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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모녀 3대가 함께 한 온천여행, 부곡하와이



2011년 새해를 해외에서(파타야)에서 맞이한 탓인지, 금년 1월은 뜻하지 않게 제겐 무척 바쁜 나날이 되고 있네요. 좀처럼 블로그에 편히 머물 시간이 없어서 많이 소홀해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찾아주시는 님들이 있어 참 고맙습니다.

부부모임으로 남편과의 첫 해외여행(2010.12.29~2011.1.3)을 마치고 돌아온 주말(1.9)에, 친구의 친정엄마의 갑작스런 부고에 문상하러 대구에 다녀왔습니다. 그 때에 울친정엄마 얼굴 잠깐 뵙고 왔지요. 그리고 또 다시 지난 주말(1.14~15)에 딸과 함께 친정엄마를 찾아뵈니 울엄마 무척 놀라셨지요.
 "야가 야가~ 뭔일이 있나? 갑자기 왜 이래 자주 오노?"
결혼한 후 멀리 떨어져 사는 딸의 안부가 늘 궁금한 엄마지만, 뜻밖에 자주 오니 걱정이 앞서는가 봅니다. 
 "이번엔 좋은 일이야. 엄마 모시고 딸과 함께 1박 2일로 여행갈려고 온거야."
 "조서방은 어쩌구? 집안에 별일 없는 거 맞나?"
 "예 별일없어요. 엄마 시간 괜찮지?"
 "그래 나야 뭐.. 그런데 니동생 늦둥이 아들 봐줘야하는 날이라서..."
 "그럼 조카도 데리고 가지 뭐. 엄마, 내가 올케한테 물어볼테니 준비하세요."
 "갑자기 어디 갈라꼬 그러는데?'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요... 날씨도 춥고 해서 온천가려고 하는데... 엄만 어때?"
 "그래, 날씨도 추운데 따땃한 봄에 나서면 될 것을... 번개불에 콩볶아 먹는 것도 아이고(아니고)... 야가 갑자기 와 이카노..."
 "날씨타령하고 시간타령하다 내가 후회할 것 같아서...ㅎㅎ 엄마 좀 귀찮더라도 가자."
 
 '엄마는 무조건 제 의견에 동의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라는 심뽀로 저는 일방적으로 엄마의 동의를 구했고, 대구에서 가까운 부곡하와이로 행선지를 정해서 왔노라고 알렸습니다. 정말이지 엄마입장에서는 황당하고도 어이없는 상황이지만, 저는 나름 심각했고 갑작스럽게 실천에 옮기게 되었지만 기회가 된다면 엄마와의 여행을 자주 만들고자 생각하고 있었던 일입니다.
재작년 여름에 우연히 엄마를 모시고 단둘이서 해인사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엄마가 무척 좋아하시는 모습이 오래도록 남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친구의 친정엄마가 갑자기 돌아가심을 보고 제 마음이 짠해진 틈을 타고 울딸의 제안으로 갑자기 실천에 옮기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해외여행 후 시댁쪽으로 큰댁에는 고가의 선물을 했지만, 친정쪽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함이 마음쓰이기도 했구요... 

1박을 계획했지만 조카를 돌봐야하는 엄마의 사정을 알지 못했던 사정으로, 친정집에서 1박을 하고 일찍 나서 부곡온천은 당일치기로 다녀왔습니다. 꽃피는 봄도 좋지만 이사정 저사정 살피다간 자꾸만 미루게 되고, 그러다가 후회할 일만 더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며 채근하는 딸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이 추운 겨울에 어디로 가면 좋을까?"
우리 모녀 궁리하다가 대구와 가까운 부곡온천을 떠올리게 되었고, 결혼전에 친구들과 온천보다는 무희들의 공연에 더 관심을 가지고 보았던 그 부곡하와이를 추억하게 되었지요.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예전의 시설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단장되었음에 놀라며, 날씨가 꽤 추웠음에 비할데 없는 참으로 탁월한 선택으로 새로운 추억을 부여한 부곡하와이가 되었습니다.


호텔과 문화센터를 겸한 이 건물과 간판은 예전 그대로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곳은 시외버스터미널과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한 우리 일행에게 참 편리한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건물옆에 입장권을 판매하는 입구가 있더군요.


 안쪽에서 본 입구입니다. 이곳에서 적잖은 입장료를 지불한 후에 입장했습니다.


넓은 야외공간에 마련된 눈조각과 얼음조각이 시선을 사로 잡았습니다.
 

실내로 들어가기 전, 우리 모녀 3대와 조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엄마와 저, 그리고 늦둥이 조카
이 밖에도 참 다양한 눈조각과 얼음조각이 있는데, 따로 올리겠습니다. 이 볼거리는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워터랜드에서 스파니아(노천온천)는 비용을 따로 지불하고, 나머진 입장료에 포함된 시설로

 
실내에 들어서면 즐비하게 전시된 박제된 동물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조류와 포유류 박제동물을 보았지요. 저는 이 전시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보다는 사람이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 흠칫 놀랐습니다.


실내수영장에는 아동용과


어른용(?)이 


무대를 사이로 좌우에 있더군요. 예전에는 없었던 실내수영장입니다.


중국 소녀 소년 기예단이 펼치는 무대공연을 수영장에서도 볼 수 있더군요. 예전에도 이 무대는 있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옛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 생각에 감회가 새롭더군요.


저는 엄마와 함께 스파니아로 온천욕을 즐기려고 했는데, 노천이라 물 밖으로 나올 때 추운 게 싫다는 엄마의 거절로 우리는 입장료에 포함된 실내온천탕에서 벗은 몸으로 오붓한 시간을 보냈고, 남자인 조카는 어리긴 하지만 6세이상인지라 홀로 온천욕을 한 후에 우리와 만나 수영장에서 놀았습니다.

나중에 둘러보니 이 밖에도 다양한 시설물이 많더군요.

 
험상궂은 석상이 서 있는 이 언덕을 오르면 눈썰매장이 있습니다.(이 곳은 저 혼자 거닐었습니다.) 하와이열차(대인 2000원, 어린이 1000원)를 타고 돌면 빨리 올수 있는 길을 걸어 오르다  


왼쪽으로 난 도로를 보고 방향을 바꿔 올랐는데, 뜻밖에도 예상치 못한 석상을 보게 되었지요. 안내판에서 지옥의 길로 소개된 곳이었지요. 사람이 죽어서 받게 될 형벌을 상상하여 만든 것이었습니다. 참 끔찍했습니다.
착하게 살면서 원망보다는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더 하게 되었지요. 가까이서 자주 볼 수 없음에 대한 안타까움과 때론 엄마에 대한 원망과 감사가 교차했던 저 자신을 반성하며 회개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덜 후회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하며 발길을 옮겼습니다. 
 


 
눈썰매장 입구에 만들어 놓은 연못과 연화교입니다. 이 연못과 분수도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 붙었더군요.
 
 
왼쪽길에서 지옥의 길을 봤다면 가운데선 연화교를 보고, 오른쪽 길을 따라 내려오노라니 카페같은 공간이 있었습니다. 장사가 안된 탓인지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운동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넓게 만들어 놓았더군요.


이건 입구에 있는 놀이기구 공간입니다. 입구와 가까운 곳은 함께 다니며 관람했습니다. 눈썰매장과 더불어 비용을 따로 치르고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 곳을 지나 쑥 들어가면


1월 30일까지 얼음조각품들이 전시된 공간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곳에서 다양한 얼음조각품을 본 후에 


우린 퇴장에 앞서 추위를 피해 옆에 있는 식물원에 들어갔습니다.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었지요. 겨울철이라 화려하고 예쁜 꽃을 볼 기회는 줄었지만 알록달록한 풍선길을 빠져나오며 동심을 세계를 맛보노라니 웃음이 절로 나왔습니다.


주말이라 예약된 단체 어린이 손님에 밀린 우리는, 하와이 워터랜드 실내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마음에 드는 메뉴로 먹지 못한 아쉬움을 들기 위해 식물원내에 있는 식당을 이용하여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지요.
 

돈가스에 파전까지 곁들인 동동주를 3대 모녀가 건배한 후 마셨지요. 수영장에서 보낸 후의 식사와 동동주라 무척 맛있게 먹었습니다. 울엄마 몇번이고 고맙다고... 그리고 참 즐거웠노라고 인사를 합니다. 조카도 참 재밌었다고 하더니만 집에 가서 아빠,엄마한테 자랑했나 봅니다. 맞벌이 부부로 늘 바쁜 올케가 전화로 그 소식을 전하며 고마워했습니다.

딸 덕분에 갑작스럽게 진행한 온천여행이었지만 저의 무거운 마음도 조금 들었고, 짧은 시간이긴 했어도 엄마와 더불어 딸까지 동행한 우리 모녀 3대 나들이였다는 것이 나름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에 이런 시간이 주어질지 모르기에...
비록 풍요롭진 못해도 이만큼의 여유라도 누릴 수 있음과, 울엄마 건강하심에 감사를 드리며, 또 다른 여행을 꿈꾸어 봅니다.
 "엄마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언젠가는 꼭 비행기로 함께 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