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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입학시즌, 우리집에 딸이 더 생겼어요.^^

 "여보, 미안한데... 최근에 나도 모르는 딸이 있었대."
 "어이쿠^^ 당신 능력있네. 데려와봐 나야 조오치^^"
 "정말?"
 "당근이지. 나 모르게 숨겨둔 딸을 키우느라고 고생많았겠네.ㅎㅎㅎ 그런데 그딸이 이번에 학교에 가나벼.ㅎㅎㅎ"
 "어~ 어떻게 알았어? 학교가야하는거..."
 "척하면 삼척이지. 왜 몰러. 드라마에도 가끔 나오잖아. 입학때가 되면 호적에 올려야 한다는 둥... 뭐 그런거."
 "놀라지도 않네."
 "놀랄게 뭐있어? 키워서 데려오니 나야 조오치^^ 그런데 그동안 누가 키웠어.ㅋㅋㅋ"
 "재미없어서 말하기 싫어지네^^"
 "ㅎㅎㅎ 말안해도 알거든요."
 "누가 전화로 알려줬어?"
도리어 남편이 더 궁금해지나 봅니다.
 "ㅎㅎㅎ 아니"
 "그런데 어떻게 알아?"
 "왜 그걸 몰라. 흔히 있는 일인데... 참 그 아이 부모는 나중에 혹시라도 공직에 나가지 않는대요?"
 "무슨 공직?"
 "하다못해 시의원 출마라도...ㅋㅋㅋ"
 "갑자기 뭔말이야?"
 "나중에 공직에 나가겠다고 했을 때 이일이 걸림돌이 될 수 있기에 하는 말이지요.ㅎㅎㅎ"
 "아~ ㅎㅎㅎ"
 "여보, 이왕이면 우리애들하고 같은 성이면 더 좋겠다아^^ 진짜로 딸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어.^^"

남편이 자신도 모르는 딸이 있다는 심각한(?) 말에 제가 모르는 척, 놀라는 듯하면서 받아줬어야 했는데 너무 담담하게... 오히려 숨겨둔 딸이라도 괜찮다고 응수하는 바람에 남편이 실망했나 봅니다. 제가 아무리 철이 없기로서니 그래도 대한민국의 아줌마인데 눈치코치가 그렇게 없으리라 생각한 남편이 순진하지요.^^

정치인들 청문회를 보노라면 가끔 이와 비슷한 일이 알려지곤 하기에 별로 놀랄일도 아니지요. 특별시나 광역시 정도되면 좋은 학교로... 뭐 좋은 학교가 따로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쨌던... 좋은 학군으로 자녀를 입학시키려고 주거지를 옮겼다 되돌렸다를 반복해서 나름대로 지닌 명예에 손상입는 일도 보지만, 이곳사정은 좀 다릅니다.
살고 있는 아파트앞에 학교를 두고, 행정상의 문제로 훨씬 머언 거리에 있는 다른 학교로 입학을 시켜야하는 초보 학부형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황당할 수 밖에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행정상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 우리집 주소로 아이만 동거인으로 들였다는 것입니다. 주변에 보면 흔한 일인데 우리는 처음있는 일이었기에 주민등록등본을 떼보고 혹시라도 놀랄까봐서 이야기를 빙 돌려서 시작한 남편이 오히려 저한테 역공을 당했지요^^

첫아이, 첫입학시키는 초보학부형의 심정을 제가 알기에 불법이지만 흔쾌히 응했습니다.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면서 행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작은 도로 한개만 건너면 학교인데, 행정상으로는 큰도로 두개를 건너야 하고 많이 걸어야하는 위치에 있는 학교로 배정을 받았으니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입니다.
신규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아파트단지 주변의 학교는 아이들이 너무 늘어 좁아서 불편하고, 오랜 전통을 지닌 주택가에 위치한 학교는 입학 할 아이들이 자꾸만 줄어들어서 교실이 많이 남는 실정이라고 하니 형평성에 맞는 행정을 하기가 쉽지 않은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