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어린이 수영복에는 가슴에 브라가 달려 있지 않아, 성장기에 있는 여자아이에게는 마땅한 수영복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브라가 부착된 수영복을 입자니 자신의 가슴과는 달리 과해 보임이 부담스럽고, 어린이용 수영복을 입자니 이제 막 생겨나기 시작한 가슴이, 얇은 수영복 위로 조금이라도 드러남이 신경쓰이고...
수영복 만드는 회사에서 이제 막 성장기에 접어든 여자아이들을 위한 수영복을 출시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나 봅니다.
우리딸 초등 5,6학년시절에 마땅히 입을만한 수영복이 없었습니다. 스포츠 브라 형식으로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레 가슴을 감쌀 정도의 두껍고 잘 마르는 재질의 천만 한겹 더 대놓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지요. 결국 그 시기엔 수영장 출입을 하지 않게 되었고, 이후 가장 작은 사이즈의 브라가 가슴에 맞을 때쯤 좋아하는 수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휴일, 더위를 피해 가까운 계곡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울딸이 사진속의 소녀를 보더니 자신이 이 시기에 난감하게 겪었던 수영복의 불편함을 떠올리며 포스팅 해보라고 권했습니다.
울딸같으면 절대로 이런 차림으로 많은 사람들 틈에 끼지 못합니다. 반바지에 셔츠차림도 물로 인해 몸에 붙는 것을 무척이나 예민하게 신경쓰던 이 시절엔 물에서 노는 것 자체를 피했던 거 같습니다.
딸이 이 소녀의 복장을 보면서 안타까움과 부러움을 드러냅니다.
"얼마나 물놀이 하고 싶었으면... 내가 저 심정을 알지. 엄마 쟤는 나보다 순수하다 그치^^"
"왜 그렇게 생각해?"
"나는 저 시기때 물놀이 자체를 안했잖아. 기억나? 물에 발만 담그던 어른따라 했던 거.. 사실은 물속에 풍덩 들어가고 싶었는데... 쟤는 수영복을 저렇게라도 입고 물놀이 하잖아. 얼마나 순수해 보여. 난 괜히 일찍 철들어가지고..."
"^^"
다소 민망해 보이지만 초등생이기에 가능한 수영복 패션으로 이해하면서, 울딸 지난 시절을 추억하네요. 그리고 성장기에 접어든 여자아이들을 위한 수영복이 아직도 상품화되지 않았음을 또다시 아쉬워했습니다.
혹시 이같은 복장을 보시고 꼴불견이라고 생각하신 분이 계시다면, 성장기 여자아이들의 사정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셔츠라도 걸쳤으면 하는 생각을 비추었더니 울딸, 자신이 누리지 못한 순수한 동심에 촛점을 맞추고, 순수한 시선으로 봐주길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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