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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대물]선거유세장에서 급식봉사 모방할까 염려되네





SBS드라마『대물』

보궐선거에 1번으로 출마한 서혜림(고현정)이 선거운동중인 모습을 보노라니 문득, 금년 봄에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벗이 겪었던 일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ㅣ. 불리해진 후보는, 상대후보 헛집내기에 열을 올리게 된다.
극중에서도 그런 장면이 연출되었지요. 하도야검사(권상우)가 서혜림후보(고현정)를 돕는 것처럼 선거 개입운운할 뿐만 아니라, 부적절한 관계인양 색안경을 끼고 보도록 난처하게 만들어 표심을 흔들어 놓았던 장면이 등장합니다. 공약으로 뜻을 펼치기엔 역부족임을 느끼게 되면 별일 아닌 것도 약점으로 이용하려 드는 풍토는 여전히 존재하는 서글픈 현실입니다.
제 친구는 남편의 적극적인 외조로 활동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후보임을 못마땅하게 여길 수 있는 온갖 루머가 떠돌아 마음고생이 꽤 심했습니다. 이런 아내와 엄마를 돕는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선 가족들이 다함께 얼굴 알리기에 동참하므로 더 신뢰얻는 후보가 되었지요.
ㅣ. 비방하는 상대후보를 비방하지 않는 의연함을 보인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있습니까? 헐뜯자고 덤비면 우리가 보기엔 바르고 정직한 사람에게도 흠을 찾게 됩니다. 사소한 것을 크게 부풀리면 제 삼자는 반신반의하면서 의문을 품게 되지요.
극중에서 서혜림의 선거운동을 돕는 강의원(차인표)도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해 같이 맞서자고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하지만 서혜림은 자신이 내세운 공약에 힘을 실기로 합니다. 남이 나를 비방한다고 똑같이 해봐야 마음이 편치 않을 것임을 스스로 깨달은 것이지요. 꿋꿋이 참아내면 유권자들이 알아봅니다.
ㅣ. 선거기간엔 너무 바빠 밥먹을 시간이 없다.
자신에 대해 이미 알고 있던 사람도 서운해하지 않도록 챙겨야 하고, 처음 후보로 나서는 경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일이 가장 큰 숙제더군요. 아침에 한술떠는 식사외에는 하루하루가 전쟁터같은 긴장감으로 말미암아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친구를 보니 체중이 싹 빠지더군요.
극중에서 상대방 비방으로 불리해진 서혜림을 돕기 위해 간척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서혜림 유세장 옆에서 무료급식 봉사를 하더군요. 이 참에 서혜림후보도 점심을 챙겨먹을 수 있는 장면은 참 훈훈해 보였습니다. 제 친구는 이동중인 차안에서 김밥으로 몇개 먹는 것도 마음이 편치않아 넘길 수가 없었던 기간이었다고 나중에 이야기하더군요.
ㅣ. 유세장 옆 자발적인 무료급식 봉사, 선거법에 걸리지 않나?
극중에서도 서혜림이 선거법 위반은 아닐까? 걱정하면서 강의원(차인표)에게 묻더군요. 문제없다로 결론을 내더군요. 제가 보기에는 결코 연관없다고 할수 없는 장면이었는데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서혜림후보가 시킨 것이 아니니 법에 걸리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저는 친구가 나온 지역의 주민이 아니라서 전혀 도움을 줄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친구의 명함이라도 그 지역에 사는 지인에게 건네며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하려고 했는데, 친구가 깜짝 놀라며 말렸습니다. 선거운동원으로 신고가 되지 않은 사람이 후보의 명함을 타인에게 주는 것은 위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마터면 클날뻔 했던 아찔한 생각이었음에 소름이 끼쳤습니다.
자발적인 무료급식 봉사가 법에 걸리지 않는다면, 다음 선거때는 혹시라도 이같은 모방장면을 연출하는 후보가 등장할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더군요. 더구나 진심이 아닌 가짜를 진짜로 둔갑시킨 위장술로 말이죠. 선거법이 엄하면서도 헛점이 있는가 봅니다.
ㅣ. 선거유세장소도 명당이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한 여러후보들이 한자리에 내건 현수막을 보고, 6.2지방선거, 홍보전에도 명당자리가 있는가?로 포스팅을 했던 저로써는, 선거가 끝난 후 친구의 경험담에 솔깃할 수 밖에 없었는데 현수막뿐만 아니라 선거유세장소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시간에 따라 다른 명당이 있어서 아침, 저녁엔 후보들 간에 서로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애를 썼다는 것입니다. 하루를 시작하며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하고 알릴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이 되어준 사람이 가족들이었다고 합니다.

드라마 '대물'의 서혜림처럼 제 친구도 당선되었고, 현재 우리 고장의 시의원으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남자와는 달리 여성이 활동하려면 무엇보다도 가족들의 지원이 가장 중요합니다. 남편과 자녀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힘입어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후보가 엉뚱하게 해석하여 헐뜯으려고 이상한 소문을 퍼뜨렸던 일이 발생하여 억울함을 겪었지만 잘 극복했습니다.
친구가 임기를 잘 마치고 다음에 또 도전한다면, 드라마에 등장한 주민들의 자발적이고도 아름다운 후원이 줄을 잇는 인물이 되어 선거운동으로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