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2시 30분경,
공부방 아이들이 잠깐 빈 시간에 광저우 아시안 게임을 보려고 TV를 켰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뜻하지 않은 긴급뉴스 속보를 봤거든요.
북한이 우리 나라 연평도를 향해 포탄을 사격했다는 것입니다. 연평해전과 천안함사태가 떠올려지면서 우리 아들같은 청년들의 희생이 안타까워 또 다시 코끝이 시큰해졌는데, 공부방 아이들이 나타나는 바람에 잠시 잊고 있었던 그 시간에 우리 해병대 병사의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다는 소식은, 수업이 끝난 후에야 알게 된 후 나는 간이 오글라 들었습니다.
시댁쪽으로 시동생 장남이 해병대(일병)에 지원해서 군복무중이고, 친정동생 장녀가 해병대(하사후보생)에 지원해서 훈련중인 상황이라 혼란스러웠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그리고 손이 떨렸습니다.
해병대?
금년에 해병대 수색대대에 지원한 조카(일병)가 자대를 배치받긴 했어도, 계속해서 전국을 떠돌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었기에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 두려웠습니다. 잠자코 있자니 답답하고 소식을 묻자니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이자, 딸이 단호하게 결론을 내줍니다.
"엄마, 사망자 명단부터 확인하면 되잖아."
"그래..."
이러면 안되는데... 정말 비슷한 또래의 아들을 둔 엄마로써 이런 이기심을 부리면 안되는데... 죄송스럽게도 저는 확인을 한 후에야 안부를 물을 수 있었습니다. 동서는 아들이 후방에 머물다 올라간지 일주일이 되었다고 하면서, 애간장이 타도록 궁금하지만 이쪽에서 알아볼 상황이 아니기에 그저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이지만, 근무지가 연평도가 아님에 안심을 하며...
그리고 친정동생에게 안부를 넣었더니, 북한의 소행에 대해 흥분을 하면서도 군의 비상사태에 대해서는 의외로 담담합니다.
"누나 걱정마, 우리딸이 있는 곳에 뭔일이 생기면 나라전체가 아수라장 되니까 너무 걱정마. 그렇게는 안될거야."
남동생이 안심시킨다고 걱정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직접적으로 연관된 가족들의 안부를 듣고보니 진정이 좀 되었습니다.
사망자 명단을 보는 것은 참으로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우리 아들이 군시절을 보냈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저로써는, 병장은 제대를 앞두고 있어서 안타깝고, 이병은 신참이라서 안타깝고... 어느 누군들 안타깝지 않을 수 없는 청춘이기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내아들 같은 아들들이 바다속에서 순간에 죽어간지 일년도 되지 않았는데... 평화를 꿈꾸는 이 땅에서 또 다시 군인들의 희생을 봐야하는 현실이 너무나 애달픕니다.
사망한 장병의 명복을 빌면서 유가족들의 슬픔이 제 아픔처럼 느껴져 가슴이 아려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제 조카가 아님에 안심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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