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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출산율 0%에 도전한 영화

영화 줄거리

1970년 출산율 전국 1위, 용두리!

국가가 밤일 관리요원을 투입했다!

통제불능 천하태평 순풍마을! 황당천만 가족계획이 시작된다!

가족계획은 전국 꼴찌, 출산율은 전국 1위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강의 순풍마을 용두리!

평화롭던 그곳에 때 아닌 불청객(?)이 찾아온다.

밤일을 관리하겠다고 나선 국가공식 가족계획요원...

감상후기

추석연휴가 시작되기 전, 주말저녁에 모처럼 딸과 함께 텔레비젼앞에 앉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잘 살아보세'는 코믹하면서도 슬픔이 묻어나는 내용의 영화였습니다.


자녀를 하나, 혹은 아예 낳지 않거나 결혼시기도 자꾸만 늦어지는 추세인 지금의 사회

분위기와는 너무도 다른 7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산아제한의 목적으로 가족계획 잘하여

제대로 잘 살아보자는 외침을 소재로 하여 그 시대의 모습과 가족계획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소재들의 등장으로 딸의 질문에 답하느라고 쩔쩔매면서 유쾌하게 웃다가도 삶의

슬픔이 느껴져 숙연해지기도 했습니다.


대통령과의 거래(출산율 0%에 빚을 탕감)를 지키기 위해서 부부의 밤일까지 참견하게

되는 사생활침해(?)에도 불구하고 마을주민들은 순수한 마음으로 노력하며 지키려고

애쓰는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눈물겨웠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몸으로 가족계획요원으로 파견된 박현주(김정은)는

아저씨는 아저씨대로, 아줌마는 아줌마대로 피임법을 가르치느라 애를 쓰는 모습이

안쓰러운 가운데, 이장으로 등장하는 변석구(이범수)와 더불어 그밖의 연기를 감칠맛나게 하는

배우들의 역할에 감탄하면서 주연도 조연도 모두 함께 참 잘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감상 중에 정말로 저렇게까지 검사했던 마을이 실제로 있었을까? 착각하며 보게 될 정도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몸부림을 보며 그만큼 먹고 살기가 절실했던 시절이었음을 다시금

깨달으며 지금의 제 생활에 감사했습니다.


 



 "엄마, 저게 뭐예요?"
참 설명하기 난감했지만 솔직하게 답해주었습니다.

 "콘돔이란거야. 남자의 정액을 받아내는 것으로 이해하면 돼."

 "어떻게 사용하는 건데요?"

 "아까 영화에서 설명하는 장면이 나왔었잖아^^"

 "모르고 봐서 그런지 놓쳤어요. 설명 좀 해주세요."
 "모르고 지나쳤다구? ㅎㅎㅎ 나중에 대학생되면 엄마가 너한테 맡는 교육의 차원으로

  이야기해줄께.^^"

딸은 궁금함을 풀기 위해 계속해서 질문했지만 제가 웃기만 했습니다. 아마도 무척이나

궁금할 것이지만 모르면 지나치면 될 것을... 저도 결혼해서야 이해했거든요.ㅋㅋㅋ


임신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마을의 이장인 변석구가 정관수술을 한 후에 받은

위로금은, 예전에 남편이 남매를 둔 아빠가 된 후에, 예비군 훈련에서 며칠이나마 제외되고

싶은 마음에 정관수술이나 할까? 하고 혼자서 고민했었다는 말을 떠올리게 해서 웃음이 났습니다.

주변에 어느분이 정관수술을 했지만 잘못되어 뭐 실이 풀렸다나 어쨌다나 하면서 아내의 임신을

오해했다는 이야기가 영화에 등장하여 그 시대의 느낌을 더 살렸던 것 같습니다.

무겁지 않게 다루려고 애쓴 흔적에도 불구하고 저의 느낌은 코믹할 수만은 없었던 70년대

정부의 정책이 오늘날과 너무도 많이 달라 저도 모르게 한숨을 흘렸나 봅니다.


오해임을 깨닫고 슬픔에 힘겨워하면서도 끝내 자신이 맡은바 책임을 다하고자 실천을 강조하는

모습은 더 눈물겨웠습니다만 배우가 소화해내는 역할이 너무 잘 어울려서 이 영화는 내용보다는

배우들의 감칠맛나는 연기가 돋보여서 볼만했던 거 같습니다.

출산율 0%에 협조하여 잘 사는 마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을주민들 중에 임신했음을 알고는

스스로 이 마을을 떠나는 애정담긴 행동도 마음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출산율 제로에 도전하며 잘사는 마을로 거듭나자고 외치며 발벗고 나선 마을주민과는 달리

마을의 유지로 손자를 무척이나 기다리던 할아버지는 가족계획을 반대하시며 마을에 투입된

가족계획요원과 부딪히는 가운데 며느리가 피임하는 사실을 알고는 노여워하며 박현주(김정은)를

돕는 변석구(이범수)에게 소작할 땅을 주지 않는 비겁한 방법을 선택하기도 하지만...

남편의 오해로 생사의 기로에서 망설이던 이장의 아내가 이 어르신께 몸을 의지하려 찾게 되고

또 몸조리를 하게끔 배려를 해주신 속깊은 정을 드러내면서 이 영화는 마무리가 되었으며

저도 이분의 말씀처럼 농경생활에서는 자식이 재산임을 공감했습니다.


산업화에 따른 빠른 속도감만큼이나 숨가쁘게 달려온 우리 나라의 변화을 생각해보노라니

아찔합니다. 계속해서 늘어날까봐서 염려했던 70년대와는 달리 지금은 줄어들고 있는 출산율.

그리고 각가정의 적은 숫자의 자녀로 말미암아 염려되는 부분들을 떠올리며 진정으로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사람마다 주어진 환경과 또한 생각과 성향이 다른만큼 다양한 선택으로 살아감을

서로 인정하면서 어우러진 삶을 살아야하지 않을까?

가볍게 웃자고 본 영화감상을 끝내며 괜스레 무거운 심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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