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으로 말미암아 객지로 뿔뿔이 흩어진 여고시절 친구를 1년에 한번, 혹은 힘든 번개팅으로 어렵사리 만나곤 하는데... 이번 모임에서는 2년만에 본 반가운 얼굴이 있었다.
친구는 아들 둘사이에 딸하나, 이렇게 삼남매를 키우는 엄마로 남매는 대학생이고 막내가 이제 예비고3인 아들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미소반 한숨반을 반복했다.
친구의 막내아들 A를 기억하는 시기는 중학생때의 모습이다. 수학경시대회에 학교대표로 나갈 정도로 수학을 좋아했고 잘했으며, 외모는 소위 킹카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막내티를 내며 어리광 피우던 모습을 아련하게 그리는 우리로써는 그 막내가 고교시절에 찾아온 사춘기를 험하게(?) 겪은 사연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표현이 있듯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 친구란 참 소중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성장통이 심한 사춘기때는 더 유별난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의리를 중요시 여기는 남자들 세계에서는 더욱 더!
A군은 싸움은 제대로 할줄 모름에도 불구하고, 큰키와 큰눈의 부리부리한 이미지로 말미암아 친구들사이에 짱으로 통하는 포스를 내뿜고 있단다. 그래서 몇몇 친한 친구들과 함께 다니다보면 꼭 타깃이 되는 케이스가 되어 본의아니게 싸움에 휘말리게 되곤 했던 어느날, 내친구와 A군이 보호관찰소에 가서 교육을 받게 된 충격적인 사연을 이러했다.
A는 친구들과 여럿이 길을 가던 중, 영화에서나 보던 광경처럼 다른 학교 남학생들이 반대쪽에서 나타나 시비가 붙었단다. 그리고 저쪽에서 A를 지목하여 한판붙자고 했고, 비록 싸움은 못하지만 사나이체면에 물러설수도 없어 맞짱을 뜨게 되었다. 당연히 싸움에서 밀렸고, 이를 지켜보던 A의 친구중 한명이 중간에 끼어들어 박치기로 잽싸게 상대방 싸움꾼을 재압했는데, 그만 상대방 아이의 치아를 부러뜨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앞니 두개!
우리 생각으로는, 부러진 치아에 대한 배상을 해주고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상대방 학생의 엄마는 그게 아니었단다. 다짜고짜로 진단서를 앞세워 고소를 했고, 합의금으로 꽤 많은 금액을 요구하더니 다음날에는 깍두기머리를 한 남자까지 대동하여 기를 죽이더란다.
경찰서에 불러간 내친구와 A를 도우려 나섰던 친구엄마가 참여한 자리에서 아들의 조서가 쓰여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는데... 그게 간단하지가 않더란다.
사실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면 끝날 줄 알았는데, 조서작성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던 상황을 보는게 무척 힘이 들었다고 한다. 형사가 아들과 아들친구에게 상황을 물었고, 아들과 친구는 대답했고, 대답했는데 또 묻고 같은 일을 얼마나 반복해서 자꾸만 물어대는지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도 지치는데, 아무리 잘못을 했기로서니 아들이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니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같은 것을 몇번씩 묻고 대답하게 하고... 피해자가 된 학생을 등장시키더니 또 다시 묻고 대답하고... 내 친구는, 그 조서작성시간을 제대로 견디지 못하면 지치고 피곤해서라도 아무렇게나 대답하고 얼른 끝나기를 바라는 체념의 상태가 되겠더라고 전하면서, 그래서 뉴스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위증으로 형사가 시키는대로 대답했다는 거짓고백도 나오겠더라며 그 심정이 이해된다면서 장장 6시간을 소비하고서야 결론이 났는데 고문처럼 느껴졌단다.
그리고 보호자는 일주일간 교육, A와 A친구는 한달동안 교육을 받는 과제가 주어졌단다. 아주 생소한 보호관찰소라는 곳에서.
친구는 약이 올라 부연설명을 한다.
"처음 겪는 일이라 몰라서 그렇지. 합의를 하려면 경찰서에 고소하기 전에 해야하는 거더라. 당사자끼리 합의만 잘되면 경찰서에 불러가서 조서를 꾸미니 어쩌니 하는 일은 겪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애들키우면서 별일을 다 겪네..."
"합의금은 달라는 대로 다 줬니? 그 엄마도 자식키우면서 너무 양심이 없다."
"나하고 아들친구엄마랑 무조건 싹싹 빌어서 반으로 줄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 여자는 아들 내세워 장사 잘했지 뭐.^^ 혹시해서 나도 우리아들 진단서 준비했고, 주변에서 맞고소해도 된다고 하기에 하려다가 참았어. 자식 키우면서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상대방엄마가 하는 짓이 미워서 맞고소하고 싶었지만 자식 키우는 엄마로써 똑같은 부류의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접었다는 내친구는 밝은 성격이고, 막내로 인해 마음고생은 했지만 잘 해결되었고 아들은 그후, 친구와 몰려다니는 행동을 삼가고 공부열심히 하고 있다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친구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것은,
ㅣ. 조서 작성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경찰서의 분위기도 무척 낯설지만, 했던 말 자꾸 시키고 또 묻고 또 묻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그 과정이 무척이나 피곤하여 힘이 들어 고문당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ㅣ. 합의를 잘해서 경찰서에 불러가지 않도록 해라.
경험이 없어서 자신은 일을 다 치루었지만 될수있으면 당사자들끼리 합의하여 일을 끝내도록 해라. 경찰서에 불러가서 조서꾸미는 일을 지켜보는 심정이 제일 힘들었다.
ㅣ. 맞고소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줬다.
자신은 참았지만, 아들도 상대방한테 맞았기에 억울하다고 생각되면 맞고소도 가능함을 알려줬다.
끝으로, 친구는 자식의 허물을 친구탓으로 돌리면 안된다고 했다.
자식키우는 엄마가 흔히 하는 이야기로, 내자식은 착한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내 자식이 잘못되었다고 변명하는 엄마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의리를 중시여기는 아들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친구가 엄마로써 얼마나 속앓이를 했을지 그 마음이 헤아려져 가슴이 찡했다. 뜻하지 않은 돌발상황으로 말미암아 부모님과 더불어 자신도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깨달은 A군, 이제 공부에 전념한다니 그의 건투를 진심으로 빈다.
친구는 아들 둘사이에 딸하나, 이렇게 삼남매를 키우는 엄마로 남매는 대학생이고 막내가 이제 예비고3인 아들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미소반 한숨반을 반복했다.
친구의 막내아들 A를 기억하는 시기는 중학생때의 모습이다. 수학경시대회에 학교대표로 나갈 정도로 수학을 좋아했고 잘했으며, 외모는 소위 킹카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막내티를 내며 어리광 피우던 모습을 아련하게 그리는 우리로써는 그 막내가 고교시절에 찾아온 사춘기를 험하게(?) 겪은 사연이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표현이 있듯이, 우리 인생에 있어서 친구란 참 소중하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성장통이 심한 사춘기때는 더 유별난 것도 사실이다. 더구나 의리를 중요시 여기는 남자들 세계에서는 더욱 더!
A군은 싸움은 제대로 할줄 모름에도 불구하고, 큰키와 큰눈의 부리부리한 이미지로 말미암아 친구들사이에 짱으로 통하는 포스를 내뿜고 있단다. 그래서 몇몇 친한 친구들과 함께 다니다보면 꼭 타깃이 되는 케이스가 되어 본의아니게 싸움에 휘말리게 되곤 했던 어느날, 내친구와 A군이 보호관찰소에 가서 교육을 받게 된 충격적인 사연을 이러했다.
A는 친구들과 여럿이 길을 가던 중, 영화에서나 보던 광경처럼 다른 학교 남학생들이 반대쪽에서 나타나 시비가 붙었단다. 그리고 저쪽에서 A를 지목하여 한판붙자고 했고, 비록 싸움은 못하지만 사나이체면에 물러설수도 없어 맞짱을 뜨게 되었다. 당연히 싸움에서 밀렸고, 이를 지켜보던 A의 친구중 한명이 중간에 끼어들어 박치기로 잽싸게 상대방 싸움꾼을 재압했는데, 그만 상대방 아이의 치아를 부러뜨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앞니 두개!
우리 생각으로는, 부러진 치아에 대한 배상을 해주고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줄 알았는데 상대방 학생의 엄마는 그게 아니었단다. 다짜고짜로 진단서를 앞세워 고소를 했고, 합의금으로 꽤 많은 금액을 요구하더니 다음날에는 깍두기머리를 한 남자까지 대동하여 기를 죽이더란다.
경찰서에 불러간 내친구와 A를 도우려 나섰던 친구엄마가 참여한 자리에서 아들의 조서가 쓰여지는 과정을 지켜보게 되었는데... 그게 간단하지가 않더란다.
사실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면 끝날 줄 알았는데, 조서작성이 그리 쉽게 이루어지지 않던 상황을 보는게 무척 힘이 들었다고 한다. 형사가 아들과 아들친구에게 상황을 물었고, 아들과 친구는 대답했고, 대답했는데 또 묻고 같은 일을 얼마나 반복해서 자꾸만 물어대는지 옆에서 지켜보던 엄마도 지치는데, 아무리 잘못을 했기로서니 아들이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니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같은 것을 몇번씩 묻고 대답하게 하고... 피해자가 된 학생을 등장시키더니 또 다시 묻고 대답하고... 내 친구는, 그 조서작성시간을 제대로 견디지 못하면 지치고 피곤해서라도 아무렇게나 대답하고 얼른 끝나기를 바라는 체념의 상태가 되겠더라고 전하면서, 그래서 뉴스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위증으로 형사가 시키는대로 대답했다는 거짓고백도 나오겠더라며 그 심정이 이해된다면서 장장 6시간을 소비하고서야 결론이 났는데 고문처럼 느껴졌단다.
그리고 보호자는 일주일간 교육, A와 A친구는 한달동안 교육을 받는 과제가 주어졌단다. 아주 생소한 보호관찰소라는 곳에서.
친구는 약이 올라 부연설명을 한다.
"처음 겪는 일이라 몰라서 그렇지. 합의를 하려면 경찰서에 고소하기 전에 해야하는 거더라. 당사자끼리 합의만 잘되면 경찰서에 불러가서 조서를 꾸미니 어쩌니 하는 일은 겪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애들키우면서 별일을 다 겪네..."
"합의금은 달라는 대로 다 줬니? 그 엄마도 자식키우면서 너무 양심이 없다."
"나하고 아들친구엄마랑 무조건 싹싹 빌어서 반으로 줄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 여자는 아들 내세워 장사 잘했지 뭐.^^ 혹시해서 나도 우리아들 진단서 준비했고, 주변에서 맞고소해도 된다고 하기에 하려다가 참았어. 자식 키우면서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상대방엄마가 하는 짓이 미워서 맞고소하고 싶었지만 자식 키우는 엄마로써 똑같은 부류의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접었다는 내친구는 밝은 성격이고, 막내로 인해 마음고생은 했지만 잘 해결되었고 아들은 그후, 친구와 몰려다니는 행동을 삼가고 공부열심히 하고 있다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친구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한 것은,
ㅣ. 조서 작성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
경찰서의 분위기도 무척 낯설지만, 했던 말 자꾸 시키고 또 묻고 또 묻고... 지루하게 반복되는 그 과정이 무척이나 피곤하여 힘이 들어 고문당하는 것처럼 느껴지더라.
ㅣ. 합의를 잘해서 경찰서에 불러가지 않도록 해라.
경험이 없어서 자신은 일을 다 치루었지만 될수있으면 당사자들끼리 합의하여 일을 끝내도록 해라. 경찰서에 불러가서 조서꾸미는 일을 지켜보는 심정이 제일 힘들었다.
ㅣ. 맞고소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줬다.
자신은 참았지만, 아들도 상대방한테 맞았기에 억울하다고 생각되면 맞고소도 가능함을 알려줬다.
끝으로, 친구는 자식의 허물을 친구탓으로 돌리면 안된다고 했다.
자식키우는 엄마가 흔히 하는 이야기로, 내자식은 착한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내 자식이 잘못되었다고 변명하는 엄마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의리를 중시여기는 아들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일을 털어놓았다.
친구가 엄마로써 얼마나 속앓이를 했을지 그 마음이 헤아려져 가슴이 찡했다. 뜻하지 않은 돌발상황으로 말미암아 부모님과 더불어 자신도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깨달은 A군, 이제 공부에 전념한다니 그의 건투를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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