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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결혼 후 처음으로 친정식구와 함께 한 여행



결혼 후 처음으로 친정동생 내외와 친정엄마를 모시고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비록 하루였지만요.
예상도 못했던 뜻밖의 시간이 갑자기 주어져, 미처 오빠내외까지 챙길 여유가 없어 마음 한구석이 미안함으로 찝찝했지만 감행한 여행이었지요. 
나홀로 친정엄마를 모신 짧은 여유는 있었지만, 남동생 내외까지 함께 떠나 본 여행은 처음 있는 일이라 약간 흥분되면서도 짠한 생각이 언뜻언뜻 찾아들어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주말 저녁에 저 홀로 동생집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일찍, 동생의 승용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친정엄마, 동생내외, 늦둥이조카와 함께.
 "기름값만 네가 부담해라. 오늘 경비는 누나가 쏠게."
 "누나 덕 좀 보겠네^^ 고마우이."


지난 1월에 모녀 3대(친정엄마+저+제딸)가 다녀왔던 부곡하와이파크가 여행지로 된 이유는,
ㅣ. 늦둥이조카가 원한 곳
모녀 3대가 갈 때 친정엄마가 보살피고 있던 늦둥이조카도 함께 갔는데, 다녀온 후 즐겁게 느낀 조카가 자신의 부모와 꼭 가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을 나타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ㅣ. 홍보팀의 초대
어린 조카의 마음이 부곡하와이 홍보팀에게 전달이라도 된 듯이,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당시에 얼음조각축제가 열리고 있던 부곡하와이파크에 다녀온 소감을 제 블로그에 올린 글을 홍보팀에서 보고 입장권 무료 초대의 기회를 줬습니다.
ㅣ. 풍선축제가 열리는 기간
무료 초대에 응하게 된 시기가, 어린이날을 앞두고 부곡하와이에서 풍선축제가 열리고 있어 새로운 볼거리가 생겼습니다.
ㅣ. 휴식공간이 좋다는 엄마
온천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풀수 있는 휴식공간에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 자체만으로도 흡족함을 표현하신 엄마.


우포늪까지 보고 왔습니다. 비록 한바퀴 둘러볼 엄두는 내지 못하고 갈림길에서 포장이 된 왼쪽 입구에 접어들어 잠시 머물다 돌아왔지만, 우린 방문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주변에 뜻맞는 형제자매가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웃을 볼 때마다 한번도 실천하지 못한 제 처지가 답답했는데, 비록 3남매가 다 모이진 못했으나 작은 위안이 되었던 시간입니다.
그리고 이모집에는 언니들이 많아서 종종 있는 일이라 늘 부러워했던 울엄마도 오빠내외와 제남편이 동참하지 못한 자리긴 했어도 평소에 그리도 원했던 시간이었기에 아쉬운 대로 조금이나마 즐거운 시간이 되셨다고 하니 감사합니다.
우리 삼남매, 단촐한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함께하지 못하는 이유는 순전히 저 때문입니다.
ㅣ. 결혼으로 삶의 터전이 멀어졌습니다.
가까운 곳에 살면 평소에도 만나는 기회를 만들기가 쉬울 것이나, 저만 멀리 떨어져 삽니다.
ㅣ. 제가 외동딸입니다.
아무래도 자매가 많은 집보다는 썰렁할 뿐만 아니라, 제가 친정쪽보다는 시댁쪽에 더 무게를 둬야 할 처지인 우리 나라의 독특한 문화도 한몫 하는 것 같습니다.
ㅣ. 제 남편까지 동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휴일이면 제 남편은 대부분의 시간을 잠으로 피로를 풀기도 빠듯하니, 타고장의 처가식구들과 함께 할 처지가 못됨으로 명절을 제외하곤 대부분 저 홀로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시댁도 같은 상황입니다.


엄마뿐만 아니라 저 또한 
형제자매들이 자주 어울리는 모습을 무척 부러워한 일을 실천하고보니, 그동안 이런 저런 상황을 내세워 변명했음이 부끄러워집니다.
꼭 하고자 맘만 먹으면 다 모이지 못하더라도 동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마련할 수 있는 자리임을 경험하며,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 보노라니 마음 한켠이 짠해지기도 했고, 한편 약소하나마 좋은 시간을 만들 수 있었음에 제 스스로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함께 하기가 어찌 그리 어려웠는지요...
엄마입장에서는 아들내외랑 다니는 것도 좋지만, 누나가 있어서 엄마가 더 즐거웠을 거라는 남동생의 말이 귓전을 울립니다.
후회를 덜 남기는 삶이 되도록, '언젠가는 해야지...' 하고 미루고 있던 일을 하나씩 실천할 수 있도록 챙기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