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채널을 돌리다 SBS '스타킹'에 시선을 두게 되었다.
예쁜 드레스를 입은 꼬마여자아이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영어로 된 가사를 어떻게 외었는지 신기했다. 그 아이는 5살이라고 했다. 재주많은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소개될 때마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특별난 재능과는 거리가 먼 부모됨이.
이어서 78세의 어르신이 나와서 노래를 부르셨다. 연세드신 분이라는 선입견을 가졌던 내가 죄송할 정도로 노래를 잘 부르셔서 엄청 놀랐다가, 젊은 시절에 가졌던 꿈에 대한 열정과 노력의 산물임을 알고는 나도 모르게 흘린 눈물을 닦았다. 울친정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비슷한 연세라 가슴이 뭉클했다.
젊은 시절 가수가 꿈이셨다는 78세의 이덕재 어르신은 6.25전쟁을 치르며 꿈을 가슴속에 묻으셨다고 하셨다. 울친정아버지께 들은 6.25전쟁때의 고생담이 떠올라 그 시절 젊은이들의 험난했던 삶에 숙연해졌다. 그리고 얼마전에 있었던 연평도 폭격사태로 말미암아 졸지에 피란민이 된 주민들이 너무 안쓰럽게 다가왔다. 혹시라도 연평도 주민 중에도 충격으로 말미암아 꿈을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이덕재 어르신은 한 노래를 꾸준히 2년동안 부르며 연습을 하셨다고 한다. 꿈을 잃지 않고 사신 어르신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78세의 성가대원, 정말 멋지다.
꿈이란 우리를 활기차게, 그리고 젊게 만드는 에너지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스타킹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목청킹이라는 것이 성악가로 키울 인재를 찾는 프로그램인 줄 알았다. 그런데...
뒤에 등장한 음치부부를 본 후에야 도전 음치 탈출임을 깨달았다. 음치부부의 노래를 들으며 많이 웃었다. 노래는 비록 못하지만 참 사랑스러웠다. 이 부부가 낳은 아이도 음치가 되면 어떡하나? 걱정되어 출연하게 되었단다.
김인혜 교수가 조언했듯이 노래 많이 들려주고, 조혜련씨가 내린 처방으로 아이앞에서는 가능하면 아빠 엄마가 노래부르는 것은 삼가하는 게 좋겠다는 조언에 공감한다. 귀에 들리는 대로 표현하게 되므로^^
마지막 출연자로 33세의 김승일씨가 등장했다.
고령이신 이덕재 어르신의 노래에 대한 열정과 노력에 감탄하며 감동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야식배달 7년 고참임을 알리며 등장한 김승일씨 인상에서 나는 개그맨 최병서씨를 떠올리며 웃음이 났다.
얼마나 잘 부르기에 현재 그를 고용하고 있는 사장님이 핸드폰에 저장된 노래를 듣고서 직접 출연신청을 하셨을까?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정말 놀랐다. 듣는 이로 하여금 온 몸에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소름끼치게 잘 부르는 게 아닌가. 김인혜 교수가 칭찬했듯이 하늘이 내린 재능!이라고 감탄할 정도로 그야말로 그는 타고난 목소리를 지닌 출연자였다.
슈퍼스타K2를 통해 널리 알려진 허각청년이 떠올랐다. 닮은 꼴 다른 재능!
스타킹이 낳은 또 다른 슈퍼스타가 탄생을 기대케 했다.
분야 | 노력 | 꿈 | 넘어야 할 산 | |
허각 | 대중가요 | 행사가수 | 가수 | 비주얼 X |
김승일 | 성악 | 배달시 홀로 | 외면함 | 학력 X |
허각은 비주얼우대 대중가요 분야에서,
김승일은 학력중시 풍토의 클래식분야에서,
어쩌면 무시당할 수 있는 분위기지만, 주눅들지 않고 타고나 재능을 살려 열정적인 노력과 겸손함으로 유명인이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며 꿈을 나누는 사람으로 우뚝서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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