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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언니, 구대성앞에서만 보인 눈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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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훈이가 대성참도가를 떠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은조의 충격은 참으로 컸습니다. 더구나 구효선은 기훈을 배웅까지 했는데 자신에게 단 한마디도 없이 갑자기 떠나버린 기훈에 대한 그리움이 클수록 원망도 쌓였던 은조입니다.
기훈이 은조앞에 8년이란 세월을 뛰어넘어 나타났지만, 은조는 반가움보다는 무관심으로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며 애타게 부르는 기훈에게 아주 냉정하게 선을 그어버린 은조입니다. 흐르는 눈물을 훔치며 기훈이가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은조는 자신의 감정을 철저하게 숨깁니다.
이런 은조의 태도가 늘 불만인 효선이 시비를 걸었지요. 아빠가 죽었을 때 은조가 울지 않더라는 말을 꺼내며 진심으로 아빠를 좋아하긴 했냐고 비아냥거립니다. 속이 상한 은조, 유치하게 굴지말라며 경고하면서 기훈의 편지를 중간에서 가로챈 효선에게 경고하며 눈물을 글썽거리지만 이내 차갑게 변하며 한방 날립니다.
 "너 조심해야겠더라. 그사람 아직도 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더라.."
감정을 서슴없이 잘 드러내는 유아스런 효선은, 은조의 속내를 가늠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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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믿어주고 잘 성장하도록 이끌어주신 효선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자신도 아빠라고 부르고 싶었던 은조지만 끝내 그러지 못했는데... 구대성사장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그 충격의 슬픈 감정을 마음껏 드러내는 엄마와 효선이를 뒤로하고 은조는 병실계단에서 홀로 애달프게 웁니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흐느끼며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손으로 가리기까지 합니다. 은조가 이렇게 아빠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었는지 효선은 모릅니다. 눈에 보이는 것만 볼줄 아는 효선이로썬 은조의 행동을 이해하지도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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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훈은 너무나 냉정하게 대하는 은조와 맞써 감정을 정리하는 척했지만 내내 은조가 마음쓰입니다. 8년전 대성참도가를 떠나면서 자신을 잡아주기를 바랐던 마음을 은조에게 털어놓으며 편지에 관한 말을 합니다. 은조는 금시초문이라 분명 놀랐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담담하게 편지는 받았으나, 자신이 왜 그래야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역시나 쌀쌀맞게 대꾸하며 자신의 감정을 다시금 재정비합니다. 비록 의붓자매지간이긴 해도 한남자를 두고 애정싸움을 해서는 안됨을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기 때문입니다.
감추어진 감정이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끝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은조는 빈방에 홀로 앉아 서럽게 웁니다. 이 또한 울음이 새어나가지 않기를 바라며 손을 가리는 은조... 은조는 남들앞에 감정을 섣불리 드러내지 않는 강인함을 보입니다. 이런 은조가 너무 가엾습니다.

감정에 흔들리는 자신을 용납하지 못하는 은조, 더구나 남에게 자신의 감정이 들키는 것조차 싫어하는 은조의 속마음은 상처가 두려운 여린 마음을 가진 탓으로 여겨집니다. 여시같은 엄마와 함께 한 삶이 평범하지 못했기에 자신은 엄마와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철저하게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처럼 느껴져서 너무나 애처롭고 안쓰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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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움으로 무장한 그녀가 드디어 속시원하게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할까 말까 할듯 말듯 수도 없이 망설였을 그 호칭을 부르며...
 "드세요. 제가 만든 거예요. 효선이가 똑같다고 말해줬지만.. 저는.. 아... 아.. 아...아... 아빠한테 칭찬받고 싶어요."
이 장면을 본 시청자들 대부분은 은조와 함께 많이 울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뉴스마다 천안함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나온 뒤라 더 슬펐을 것입니다.
 "용서해주세요 아빠... 제가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아빠... 아빠... 잘못했어요..."

남들앞에서는 여간해서 눈물 보이지 않는 강인함과 냉정함으로 무장한 은조지만, 가끔 엄마앞에서는 악을 쓰며 우는 모습을 보여줬던 은조가 구대성사장 앞에서는 소리없는 눈물을 보여왔습니다.
은조가 말없이 눈물을 보임으로 구대성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고 있음을 감지는 했지만, 생전에 아빠라고 부르지 않던 은조의 오기(?)가 이해되면서도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효선이 송강숙에게 쉽게 엄마라고 하며 스킨쉽을 하지만, 엄마는 효선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음을 알았기에, 아마도 은조는 효선과는 달리 구대성에게 아빠라고 부르면 효선에게서 아빠를 뺏어오는 듯한 죄책감을 느껴 마음에서는 아빠라고 불렀을지언정, 가족들 앞에서 차마 소리내어 불러볼 수 없었던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처음으로 시원하게 속내를 드러내는 은조... 손가리지 말고 맘껏 목놓아 통곡하기를 바라며 함께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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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하게 굴었지만 은조의 마음을 읽은 구대성이 기훈이 떠난 다음날 새벽 은조가 대성참도가를 떠나려는 것을 말렸습니다.
 "내가 네가 이 곳에 머물 이유가 되어주마..."
남들앞에 처음으로 눈물보인 은조의 상대는 구대성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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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상대도 구대성이었습니다.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은조를 보러왔다가 문밖에서 송강숙의 진심을 확인하고 돌아서는 구대성을 따라나선 은조는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어,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물었을 때 구대성은 자신을 떠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때 은조는 구대성앞에서 또 눈물을 보였습니다.
냉한 독기로 뭉친 은조의 날카로움을 구대성은 아무렇지도 않은양, 오히려 가여워하면서 은조를 감싸고 위로하며 힘이 되어주려 했던 구대성에게 은조는 비록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 부녀간에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만한 진심이 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