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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색깔따라 의미가 다른 초등학생의 유행일기장

몇달전, 초등학생들 사이에 잠시 인기를 누렸던 '빨간일기장'을 혹시 기억하시나요?

저도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그당시 TV뉴스를 통해서 알게 되었던 내용을 떠올리면

선생님을 비롯하여 어른이건 친구건 간에 자신이 싫어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을 저주하는

내용을 써놓고 그 사람이 잘못되기를 바라도록 주문을 외우는 식의 일기장으로 등장했던

것이 '빨간일기장'이었다는 것인데 잠시 초등학생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다가 심각성을

깨달은 어른들의 걱정으로 재빨리 퇴출되었다는 것을요. (조선시대 '장희빈'이 왕비를

몰아내고자 초상화를 그려놓고 화살인지? 바늘?로 어떤 특정부위를 매일 찔렀던

장면이 문득 떠올라서 소름끼쳤네요^^)


제가 초등학생 공부방을 하고 있기에 그들을 매일같이 대하고 또한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기도 하지만 해마다 느끼는 것은, 아이들이 점점 더 심하게 말투가 거칠어지고

있다는 것과 싫어하는 아이나 선생님에 대해서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격한 감정으로

불만이나 원망을 마구 쏟아낸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제가 편하다고 하지만 듣노라면

저도 다른장소에서 아이들을 통해서 평가받게 될 것이 두려울 정도입니다.

순수한 아이들도 많지만 그들끼리 통하는 거친 언행의 농도는 듣기 거북하여 말을

정화 좀 하자고 부탁하지만 그들끼리의 친한 표현이라고 오히려 저를 설득시키려

하니 황당하면서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낮에 복사할 일이 있어서 초등학교 문구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파란일기장'

보게 되었는데 그리하여 문득 지나간 빨간일기장을 회상하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상대다 보니 그들의 유행이나 문화에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게 되는 토토입니다.

 "혹시 빨간일기장도 있나요?"

 "ㅎㅎㅎ 잠깐 나왔다가 바로 회수해간 그 빨간일기장 말인가요?"

 "회수해 갔다구요? TV에 나왔던 거요."

 "예, 자세한 내용도 모르고 몇권 들어놓았다가 뉴스에 나온 것보고는 놀라서

   치워놓았었지요. 마침 한권도 팔지 않았을 때라 다행이었지요."

 "그랬군요. 그럼 이 파란일기장은 반대의 개념인가 보죠^^"
 "예. 그렇습니다. 좋은 내용을 담는 일기장으로 아이들사이에 선물용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빨간일기장을 퇴출시키고 새롭게 등장한 파란일기장의 겉표지에 쓰인 내용을

옮게 보겠습니다.

『파란일기장 줄까?

    점점 무관심해져가는 인간관계 속에서 내 양심을 속이지 않고 친절을 베풀며 착하게

    살아가기 위한 일기장!
    파란 일기장은 뭐지?
    남들이 뭐라해도 난 착해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한 것입니다.
    너무 티나게 파란일기장을 다른 사람 앞에서 드러내지 마십시오!
    그러나 파란일기장은 보일듯 말듯 은근슬쩍 노출은 허용됩니다.』

학교앞 문구점에 가면 없는게 없다할 정도로 만물상으로 때론 보물섬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별별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롭게 등장하는 갖가지 물품들이 참으로 많았다가

다시금 사라지고 또다시 등장하는 유행물품들이 그야말로 호기심많은 아이들의

눈길을 유혹하고 있음을 느끼며 어른들의 얄팍한 상술을 읽게 되는 씁쓸함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최근에 등장한 파란일기장이 아이들간에 주고 받음으로 많이 번져서

순수성을 잃지 않는 맑은 마음으로 잘 자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봅니다. 


                                                      토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