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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아이들의 거친 언어, 학교에서 통하는 욕문화

최근에, 공부방 6학년 아이들 중에 가장 점잖고 성적도 우수한 남자아이 입에서 느닷없이 욕설이 튀어나왔습니다. 너무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옆에 앉은 여자아이가 자신의 책을 눌러서 자기앞으로 책이 당겨지지 않아 그랬다는 것이었습니다.
"OO야 그러면 팔 좀 치워달라고 해야지. 그렇다고 욕을 하면 어떡하니?"
"......"
OO는 무안해서 그런지 자신의 잘못을 알아서 그런지 대답이 없는데 옆에 앉은 다른 아이가 나섭니다.
"OO요, 새앰이 몰라서 그렇지 학교에서는 욕 잘해요. 공부방에서는 점잖은 척 하지만요."
"OO가 욕을 했다면 상황이 그렇게 만들어졌을꺼야. OO야 새앰말이 맞지?"
"예, 애들이 괴롭히거나 안좋은 말을 하면 저도 욕해요."
상대방이 듣기 싫은 말로 건드리는데도 가만히 있으면 아이들이 얕잡아 보고 더 괴롭히거나 왕따를 시키는 안타까운 추세이다 보니 아이들세상이지만 무조건 착하고 바르게만 자라라고 할 수 없음을 감지하면서 강한 면도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편인 토토의 입장이지만 범생이로만 알고 있었던 아이에게서 나온 욕은 아찔함을 동반하여 토토에게 충격을 가하면서 몇년전의 일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사춘기가 오기전 싹싹하게 어미한테 말잘하던 아들이 중학교시절때.
"혹시 바깥에서 하는 너의 행동을 엄마는 모르는데 다른아이의 엄마를 통해서 너의 소식중에서도 좋지않은 소식을 듣는다면 엄마는 굉장히 기분나쁠 것 같으니까 네 스스로 먼저 엄마한테 알려줬으면 좋겠어."
공교롭게도 이말이 떨어지자마자 아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엄마, 저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런대요...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사용하는 말과 집에서 가족과의 대화에서 사용하는 말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셔야합니다."
"그게 무슨 뜻이니?"
"남학생들만 있는 학교라서 그런지 중학교에 들어가니까 애들이 아주 상스런 말을 예사로 사용하면서 아주 자연스런 일상적인 용어가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고, 저역시도 친구들하고 이야기할 때는 당연히^^"
"언제부터였는데?"
 "중학교 입학하면서 아이들이 마법에 걸린 것처럼 변해버린 것 같아요."
그러면서 엄마의 걱정을 아는지 덧붙입니다.
"말씀드렸지만 아이들이 학교에서 거친 말을 사용하면서도 집에 가보니까 또 저처럼 다들 사용하지 않는 걸 보고 너무 신기했어요."
그러니까 아이들은 친구들사이에서는 아무리 거친 말이 오가도 집에서는 또다른 모습이 되어서 생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되었지요. 고등학교에서는 선생님들 중에서도 아이들한테 아이들처럼 상스런 말을 사용하시는 분이 계심을 보고 놀랐다고 했던 일이 생각납니다. 싹싹했던 아들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집에서는 점점 더 말을 적게 하니까 도무지 그속을 알수 없게 되어버린 어느날, 딸이 이상한 어투로 짜증을 내는 일이 벌어지면서 토토는 화가 났습니다. 딸의 말이 학교에서 여학생들끼리 사용하는 말들도 그렇다는 변명을 하면서 자신은 훨씬 덜 사용하는 범생이축에 낀다면서 엄마의 나무람을 도리어 나무라는 꼴이 되고 있었는데 아빠가 거들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런 말을 사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니?"
"아뇨.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나서... 하지만 아빠, 보통의 아이들과 비교해 보면 제가 엄청 순한 편이예요^^"
아빠한테서 혼날 것을 미리 눈치챘는지 말에 애교를 부리며 대답하는 딸을 보며 한숨이 나왔습니다.

저희 학창시절에는 싸움을 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해서 짜증을 내게 되더라도 욕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행여 욕을 사용하는 아이일 경우는 아주 나쁜아이라고 여겼는데, 요즘의 아이들 세상을 들여다 보면 욕하지  않는 아이가 도리어 이상할 정도로 아이들 입이 거칠어졌음을 눈치채게 됩니다. 고백하건데 저역시도... 공부방의 고학년 아이들 중에는 혼자서 짜증을 내는 투에서도 욕설이 섞여 나오는 경우를 접하면서 사용하지 말라는 뜻으로 제가 흉내를 내면서 맞장구를 치기도 합니다. 이거 낯뜨거운 상황이지만 눈높이에 맞춰 노느라고 저역시도 아주 형편없습니다.
가끔 등장하는 숫자 18을 읽으면서 괜스레 힘을 주면서 함께 웃습니다만 사실은 아찔하기도 하도 서글픈 현실이기도 합니다만 욕 좀 그만 사용하라고 하면 어느새 애들이 욕을 변형시켜서 등장시키니 더 당황스럽습니다. 글자를 줄인 욕과 더불어 살짝 변형시켜 자신만이 아는 뜻의 상스런 말들이 등장하여 가지수도 참으로 많습니다. 아이들 입에서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욕으로 스스로 당황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그나마 조심하는 경우이고, 아이들의 입을 통해서 듣게 되는 현상들을 통하여, 학교에서 자신도 모르게 선생님앞에서 자기 자신에게 내는 짜증으로 욕을 섞는 바람에 혼나는 경우도 일어난다고 하니... 아이들이 전하는 실태를 듣노라니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아들은 중학교에서나 경험했던 욕을 요즘은 더 이른 초등학교부터 시작되고 있으며 욕하지 않는 아이는 한반에 손으로 꼽을 정도로 적은 숫자라니 입이 거칠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영화에서 재미나게 신선하게 사용하면서 등장했던 '친구'라는 영화를 시작으로 '두사부일체' 등등 간간이 나오는 영화의 영향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