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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이별을 예고한 사랑이지만『행복』했습니다.

“돈도 없고, 있을 데도 없고, 술도 못 끊고…… 쪽 팔린다”

서울에서 클럽을 운영하며 자유분방한 생활을 즐겨온 영수(황정민).

운영하던 가게는 망하고 애인 수연(공효진)과도 헤어지고,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간 경변까지 앓게 된 영수는 주변에 유학 간단 거짓말을 남기고 도망치듯

시골 요양원 ‘희망의 집’으로 내려간다.


 

 "멜로영화니까 좀 야한 장면도 있겠지^^"

"있을거야. 동안배우인 임수정이 배드신을 찍었다는 영화라고 들었거든."

우리 부부 어두컴컴한 영화관에서 누릴 짜릿함을 상상하며 영화가 야했으면 하는 기대를

잔뜩 품었습니다만...ㅋㅋㅋ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딱 한장면 흥분(?)되는 장면이 짧게 있긴 했으나 연애중인 젊은 연인도 아닌 중년의 부부가

보기에는 그리 민망하거나 야한 장면이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이크 너무 솔직!!)


8년째 요양원 ‘희망의 집’에서 살며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은희(임수정)는 숨이 차면 죽을 수도

있는 중증 폐질환 환자지만 은희는 자신의 병에 개의치 않고 적극적으로 영수에게 먼저 사랑의

감정을 키워 자신의 삶에 행복과 활기를 찾게 되고 또 고백도 먼저하는 적극성을 보입니다.


영화는 지난해 가을에 보았던 '가을로'에서 느꼈던 것처럼 덧칠없이 깔끔하면서도 소박하게

스며드는 수채화같은 영상으로 편안하게 끌어들었습니다.


 

비록 건강하지 못하지만

사는 날까지 사랑하며 행복하기를 소망하는 긍정적인 생각이 참 이뻤는데, 영화는 제목처럼

행복하게 끝맺음을 하지 않아 제 마음을 짜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은희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건강을 회복한 영수가 서울생활을 서서히 그리워하면서 이별을

요구하고 그 마음을 받아들여야하는 은희의 아픈 갈등으로 인해 눈물이 났습니다.

더 잘할테니 제발 떠나지 말기를 간청하며 무릎꿇고 애원하는 불쌍한 사랑을 냉정하게 뿌리치고

서울의 향략생활로 다시금 돌아가는 영수(황정민)를 한대 때리고 싶었습니다.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은 환경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지만 또다시 무질서한 향락생활에 젖어

건강이 더 나빠져서 병원신세를 지는 초라한 영수.

그래도 은희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그녀의 임종을 지켜보던 모습은 고맙게 여겨졌습니다.



새로운 희망을 의도했는지... 영수는 희망의 집을 찾으며 영화는 끝이 나고 우리 부부는

숙연해져서 천천히 일어났습니다. 영화가 너무 잔잔해서 행복하게 끝날 줄 알았었다가 실망하고

일어난 영화로 건강함,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가 됨을 다시금 깨달으며 변하지 않을 사랑이란

없음을 다시금 확인하면서 결혼식을 올린 공식적인 부부와 동거생활로 지탱하는 남녀사이의

위태로운 생활의 차이를 느끼며 강하고 열정적인 사랑의 표현을 기대했던 우리 부부에게는

아쉬움을 준 영화였습니다.


남편의 표현을 빌리면

 "화끈한 영화였으면 좋았을 걸^^"

남편과 함께 본 영화였기에 저도 동감했습니다.ㅎㅎㅎ


건강한 사람이던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건 행복을 누릴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몸이 아픈 사람도 사랑을 통하여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고, 또한 몸의 아픔도 걱정되는 상황에

이별의 아픔까지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어찌보면 너무 안타까와서 잔인하다는 생각마저 들어

이성간의 사랑이 상황과 환경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질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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