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다한생각

누이의 결혼식에 불참을 선언한 조카심정

유부남을 사랑한 질녀의 안타까운 결혼문제 로 갈등을 빚었던 큰댁의 질녀결혼은 '자식한테 이기는 부모없다'는 어르신들의 삶을 통한 진리대로 결론을 맺으며 다음달에 식을 올리기로 했음을 알리는 청첩장을 받았습니다.

어느 부모가 악조건인 사람에게 딸을 시집보내려 하겠습니까. 딸이 너무도 원하고 또한 상대가 아주 집요하게 들이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허락은 했지만 울형님 심정이 갈기갈기 찢어진 아픔은 걱정의 나날로 채워지고 있는 가운데 생각지도 않았던 두 아들과 충돌을 빚으며 마음고생이 더 심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동생과 누나를 그런 사람에게 줄수 없다고 끝까지 고집하며 두 조카는 엄마의 허락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결혼식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선포하고 나섰습니다. 그리하여 이번 추석날에 딸의 신랑될 사람이 인사드리러 오겠다는 것도 반대하는 바람에 우리는 질녀의 결혼상대자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주변의 염려를 안심시키려는지... 질녀는 좋아서 결혼하는 것이라며 상대의 좋은점만 이야기하며 웃었지만 그간의 사건을 통해서 짐작하기로는 워낙에 막무가내로 덤비는 상대남자의 걷잡을 수 없는 들이댐을 감당할 수 없어서 결혼을 결심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질녀의 웃음조차도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당사자(질녀)는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서도 한다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부모입장인 울형님의 경우는 '결혼을 시켜도 걱정, 안 시켜도 걱정'이 되어 고심했던 나날을 뒤로 하고 아주 간절하게 원하는 딸의 소원(?)을 들어주자쪽으로 결론을 맺게 되었다고 전하셨는데... 두 조카와 주먹다짐까지 했던 믿을 수 없는 상대를 누이의 결혼상대자로 도저히 인정할 수 없다며 결혼식에 불참할 것을 선언하니 울형님 새로운 고민으로 두 아들과 마찰을 빚는 모습을 추석날에 보이시며 눈물을 보이셨습니다.
믿음이 가지 않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 질녀가 원망스럽지만 부모는 자식을 감싸고 싶은 심정이기에 두 아들이 불참하겠다는 뜻이 몹시 서운하신 울형님... 다음달이면 사위가 될 집안의 어르신을 만나 보신 소감으로 좋은 어르신들이며 우리질녀를 아주 이뻐하고 고마워해 주셔서 다행스럽게 여긴다며 두 아들을 설득했지만 좀처럼 통하지 않는 분위기가 집안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두 조카를 설득해보려 안간힘을 쓰며
 "아무리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다고 해도 우리가, 아니, 형제마음이 부모마음보다 더 아프고 속상하겠나. 솔직히 말하면 나도 이 결혼을 말리는 사람중에 한사람이지만 후회를 해도 본인(질녀)이 해본 후에 판단을 내릴 부분이니까 남다른 각오로 하겠다고 간절하게 너무도 원하니까 엄마가 고민끝에 어렵사리 승낙을 하신거잖아.
조카야~ 이왕에 결정한 일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잣대로 미리 불행을 예측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결혼한다고 하기전에 말릴수 있는데까지 최선을 다해서 말려보았으나 그래도 하겠다고 당사자가 원하잖아.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그만하고 이제는 잘 살수 있기를 빌어주고 기도해주자.
오빠나 동생이 되어서 누이결혼식에 오지 않는다는 것은 먼훗날에 또 다른 후회가 될지도 모를 일이야. 결혼해서 잘살면 미안한 일이 되기도 할거야. 엄마마음 아프게 자꾸만 후비지 말고 누이에게 행복을 빌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구나.
결혼해서 자식까지 둔 조카들이니까 부모마음이 어떠한지는 나중에 깨달을 날이 있을거야. 다음달 OO이 결혼식에서 꼭 보자."

이런 갈등을 고스란히 다 보고 듣고 있는 우리 질녀, 참으로 안타까워서 어깨을 안으며
 "OO야~ 너 결혼해서 잘 살아야 한데이. 오빠와 동생이 왜 너의 결혼을 말리는 지 그리고 왜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는지 그 마음을 이해하지?
결혼승낙을 하신 엄마와 아빠도 사실은 이 결혼을 말리고 싶은 심정이지만 네가 원하니까 하도 원하니까 허락을 한 것이고, 나 역시도 걱정하는 마음이 아주 크단다. 이런저런 갈등의 요소를 다 묵살시키려면 네가 결혼할 그 사람하고 별탈없이 잘 살면 되는기라.
그리고 엄마한테 잘해야 한다. 오빠와 동생이 저렇게 반대하는데도 너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결정해놓고 원망을 다 감수하고 계시잖아. 꼭 잘 살아서 엄마한테 효도해라. OO아! 꼭 잘 살아야 돼."
질녀를 안고 말하는 제 눈에서 눈물이 떨어질려고 해서 혼났습니다만 잘 참았습니다.

하나뿐인 누이를 사랑해서 걱정하는 두 조카의 심정을 헤아리기에 결혼식장에 불참하려는 마음까지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불행을 예측한다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되기에 좋은 마음으로 누이의 결혼식장에 참석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제가 한 말이, 두 조카의 마음에 변화를 줄련지... 형님의 고민을 덜어주고 싶었습니다.

자식도 어릴 때에 품안에 자식이지 성숙하면 부모 뜻대로 되지 않음을 경험한 저로써는 울형님의 아픈 마음이 헤아려지며 아무려면 형제보다는 부모마음이 더 진하게 아플 것이기에 두 조카의 누이 걱정하는 마음에 끝까지 반대하고팠을 심정도 알지만 참석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평범한 상대가 아니었기에 가족들의 반대가 무척 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겠다고 나선 우리 질녀의 각오를 믿으며 혹시라도 앞으로 일어날 어려움이 있다면 지혜롭게 헤쳐나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