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의 아버지 김순경(박인환)이 퇴직금을 사기당하는 바람에 아내로부터 무시당하고 구박당함을 견디다 못해 둘째네 현찰의 집에 머물게 되자, 삼형제가 모여서 화해시킬 방법을 모색하게 됩니다. 우미가 경영하고 있는 쌈밥집으로 불러내 식사를 함께 한후 노래방까지 다녀왔지만 부모님의 갈등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황혼이혼을 각오한 부부는 한치의 양보도 없이 냉전을 벌입니다. 급기야 전과자여사는 남편 김순경에게
"내 눈앞에 보이지 마라... 차라리 나가 죽으라"
는 막말까지 퍼붓고, 순경은 집에 머물러봐야 아내와 부딪히게 되니 차라리 등산이라도 가는게 마음 편할 것 같아 집을 나섭니다.
서로 못살겠노라며 이혼위기를 맞은 부모님을 생각하니 고물상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은 큰아들 김건강(안내상 분)은 심기가 몹시 불편합니다. 고민끝에 일하다말고 집으로 들어온 건강은 다짜고짜로 엄마를 모시고 무작정 집을 나섭니다. 어디 가느냐고 묻는 전과자여사를 모시고 간 곳은 뜻밖에도 화장터였습니다. 그곳에서 전과자여사는 남편의 죽음에 오열하는 미망인을 목격하게 되고, 이어서 남편 순경의 죽음을 상상하며 마음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엄마는 흐느끼지만 건강은 말리지 않습니다. 아버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조건적으로 당신의 서러움과 억울함에 치를 떨며 화병으로 시달리는 엄마에게서 변화를 기대한 것이겠지요. 비까지 내려 분위기는 매우 착잡합니다. 과자여사는 퇴직금 사기당함을 계기로 그동안 쌓였던 과거일을 들추며 남편을 무시하고 구박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것 같습니다. 숙연한 분위기로 돌아와 집에 머무는데, 순경이 등산을 갔던 산에 폭우가 쏟아져 등산객들이 조난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더구나 아들이 아버지께 여러번 전화를 했지만 연락조차 되지 않아 더 초조하고 불안합니다.
악을 쓰며 남편을 못살게 굴었던 과자여사는 겁에 질려서 자식들에게
"니 아버지 찾아와라. 니 아버지 잘못됐으면 어쩐다니... 나는 니아버지 없으면 못산다.."
발을 동동 굴렸고, 조난자들이 병원에 실려왔다는 소식에 맨발로 빗속을 달려갑니다.
병원에서도 순경을 찾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온 과자여사는 돈 때문에 남편을 구박했던 일을 떠올리며
"그놈의 돈이 뭐라고, 개도 안 물어가는 그놈의 돈 때문에..."
후회하며 통곡합니다.
"나가 죽으라는 말만은 하지말걸..."
가슴을 쥐어뜯으며 오열합니다. 정말로 미워서 싫어서 그런말을 한 것이 아니고,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않는 남편이 야속해서 위로받고자 투정을 부린다는 것이 좀 지나쳤던 것인데... 이대로 사별하게 된다면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정말 잘못되면 어쩌나 시청자의 한사람으로써 불안했습니다. 설마 저렇게 남편과 이별하게 작가가 만들지는 않겠지... 하면서도 반전이 있을까봐 초조했지요.^^
불안에 떨면서 당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후회하는 시어머니 모습을 지켜본 며느리들에게 큰 교훈이 되었을 것이며, '있을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대중가요 가사가 참으로 절실하게 와닿았을 것입니다.
연락이 되지 않아 온가족이 불안해하고 있을 때, 남편 순경이 집으로 돌아옵니다. 과자여사는 단숨에 달려나가 순경을 와락 끌어안습니다. 반가움과 고마움에 엉엉 우는 과자여사의 포옹이 아름다웠습니다. 이로써 이들부부가 겪은 황혼이혼의 위기는 해결되고 서로를 더 소중하게 여기는 좋은 계기가 되어 모처럼 집안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고 웃음꽃이 피었습니다.
아들만 셋인 집안에서 장남 김건강은 책임감없이 말만 앞서는 허풍쟁이 아들이었습니다. 이혼과 재혼으로 속을 섞이던 아들이었지만 부모님의 화해를 위해 엄마를 화장터에 모시고 간 일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에서 가장 잘한일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참으로 지혜로운 처방이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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