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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6학년 선배가 1학년 후배를 배웅했던 학교

오후에 저랑 함께 하는 아이들중에 한 여자 아이가 들어서면서
 "아~ 홀가분해졌다. OO야 너도 1학년 데려다 주는 일 했니?"
 "아니, 난 하지 않았어. 넌 했구나."
 "응, 이제 끝났어. 그동안 내가 책임졌던 1학년아이한테 이제 함께 갈 짝이 생겼거든^^"
 "^^"

여자아이 둘이서 나누는 이야기의 내용이 궁금해진 제가 끼어들었습니다.
 "야~ 무슨 이야기야? 나도 좀 알면 안돼?^^"
 "모르셨어요? 우리학교에서 6학년들이 1학년애들 집까지 데려다 주는 일을 했었어요."
 "왜? 왜 그런일을 했는데? 6학년들 다 그렇게 했니?"
 "아니예요. 희망자만 했어요. 우리반은 몇명만 했었어요. OO야 너희 반은 많았니?"
 "아니, 우리반도 몇명 안돼."
 "좀 자세하게 이야기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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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들은 내용을 옮겨보겠습니다.

아동 납치사건과 더불어 성폭력으로 희생된 아이들(ㅜ.ㅜ) 소식이 연일 이어졌는 지난달에 공부방 아이가 다니고 있는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같은 초등학생일지라도 그나마 믿을만한(?^^) 6학년 아이들에게 신입생인 1학년 아이들을 집까지 배웅하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학교선생님의 생각을 조회시간에 알리고 희망하는 6학년들이 나서서 실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배웅하는 기간은 신입생인 1학년이 하교하면서 함께 갈 친구가 생길 때까지로 선생님과 아이들간에 약속으로 정했으므로 6학년의 수고가 며칠만에 끝난 아이도 있었고, 좀 더 길게 수고한 6학년도 있었다고 합니다.
6학년들 전체가 나서서 희망한 것이 아니므로 1학년이 다 포함된 것이 아님은 좀 아쉽긴 했으나, 자원해서 후배에게 도움을 주고자 수고한 선배의 마음이 대견스럽게 여겨졌습니다. 하루이틀로 끝난 경우도 있었지만 몇주를 실천한 아이도 있었다니 그 책임과 정성에 칭찬해주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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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챙겨들고 학교로 가서 교문앞에서 한시간 가량을 기다렸건만... 제가 기대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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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알고보니 종료된 상황. 너무 늦게 알게 되어 과거형으로 알리게 됨이 아주 많이 아쉬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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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의 모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성폭력에 대한 소식을 접하며 경악하고 있는 가운데, 이곳의 초등학교에서는  후배를 챙기는 선배의 아름다운 봉사정신이 있었음을 늦었지만 좋은 소식이었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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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을 이용하여 1학년을 배웅하고 학교로 돌아와서 다음 수업을 해야하는 6학년에겐 부담이 좀 따랐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원해서 하겠다고 나선 아이들의 마음이 곱게 느껴졌으며 이같은 생각을 해내신 선생님의 마음에서도 따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아이들... 믿을만한 사회에서 밝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마음을 무참하게 짓밟는 나쁜 사람이 생겨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