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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고교간 실력차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3불정책이니 내신반영율이니 평준화가 어쩌고 등등...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교육에 관한 약간의 수정이나 개편이 이루어지려는 징조가 보이거나 실제로 행해질 때면, 어떠한 정책이든 간에 변화에 따른 걱정으로 예민해지게 됩니다.교육부도, 대학교도 나름대로의 고민과 갈등으로 심사숙고한 모습으로 비치지만당사자가 되는 고등학생들이 더 많이 고민하고 갈등하면서도 속으로 신음소리만낼뿐 어디에다 풀어낼 곳이 없음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사이에서나 겨우 푸념으로 한숨을 내쉴 수 있고 혹은 같은 생각을하시는 몇분의 선생님들이 동참해 주셔서 갈등과 혼란의 마음들을 조금이나마이해하시고 변덕스런 교육부의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고 조언해주시는격려에 의지하여 흔들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아이들이 불쌍합니다.

대학입시제도가 자주 바뀝니다. 어쩔 수 없겠지요. 사회가 변하니 변하는 만큼 교육부에서 내놓는 대안이나 정책들도 당연히 바뀌겠지요. 그리고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들 모습도 사회변화에 따라 달라지면 그 또한 수용해야겠지요. 직책을 맡은 어른들이 많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두루두루 보살피사 내놓는 제안이기에 참 좋을 것이라고 여겨야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함에 더 답답한 심정이니 지켜보는 학부모들은 공부하는 아이들만큼이나 불안하고 초조합니다.
더구나 유전적으로 특출난 두뇌를 가진 자녀를 두지 않은 그저 평범하고 일반적인 자녀를 바라보는 학부모는 자녀에게 미안할 뿐입니다. 비록 보잘 것 없다고 하더라도 내속에 좋은 유전인자를 골라서 줄수만 있다면 세상의 모든 부모는 자녀에게 다 그리 해주고 싶을 마음 간절할 것입니다.
서울의 사립대가 교육부와 내신갈등을 빚으며 고교간의 실력차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몽땅 통틀어서 내신 반영 50%를 고수하고 있는 교육부의 처사는 지방에 있는 고교생들에게는 어찌보면 희소식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처해진 환경상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려면 그야말로 하늘에 별따기(좀 과한 표현^^)일 정도로 드문 경우이다 보니 서울에 있는 유명한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 이곳에는 시전체가 축하와 더불어 출신고교의 자랑으로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붙을 정도로 경사스런 일이기에 또한 쉽지도 않습니다.

서울은 서울대로, 지방은 지방대로, 고민이 있으며 교육부도 대학교도 다 고민이 있습니다. 제가 다닐 때만 해도 대도시 인문고에도 1, 2차로 나뉘어진 인문고로 형성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다 통틀어서 평준화가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곳 지방에는 몇 안되는 인문고지만 아직도 1, 2차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선발기준을 중학교 내신성적순으로 1차 실력이 안되면 2차 인문고로 가게 되고, 그리고 인문고를 못가게 될 경우에는 실업고를 가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방에도 이러한 실정이니 특목고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이 더 억울하리라 여겨집니다.

30여년 전쯤에는 인문고를 갈 수 있는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가정형편상 스스로 실업고를 선택해서 사회로 먼저 진출하는 추세였으나, 요즘에는 스스로 실업고를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고 간혹 내신성적 잘 받아서 좋은 대학을 가는 밑거름으로 이용하려고 선택하는 아이가 있다는 소문은 가끔 듣곤 합니다. 그리고 1차 실력이 됨에도 불구하고 금년 제딸의 같은 학교 아이들 중에는 내신성적을 잘 받으려고 2차로 선택해서 들어가 특별대우에 특별관리를 받는 경우도 보게 되었습니다.

몇년전 7차교육과정인지? 발표되면서 공교육을 살리자는 의미로 내신강화방침내려진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저도 딸의 고교진학을 앞두고 얄팍하나마 내신에 관한 고민을 나름대로 많이 했던 학부모입니다. 1차로 갈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될 것 같으니 2차를 생각 좀 해보자고... 그러나 좁은 지역이라 명예를 중요시 여긴 딸의 선택은 1차로 진학했고 또한 노력한 결과 좋은 반에(?) 진입하여 기쁨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좋은 반에 들고보니 또다른 고민이 늘었습니다. 그동안 약간의 한숨과 불평이 흘러나오긴 했으나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여겼는데 드디어 오늘, 그 고민과 갈등이 터져나오더니 급기야는 울음을 터뜨리는 딸, 당황스럽기도 하고 저를 긴장시키며 하는 하소연이 괜히 1차 인문고에 갔다며 후회를 토로하며 넉넉한 성적으로 2차 인문고에 가서 특별관리 받고 있는 친구를 부러워하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내신반영 50%적용을 요구하는 요즘의
교육부발표까지 섞어가면서 자신의 학교가 불이익을 당한다고...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수능에서는 확실하게 2차학교의 아이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점수로 나타나니 그것으로 승부를 걸기에 안심하자고 했습니다만... 여러모로 자신없는 부모가 됩니다.
실력이 된다고 해도 우리 가정의 형편상 서울의 사립대학으로
유학보내는 것은 무리이기에 일찌감치 대도시던 소도시던 국립대쪽으로 생각이 굳어지기를 원하며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같지? 좋은 대학교가 인생의 목표같지? 딸아 지나고 보면 다 한때란다. 해야할 시기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하더라도 약은 오르지만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하고 또 억울하지만 나름대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것도 인생이란다. 너무 앞서 걱정하여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 오빠한테 했던 것처럼 아빠나 엄마가 너한테 공부! 공부!  잘하라고 잔소리 하는 것도 아니잖아.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즐거운 학창시절이 되도록 좋은 친구 사귀고, 그 다음이 게으르지 않게 공부하는 건데 결과가 좋으면 좋겠지만 뭐 안좋아도 할수없잖아. 쬐끔 약은 오르겠지만 어짜노^^"
딸의 눈물은 좀처럼 마르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저 2학기때는 사이코반(?)에서 나올거예요. 자신없어요."
가슴이 짜안합니다. 어떤 환경인지 대충 딸의 표현을 빌어서 들었기에 그 심정을 이해하는 저는 좋은 두뇌를 가진 엄마가 아니어서 딸의 두뇌도 평범함에 미안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