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치원선생의 발자취가 있는 동백섬

부산을 떠나던 날 오전, 서둘러 동백섬에 있는 누리마루를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도착하던 날 기대에 부풀어 야경투어버스를 이용하고 실망했지만 주간 해운대코스랑 비슷했던 관계로 지하철을 이용하여 찾아가 보기로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려 도보로 15분이라고 적혀있는 안내글을 믿고 나섰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ㅠ.ㅠ

 "15분 그정도쯤이야...."
하고 딸과 함께 신나게 걸으며 도로변에 보이는 안내석을 보며 앞으로 뒤로 살펴보면서

달리는 자동차 외에 걷고 있는 사람이라곤 저희 모녀밖에 없을 정도로 인도가 한적했지만 상징물을 보면서 제대로 길을 가고 있음에 안심하면서 걸었지요^^
 "엄마, 15분 넘지 않았어요?"
 "조오기 이정표 보이넹^^"

우리 모녀가 다소 엉뚱한 짓을 하면서 걸어서 그런지 동백사거리까지 오는데 15분은 훨씬 지났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동백섬... 해운대까정 함께 자리하고 있는 이곳 동백섬은 꽤 유명한 곳이더군요.

동백나무가 자생하는 남해안에는 동백섬이라는 이름을 가진 섬이 많다. 지금 해운대구의 해운대도 통칭은 동백섬이다. 동백섬은 옛부터 겨울철에 동백이 지천으로 피어 꽃방석을 이루고 바다와 구름, 달과 산이 한데 어울렸던 곳이다. 원래 섬이었던 이곳은 오랜 세월의 퇴적작용으로 인하여 육지와 연결된 육계도로 아직도 동백섬이라고 부르고 있어 옛날 지형을 연상시켜 주고 있다. 이곳은 최치원선생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유적지일 뿐만 아니라 예로 부터 경관이 매우 뛰어나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던 곳이다. 동백섬 주위에는 해송이 울창하고 섬의 정상에는 최치원 선생의 동상과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동백섬을 둘러 산책로가 조성되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2005년 APEC 정상회담 회의장으로 세운 누리마루를 찾는 관광객들의 관심이 높다./참고

언덕을 오르는 왼쪽으로는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 바다와 해송이 어우러진 바닷가 산책로가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해송과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어 잘 정비된 산책로와 더불어 상쾌한 공기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이 산책로를 돌면서 운동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고

가족끼리 나와서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며 휴식하는 모습도 볼수 있었습니다.

이 바다를 통하여 저 멀리 오륙도도 보이고 광안대교도 보이는 아주 멋진 장소에 누리마루가 지어졌음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아저씨들의 불평도 들을 수 있었지만, 초행길인 저의 모녀에게는 그저 아름다운 곳이기만 했습니다.

땀을 뻘뻘흘리며 할아버지를 열심히 따라가고 있는 귀여운 소녀

결국에는 뛰어서 따라갑니다.ㅎㅎㅎ

15분을 훌쩍 넘기고 나니 시간개념이 사라지고... 지하철에서 내린 후 참 많이 걸었습니다. 앞에 보이는 등대옆에 우리가 기대하고 이곳까지 오도록 불러들인 '누리마루'가 있습니다^^

딸은 누리마루쪽으로 가고 저는 동백나무가 울창한 숲을 향해 이 정자쪽으로 올랐습니다. 사실은 누리마루를 통째로 위에서 담아보려는 욕심으로 올랐는데 나무에 가려서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왕에 올라선 길 숨을 헐떡이며 계단을 오르니 길 양옆이 온통 동백나무입니다. 동백꽃이 빨갛게 한창 필때에 이곳을 찾으면 더 아름답고 멋진 경관에 매료될 것 같습니다.

계단끝이 동백섬의 정상이었나 봅니다. 고운 최치원선생의 동상과

       고운 최치원선생 해운대유적비가 있습니다.

문닫힌 전시관

최치원선생은 신라시대 학자로 이름난 문장가이십니다.

동백섬 정상을 오르는 길은 세군데. 더불어 내려오는 길도 세군데가 되지요^^
(우리딸이 유치하게 글 쓴다고 막 뭐라고 그래요.ㅎㅎㅎ)
옛날에 심겨진 소나무를 그대로 살려서 만들어 놓은 길이었습니다. 이길로 내려가려다가

조금 편해 보이는 요쪽길로 내려왔는데 참 다행스러웠습니다. 승용차를 이용하여 주차장쪽에서 오르면 이길을 먼저 만나게 되는데... 저는 도보로 걸었기에 주차장과는 반대쪽 길이 됩니다.
잘 가꾸어진 산책로를 따라 누리마루를 향하여 걸어가서 관람을 마치고 반대쪽으로 나오면 동백섬을 둥글게 한바퀴 산책한 코스가 되더군요.
옛향수를 느끼고 싶으신 분인 경우(제가 태종대를 찾은 경우처럼^^)는 낯설어서 싫을 수도 있겠으나... 초행길인 저는 태종대를 찾았을 때의 기분과는 영 딴판으로 좋았습니다.ㅋㅋㅋ
입구에서 오르는 길에 최치원선생동상200m란 이정표를 보고 걸어 정상에 올랐다가 이길이나 혹은 제가 올랐던 돌계단으로 내려서면 정자가 보이고 바로 아래 누리마루가 있음도 알게 되었습니다. 요건 지름길이 될려나^^

소나무에게나 보행자에게나 나름대로 세심하게 배려하긴 한 것 같은데... 삼면이 바다인 우리 나라 지형상의 특징을 느끼지 못하고 육지로 둘러싸인 도에 사는 우리 모녀의 갑갑한 심정같다는 엉뚱함을 느끼며 자꾸만 뒤돌아 보이더군요^^

동백섬의 울창한 소나무숲과는 대조적으로 건너편 아파트숲이 이채롭게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