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맛집

전역한 아들이 말하는 뽀글이라면의 장점

엄마의 컨디션이 별로임을 눈치챈 아들이 오후에 먹을 간식으로 짜장라면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아들~ 냄비에 물만 올려놔. 엄마가 해줄께."
 "아뇨. 피곤해 보이시는데 제가 알아서 해먹을께요. 들어가 쉬세요."
하더니 무선주전자에 물을 끓인 후, 짜장라면 봉지에 붓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라
 "아들, 뭐하는 거야?"
 "아 이거요^^ 군대서 해먹는 뽀글이 짜장라면이라는 거예요."

도구가 없으면 없는대로 맡은바 책임완수를 해야한다는 군대생활에서는, 다양한 청년들이 모인 곳이라 그런지 무에서 유를 창조할 만큼 기발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는 데... 그 중의 한가지랍니다.
 "이렇게 해먹으면 설거지할게 없어서 참 좋아요.^^"
 "맛이 나니?"
 "완성되면 드셔보세요. 먹을만은 해요. 군대서 이렇게 해먹었어요."
하면서 만들고 있는 뽀글이 짜장라면을 담아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건더기스프를, 개봉한 봉지에 넣은 후 따뜻한 물을 약 1/3정도 붓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취향에 맞게(꼬들한 면, 혹은 좀 퍼진면) 5분~10분 정도 입구를 막은 후 그냥 둔답니다. 그러면 면이 불어난답니다. 군대서는 명찰이나 혹은 끈같은 것으로 묶어둔다는데, 우리아들 주방에 있는 집게를 이용하여 입구를 막았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면이 퍼진 것(익는 과정)을 확인하고, 작은 입구만 남기고 꼭 쥐고는 물을 따라낸 후, 짜장을 넣고 비비기만 하면 된답니다. 국물있는 라면을 먹을 때에는 물을 따라내지 않는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접시에 따로 들어내지도 않은 채 그냥 먹는 아들, 설거지가 귀찮을 때 이렇게 하면 참 좋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엄마의 일손을 들어주겠다는 아들의 마음이기도 하면서, 그렇다고 자신이 끓여먹기도 귀찮았을 뿐만 아니라 군복무시절은 하나도 안그리운데, 군에서 뽀글이 라면을 해먹던 추억은 어느새 그리워져 해보게 되었다는 아들은 전역한지 이제 3개월이 되었습니다.
처량해 보이기는 하지만, 복학해서 자취하게 되면 군에서 배운 이 방법을 애용하게 될 것 같다는 아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집니다. 아들은 뽀글이 라면을 통해 추억도 함께 먹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