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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다한생각

할부차로 파업에 동참한 동료의 한숨소리


금요일 낮부터 파업에 동참한 남편과 동료들의 고통은 날이 갈수록 쌓여만 갑니다. 할부차를 구입하여 일을 하고 있던 동료의 경우는 이번 파업이 끝나면 차를 팔아야겠다는 애타는 한숨이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무실에 출근하여 서로의 고충을 나누다 돌아온 남편, 느닷없이 갑갑한 심정을 혼잣말처럼
 "나는 그래도 나은편인 것 같아. 적으나마 당신이 벌고 있으니까 생계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깐 말이야."
아이들이 떠난 자리를 정리하느라 다른 방에 머물고 있던 나,
 "당신한테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니까 고맙네.^^"
 "근데 OO이는 걱정이야. 할부차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파업이 길어지면 어떻게 살아야하나 막막하다는데... 우린 그나마 할부가 끝나서 다행이지만."
 "......"

이번 파업은 2003년에 있었던 파업의 성격과 다르기에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비회원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파업에 동참하고는 있지만 애가 타는 사람들 참으로 많습니다.
알선업을 하고 있는 소장님의 경우도 화주되는 회사측에서 차를 보내달라고 간청해도 어느기사한테 부탁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 나중에 거래처가 끊기면 어떡하나 전전긍긍하는 중이고, 더 급하게 애가 타는 사람은 할부차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랍니다.
자금없이 시작한 할부차로 인하여 그나마 화물운송비를 알아서 인상해준 회사의 일은 해주고 싶은데도 불구하고 파업에 협조는 하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은 극복하기 힘든 시기까지 끌다가 다 죽자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때문에 자살충동을 느낀다는 하소연... 나아지려고 하는 파업이니깐 극복될거라고 격려는 했지만 남편이 경험한 할부차의 불안한 심정을 아는지라 동료의 마음을 헤아리며 직접적인 힘이 되어주지 못함을 미안해하면서 아찔함과 더불어 지금의 이 사태가 겁이 난다고 전합니다. 저 역시도 겁이 납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삶의 멍에를 지고 자살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고자 죽는 사람의 소식이 매스컴을 타고 전해지기에...ㅠ.ㅠ
적자가 되지 않는 화주의 회사물량은 운송해줘도 되지 않느냐며 조심스레 의견을 나누며 하소연과 함께 한숨이 길어지고 있는 이 시기에 이곳저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건수는 자꾸만 늘어나고 있는 우리 나라의 지금 실정을 보면 위태롭기 그지 없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나열되는 민주국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모순적인 만장일치! 행동일치!를 원하고 있는 지금의 사태가 무섭게 느껴집니다. 파업을 시작하는 금요일 아침을 염려하여 전날 밤에 적자를 감수하고 의리상 편도로 한번 일해줬다는 남편의 입장을 올린 글에 질타가 따르고 있는 댓글을 보면서 더욱 더 그리 느끼고 있는데... 길어지는 파업사태로 말미암아 할부차로 일하는 동료의 비밀스런 속마음을 듣고보니 더 겁이 나고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제발 하루빨리 이 사태가 잘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뜨거운 아스팔트의 열기를 온몸으로 감내하면서 도로에서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사람들의 건강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