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쁜 남자'에서 나쁜 남자는, 파양의 상처와 더불어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가장하여 죽인 해신그룹에 대해 복수를 꿈꾼 심건욱(김남길)으로 볼수도 있겠으나, 저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신여사를, 그리고 심건욱을, 복수의 화신이 되도록 원인을 제공한 홍회장이 더 나쁜남자로 보였습니다.
이제는 끝난 드라마 '나쁜남자'에서 남편의 불륜으로 자존심에 상처입은 신여사가 아이를 상대로 남편에 대한 복수로 악행을 저지른 모습을 보면서, 이와 비슷한 일을 겪은 또 다른 신여사들은 어떤식으로 분노를 삭이며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는지 떠올려 보게 되더군요.
ㅣ.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신여사의 복수-악행
불륜을 저지른 남편을 용서할 수 없었던 신여사는, 남편의 혈육인 진짜 홍태성 대신에 가짜 홍태성을 데려다 키운 방법으로 복수를 했습니다.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하고 바랐던 신여사는 어린 아이를 상대로 치사하고 비열한 짓을 하면서도 손톱만큼의 죄의식도 가지지 않았을 만큼 당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엾게도 태성이를 희생물로 삼았지만 사실은 남편을 응징한 것으로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했습니다.
무서운 아내입니다.
실제로 '신여사같은 아내가 과연 있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갖게 합니다. 남편한테 느낀 배신감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태성의 생모까지 죽이다니...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으로도 할수 없는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드라마니까 가능했겠지요.
ㅣ. 나는 절대로 못키운다.
이혼도 안하지만 내손으로는 절대로 이런 자식 키울수 없다는 아줌마를 예전에 살던 동네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생모손에 키워지는 것도 싫습니다. 왜냐하면 남편이 아이를 핑계로 또 다시 내연녀를 만나게 되면 안되니까요. 보육원에서 키워지던지... 아니면 할머니손에 키워지던지... 상관도 안하지만, 엄마인 척 하지 않으며 철저한 방관자가 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남편 마음이야 찡하겠지만, 어리석은 한때의 실수에 대한 응징으로 여기며 시댁의 시어머니가 키운답니다. 냉정한 척 하지만, 시댁에서 그 아이와 마주치면 남편을 죽이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만큼 분노가 삭이지 않는다며 신세타령을 하던 어느 여인의 갈등과 아픔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ㅣ. 구박하며 키운다.
이혼녀로 살아갈 자신도 없고, 누구좋으라고 이혼해 주냐면서 남편의 불륜으로 낳아 온 자식을 키우면서, 아이도 남편도 구박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런 사례를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지만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고.. 또 아니기도 하고...
ㅣ. 내자식으로 잘 키운다.
내 자식처럼 잘 키움으로 남편을 감동시킨다?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후, 충격으로 이혼위기를 맞긴 했으나, 이런 복수를 꿈꾼 선배가 있습니다. 남의 눈에는 복수로 보이지 않지만, 선배언니는 내 자식으로 보란듯이 잘 키워서 생모나 남편이 더 미안해하고 부끄러워하기를 바랐습니다.
이 언니는, 미움과 원망을 그리고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자신과 그 아이 그리고 남편을 한감정으로 묶어서 생각하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죽을 힘을 다해 키우다, 어느덧 정이 들어 아이가 아빠의 실수로 생긴 것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이민을 갔습니다. 정말 그 선배언니(이 사연을 예전에 올렸습니다.)는 정성을 다해 키웠습니다.
이상은 제가 보고 들은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남편의 바람도 몹시 기분 상하는 일인데, 불륜으로 자식까지 만들어 와 키워달라고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 같습니까?
저요.
'우엑~~ 토하고 싶네요.'
일단 이혼위기를 맞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하다 결론을 내게 되겠지요. 정말 상상조차도 하기 싫은 불쾌한 일이라 어떤 결론을 낼지 저도 알수 없습니다.
뻔뻔한 홍회장의 무능함
유전자 검사를 아내에게 맡겼다는 것이 의문입니다. 자신의 혈육이라고 데려왔다가 아니라는 판정으로 말미암아 내치는 홍회장이 무능해 보이더군요. 더구나 자신의 혈육임을 눈치채던 순간, 태성이(건욱) 앞에서 한마디도 못한 채 바로 쓰러지던 홍회장... 결국 자신으로 인해 얽히고 설킨 실타래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환자가 되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신여사 사이에 아들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아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륜으로 아들까지 낳아왔으니 기가 막힌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가 갑자기 환자로 둔갑해버리는 모양새가 참 불만스러웠습니다.
신여사가 어린 태성에게, 혹은 건욱이 해신그룹에 시작한 복수는, 아버지인 홍회장의 잘못이 낳은 결과로... 심건욱도 신여사도 피해자로 보이며, 홍회장이 아주 아주 나쁜남자입니다.
남편이 혼외정사로 낳아 온 아이를 키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임은 여자로써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그렇다고 남편에 대한 미움과 배신감을 아이를 상대로 복수를 하겠다고 어린 태성을 내친 것도 모자라 생모까지 죽이도록 지시한 신여사의 철저한 복수는 소름끼칩니다.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는 여자의 한이 남편에게 직접적으로 행해지지 않고, 어린 아이에게 행해진 신여사의 복수를 상기하며 혹시라도 제 2,3의 홍회장을 꿈꾸는 남편이 있다면 각성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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