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혼돈의교육

여고 졸업식을 마친 딸이 가장 먼저 간 곳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년에 여고를 졸업하는 딸에게
 "졸업선물로 무얼 해줄까?"
하고 물었더니 피시시 웃으면서
 "졸업식에 오실거죠?"
하고 묻습니다.
 "그럼 당연히 가야지."
 "엄마, 그러면 졸업식 끝나고 말씀드릴께요.^^"
 "왜? 지금 말하면 안되니? 미리 준비하면 좋잖아^^"
 "어차피 저랑 같이 가야해요."
무엇을 원할려는지 무척 궁금했지만, 물을수록 연막전을 더 치는 것 같아서 접었습니다.

어제 졸업식은 빗속에서 거행되었고, 식을 마친 아이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강당안은 북새통을 이루던 중에 우리딸이 얼른 가자며 제 팔을 당깁니다.
 "사진 좀 제대로 찍고 가."
 "갈 때가 있는데 애들 많아지기 전에 얼른 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딸에게 이끌려 간 곳은 뜻밖에도 화장품매장이었습니다.
지난해 딸의 생일선물로 친구들이 스킨과 로숀선물을 하기 전까지는, 아기시절부터 사용해오던 J로숀을 쭈욱 사용했던 딸입니다. 여고시절에 하나 추가된 게 있다면 선크림정도...
 "화장품을 선물로 받고 싶었던 거야?^^"
 "예."
 "그럼 진작에 말하지. 엄마친구한테 부탁해도 되는데..."
 "방판(방문판매)은 비싸잖아요."
 "네가 그걸 어떻게 아니?"
 "엄마가 사용하는 화장품과 미리 비교해 봤어요^^"
 "이런 센스쟁이^^"
 "엄마, 오늘 이곳은 30%할인하는 날이라는 정보를 친구한테 들었어요. 할인되는 대신에 기초화장품은 다 구입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는데......^^"
한바퀴 둘러보면서 가격을 보니 딸의 말대로 방판보다 훨씬 싼 가격입니다.
 "알았으니 골라봐."
 "엄마 땡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언니에게 궁금한 사항을 질문하고 설명을 듣는 딸의 태도가 꽤나 진지합니다. 그리고 하나 두울... 바구니를 채우기 시작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기적부터 사용했던 J로숀외에는 아는 것도 없었던 딸이 자신의 생일날 선물로 받은 스킨과 로숀덕분에 친구들과 다른 자신을 비교하게 되었고, 수능후 학교로 초빙되어 온 뷰티관련자의 강의와 실습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스킨, 로숀, 폼클렌싱 제품을 고른 딸은 비비크림과 선크림중 어느것을 사용할까? 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딸의 이런 모습을 보노라니 25여년전의 제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났습니다.
쌩얼도 괜찮지만 20대의 어느시기에 피부색을 보완하기 위해 색조화장품에 호기심을 느끼며 엄마화장품을 살짝 발라보게 되었고, 이후 생기있어 보이는 분장(?)에 유혹되었던 거 같습니다.
 "안할 수도 없고... 할수도 없고...."
기초화장품은 사용하되, 색조화장은 늦을수록 좋다고 주장하는 저와 우리딸은 비록 선크림겸용이긴 하나 엷게나마 피부색을 보완하는 색조화장의 기능을 갖춘 비비크림을 놓고 갈등하면서도, 화장의 기술에 첫발을 내딛는 딸의 모습을 통해 예전의 제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로왔던 시간이었습니다.
딸이 비비크림을 선택하는 것을 보고, 아이크림과 영양크림은 엄마의 호주머니 사정을 감안하는 딸의 알뜰함을 기특하게 여기며 제가 보너스로 추가시켜 주었습니다. 딸의 미소가 얼굴에 퍼집니다.

때론 엄마인 저보다 더 어른스런 딸, 또래에 비해 검소한 우리딸이 참 고맙습니다.
 "딸~ 졸업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