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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영화 '쩨쩨한 로맨스'를 통해 본 성의식의 세대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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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금?
예고편보니까 별로 야한 것 같지도 않던데...
저도 제자도 의기투합된 영화, 이번에 수능을 마친 제자를 만나 함께 저녁도 먹고 영화도 보았습니다.
 '이그, 19세금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네. 남편하고 봤더라면 더 잼날텐데...'
코믹하면서도 솔직하고 경쾌한 영화이긴 했으나, 스토리작가가 상상해낸 만화속 인물이 표현하는 섹스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속으로 좀 걱정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영화는 커플관객들이 많았는데, 저는? 여제자 둘과 함께 ^^
 "샘이 너희들 데리고 이런 영화나 보고... 나 이래도 되는거야?"
 "뭐 어때요. 우리가 괜찮은데..."
 "너희들 어쩌면 영화보다 더한 야동을 봤을 수도 있겠지... 샘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
 영화를 다 보고 나와 민망한 마음에 제가 먼저 말을 걸었습니다.
 "걱정마세요. 아까 OO이 하품하는 거 못보셨어요? 보는 것으로 이미 통달했다는 하품이예요."
지적당한 애가
 "내가 언제..."
웃습니다. 긍정인 것 같더군요.
 "야동 봤다면 내가 걱정할 건 없겠네. 몇 년전에 울공부방 남자애들 한테 물어봤더니 초등 5학년때 대부분 친구집에서 봤다고들 하긴 하더라만... 여자들은 호기심갖는 시기가 좀 늦는 것 같더라. 너흰 언제쯤 접했어?"
이 질문에는 대답않고 웃으며 A친구가 B친구를 가리키며
 "샘, B는 벌써 통달했어요."
하자. B친구가 A를 가리키며
 "A집에서 봤어요."
해서 저는 속으로 좀 놀랐습니다. 제가 능청스럽게 나름 앞선 질문이라고 했지만 설마했거든요.
이번에 수능보고 여유가 생기자 저를 찾아온 아이는 공부를 꽤 잘하는 아이들로, 엄마가 아이들 뒷바라지로 늘 붙어있다시피 했는데 언제 틈이 있어서 야동을 봤다는 건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대답에 제가 당황스러웠네요.

우리때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변화된 성문화속에 살고 있는 것은 인정되나 염려하지 않을 수가 없어서 제 생각을 넌지시 던졌습니다.
 "영화속에서도 정말로 아끼는 여자한테는 함부로 하지 않잖아. 너희들 조심해라. 어떤 남학생이 너희를 좋아하는지 아니면 쉽게 보는지 구분할 줄 알아야 해. 좋다고 너무 쉬운 여자처럼 굴면 안돼. 아무리 성문화가 개방되었다고 해도 어른들 시각에는 아무래도 낯설기 때문에 걱정이 되거든. 자기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요즘 젊은이들은 서양처럼 성경험 없었던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것처럼 영화속에서 표현되고 있는데 그거 참 엄마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참 거북해. 난 구닥다린가봐. 더 말 안해도 무슨 뜻인지 알지^^"
 "예. 아마 울엄마도 샘하고 같은 생각일 거고... 저 역시도 아직은 잘 모르지만 헤픈여자처럼 살진 않을거예요."
 "그래, 그래야지. 성경험없다고 부끄러워하는 세상이 되다니... 참 많이 변했어. 난 이런 문화가 싫은데 너희 생각은 어때?"
 "글쎄요... 어떻게 될지... 샘, 너무 앞서가지 마세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요. 다 알아들었어요."
 "그래 그렇지, 공부만 한 범생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나 보네^^"
 "ㅎㅎㅎ 샘, 우리도 알건 다 알아요."

만화속 주인공의 언행을 상상으로 이끌어 내는 스토리작가(최강희)와, 그 이야기를 듣고 그림으로 나타내는 만화가(이선균)가, 거금의 상금이 걸린 대상을 타기 위한 목적으로 만나 작업하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솔직하게 그려낸 영화 '쩨쩨한 로맨스'.
영화를 본 후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양 재밌게 봤다고 깔깔거리는데 저 홀로 괜스레 민망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애썼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아줌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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