 노래까지 부르게 된 인순이의
소탈한 면이 서민인 제가 보기에 편하고 인간적인 따스함으로 다가오는데, 보너스로 하나 더 얹어진
인순이의 독백은 갈등하는 자신의 마음까지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점을 통해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도 좋은 점인 것 같습니다.
한편, 엄마에게 다가오는 열성팬 아저씨는 인순이에게 관심을 보이는 어릴적 남자친구 상우의 아버지로
등장함이 또한 흥미를 더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느낌으로 ㅋㅋㅋ
인순이 엄마,
한때 잘나가던 유명한 연극배우였으나, 지금은 중년의 나이의 이혼녀로 점점 떨어지는 인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집안에서 딸에게 대하는 태도와 밖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의 격차를 보이면서 최근에
만난 인순이를 이탈리아에서 자랐고 학력도 빵빵한 디자이너라고 기자를 불러서 인터뷰도 하지만...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포장이라도 해서 자신이 높이 평가되기를 원하는 가식적인 엄마에
비해서 소탈하기를 원하는 평범한 인순이와 이복동생은 엄마의 이런 모습을 싫어하면서 빚어질 앞날의
모습이 점점 더 흥미롭게 펼쳐질 것 같아서 저를 묶어두는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나이에 맞게 때론 약간의 포장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애들을 상대하는 저는 너무 솔직하여 오히려
딸에게 혼나는 엄마인 탓에 저와 너무 다른 인순이 엄마를 비교하며 배울 점을 찾아보는 것도 제겐
즐거움이 되고, 엄마와의 맞지 않는 삶의 코드로 인해서 엄마라는 벽을 어떻게 뚫고 헤쳐나가게 될지
지켜보는 시청자로써 제목에서 풍기는 '인순이는 예쁘다'의 삶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에 관심을
가져보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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