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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세경의 마지막말로 대미를 장식한 지붕뚫고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드문드문 가끔씩 본 시트콤이지만, 마지막이라 하니 챙겨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보다가 울었습니다. 해리와 신애의 이별장면이 어찌나 리얼하던지ㅠ.ㅠ
그리고 소름돋는 경험을 했습니다. 세경이 흘린 말에 대한 엄청난 댓가를 보며 세치도 안되는 혀를 우리는 잘 간수해야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생각을 해봅니다. 세경은 진정 그렇게 되기를 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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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다시 돌아갈 신자매아버지가 굳이 자매를 데리고 가겠다고 한국에 옵니다. 세경이 정도되면 아빠가 공항에 마중만 나와도 될텐데, 비싼 티켓비용을 들여서 나오실 필요까지 있나? 하며 부정적으로 봤다가 그동안 신자매를 돌봐준 고마운 분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아버지의 처사는 배울점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저 나름대로 상상을 했습니다.
 '아버지랑 동생을 떠나보내고 세경은 남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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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함께 하신 분들과 작별인사를 다 나눴는데 한사람과는 작별인사를 제대로 못한 세경이, 공항가던 길에 내려서 그 사람을 만나러 갔습니다. 동생과 기다렸지만 쉬이 올 것 같지는 않고... 그래서 동생과 아버지를 먼저 공항에 보내고 또 기다립니다. 뱅기 탈 시간은 점 점 다 가 오 고.
 '세경이 때문에 가족이 뱅기시간 다 놓치고 하루 더 한국에 머물다가 아버지와 동생만 떠나보내고 한국에 남겠다고 하겠구나.'
ㅎㅎㅎ 저 홀로 상상의 나래를 펼쳤는데, 세경이 더 이상 지체할수 없게 되자 메모를 남기고 자리를 떴는데...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이 부릅니다. 세경의 발걸음을 멈춘 그가 공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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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이가 정음이 있는 대전으로 갈 것임을 알면서도 세경은 공항가는 길에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거의 독백처럼...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세경은 그동안 지훈에 대해 느끼고 품었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세경에게 있어 지훈은 삶의 설렘같은 존재로 세경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비참하게도 만든 사람이었습니다. 아픈 사랑이긴 했어도 행복했고, 성숙하게 만든 자신의 사랑에 대해 잔잔하게 이야기를 하는 세경을 보며
 '나라면 이 시점에 저런 고백하지 않았을 거야. 짝사랑으로 그냥 가슴에 묻어버릴텐데... 그리고 대전가려는 사람의 차를 타지 않고 그냥 대전가라고 보냈을 거 같은데... 왜 굳이 세경은 이별시간에 그동안의 감정을 다 쏟아내고 있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훈의 처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여자 왜 이제사 이런 이야기를 하지. 나보고 어쩌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훈은 세경의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흘리던 지훈이 세경에게 사과를 합니다.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도 무심코 던진 말에 상대방이 상처받아 아파할 수 있다는 것을 작가는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요?  
 '어 그렇다고 눈물까지 흘리다니...? 진심으로 너무너무 미안해서 흘리는 눈물일까? 늦었지만 세경이 감정을 확실하게 알고나니 지훈의 감정에 변화가 온걸까? 아니면 깨달아진 걸까?'
사랑의 감정이란 참 예매모호합니다. 자신의 감정조차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뿐더러 타인의 감정은 더 헤아리기 어려우니까요.

지훈은 빗속을 운전중입니다. 똑같은 이야기라 할지라도 화창한 날에 들을 때와 비오는 날에 들을 때랑은 우리네 감성이 변덕을 부려 우리자신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 분위기있는 음악이 흐르는 카페도 아니고, 운전대를 잡은 사람에게 세경의 차분한 고백은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싱숭생숭하게 만들기 딱 좋은 상황이기에 먼저 뉘앙스를 풍긴 정음과 준혁의 말에 곤두설수 밖에 없었던거지요.
그렇다고 설마, 설마? 그랬는데...
세월이 거슬러 올라가 3년전 뉴스가 흘러나오면서 설마 현실로 만들어버린 마지막 장면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지훈이 고개를 돌려 세경을 바라보며 결국엔 그렇게 시트콤'지붕뚫고 하이킥'은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말은 함부로 하면 안된다.』
평소에 하는 말이 우리삶의 미래가 됨을 깨닫게 된 경험이 있는 제가 가장 조심하는 것입니다.
차분하게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 세경의 마지막 말이
 "시간이 잠깐만 멈추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시간을 멈춘 PD은 어떤 의도를 가졌는지 모르지만, 시청자들에게는 아주 강하면서도 확실한 엣지를 남기는데는 성공했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의 마지막 신을 통해 제가 또 다시 다짐하는 것은, 말조심입니다.
부정적이거나 좋지 않은 뜻을 담은 말은 비록 생각으로는 할수 있다고 해도, 절대로 입밖으로는 내뱉지 않도록 주의해야함을 상기시킨 마지막신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