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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파괴된 사나이'가 나에겐 공포영화가 된 사연



개인적으로 이런 영화는 기피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배우 '김명민'이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한 영화다. 비내리던 주말 오후, '파괴된 사나이'를 보려고 영화관에 앉았는데 얼마나 춥고 무서웠던지 나에겐 공포영화같았다. 에어컨바람을 대비하여 긴옷을 입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무척 춥고 무섭게 느껴졌던 이유는,

ㅣ. 영화관에 나홀로 관람하고 있었다
우리고장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었던 탓인지? 아니면 비가 내린 날씨탓인지? 주말오후임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라곤 나밖에 없었다. 컴컴한 영화관에 혼자 앉아있노라니 별별 생각이 다 들면서 어디선가 뭔가 불쑥 나타날 것만 같은 불안하고 긴장된 분위기는 내 피부를 오싹하게 만들어 좀처럼 소름이 가라앉질 않았는데... 내가 가장 무서워한 것은 사람인 것 같다. 만약에 인기척이라도 났다면 누구인지 확인은 고사하고 난 비명을 지르며 영화관을 뛰쳐나갔을 지도 모른다.

ㅣ. 유괴범, 살인자의 인상이 평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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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인상의 소유자로, 영화에서 이 역할을 맡은 배우는 목소리가 좋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다. 그리고 교회 오디오설치에 정성을 기울이는 교인(?)같은 분위기마저 풍기며 혼란을 준다. 선하게 생긴 청년이 여자어린이를 유괴하고, 어른이던 아이던 자신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살인을 하고도 죄의식조차 없이 살아간다. 의심없이 대하는 상대방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 내는 동안, 범인이 잡히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아예 미결로 끝나기도 하는 현실과 각박한 세상이 두렵다.

ㅣ. 실종된 딸...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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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는 아니나 타지에서 잠시나마 딸을 잃어버렸던 경험이 있는 나로써는, 실종된 아이를 찾아헤매는 부모의 애끓는 심정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영화는 무척 애잔하면서도 무섭게 와닿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를 이용한 범죄가 우리 사회에 발생되고 있다는 것, 안심되지 않은 사회가 두려울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타인들에게 점점 잊혀져가는 딸의 유괴사건을 상기시키려 갖은 노력을 하고 있는 엄마의 아픔과, 생사를 모르는 딸을 생각하면 부모로써 아이를 지켜주지 못함에 대한 죄책감도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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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하철근처에서 시작하지만 또 어디서 끝이 날련지...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갈곳은 많다.'
살아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꾸준히 기도하면서 희망을 끈을 놓치 않는 엄마의 애타는 심정이 아픔으로 다가오면서 또 다른 추위를 느끼게 했다.




ㅣ. 용서할 수 없는 고통이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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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수를 사랑하라, 자신을 핍박하는 자를 위해 기도하라... 주님이 하신 용서의 기적을 체험하라..』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를 가르치던 목사의 딸이 유괴되고 실종된 기간이 길어지자, 딸을 잃은 아빠목사는 교회와 믿음, 그리고 가정마저 저버린다. 불행앞에 보이지 않는 신을 믿고 그 가르침을 행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면서 믿음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성직자도 사람이다. 아무리 믿음이 좋은 신자라고 해도 어린 딸이 유괴되어 행방이 묘연한데 어찌 경건한 마음만 가질 수 있겠는가. 유괴범에 대한 원망과 끓어오르는 분노를 기도로써 삭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도하는 만큼 아픔이 더해오기 때문이다.
내 경우, 같은 믿음을 가진 교인한테 당한 배신감의 상처로 인해 믿음생활을 하면서도 용서를 못해 나 자신을 괴롭힌 긴 세월이 있었기에, 시험이 들지 않기를 매일 기도하는 것이다.
 
ㅣ. 아이가 받았을 충격도 두려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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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에 유괴되어 8년동안 유괴범에 의해 키워진 아이는 다른 아이를 유괴하는 데 미끼가 되기도 했고, 그 아이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울부짖다 죽어가는 모습도 기억하고 있다. 그 기억이 무섭다.
 "아빠 나를 잊은 적 없었어요? 계속 찾았어요?"
얼마나 부모품으로 돌아오고 싶었겠는가. 표현되지 않았지만 정신병환자같은 유괴범이 이 어린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그냥 뒀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자, 아동성폭력에 시달렸을 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낳은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유괴범한테서 벗어난 아이의 치유가 걱정되었다.

ㅣ. 고가의 취미생활을 누리던 유괴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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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없는 인간의 내면이 정말 무섭다. 같은 취미를 가진 그룹에서 보면 유괴범이 소유하고 있는 고가의 장비들로 인해 부러움을 유발시킬 요소가 될 것이다.
배경음악의 울림이 피해자들의 억울한 부르짖음으로 다가와 마지막까지 나를 긴장시키며 공포스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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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명민씨가 앞으로 연기변신에 도전할 때는, 좀 유쾌하고 밝은 영화로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