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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TV

'다함께 찔찔찔'이 되어가고 있는 '다함께 차차차'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 종영이 가까워지고 있나 봅니다. 후속작으로 '바람불어 좋은날'이 기다리고 있으며, 어느 배우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기사화되고 있는 걸 보니까 말예요.

제목이 '다함께 차차차'라서 유쾌한 드라마일 줄 알았는데 갈수록 태산입니다. 비록 사고로 동서가 나란히 남편을 잃고(큰아들 죽고, 작은아들 실종) 쌍과부가 되어 홀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지만, 오손도손 재밌게 살아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릴 줄 알았던 드라마였는데, 기억을 되찾은 작은아들의 생사가 확인되면서부터 '다함께 차차차'란 제목이 무색할 만큼, 무겁고 침통한 분위기의 갈등을 많이 보여줌으로써 산뜻한 마무리가 되지않고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는 우울한 마무리가 될 것같은 예감이 듭니다.

'다함께 차차차'란 표현은 어떨때 사용합니까?
기분좋고 즐거울때 신나는 느낌의 표현인 점을 감안하면, 드라마 '다함께 차차차'는 상처투성이의 아픔을 감내하느라 '다함께 찔찔찔' 비유가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누구의 양보와 희생으로 차차차가 될수 있는 것이라면, 제목이 주는 느낌과 너무나 동떨어진 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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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회장(한태수/홍요섭)의 기억이 돌아오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아들 한태수가 처한 난감한 처지를 어떻게든 정리해보고자 태수의 어머니(박정녀/김영옥)가 나설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실종된 남편이 살아있을거라는 희망으로 15년을 기다리며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는 윤정과, 현재의 아내 은혜사이에서 한태수가 고민한 후 어느가정을 택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태수의 결정으로 마무리가 되도록 가만히 계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가슴은 졸이지만 묵묵히 지켜볼 줄 알았던 박여사가, 아들의 고민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지 아들과 며느리사이에 해결사가 되어보려고 끼어들었습니다. 엄마로써 자식이 힘들어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아무 도움을 주지 못해서 답답해하는 심정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나, 빠른 결정? 아니 조금 더 세상을 산 선배로써?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은 충분이 이해됩니다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습니다.
엄마의 욕심? 당신의 바람대로 바른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만 있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비침으로써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들의 두여자(옛아내/윤정, 현재아내/은혜)에게 번갈아가면서 상처를 주고 있어 안쓰럽습니다.
당사자인 강회장(한태수)의 입장을 고려한 어머니(김영옥)는 자신의 욕심을 드러내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구나 혈육을 내세워 철저하게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비유에 꼭맞는 행동을 보여주어 매우 실망스럽기까지 합니다.
조선시대처럼 두집살림을 할 수없는 한태수입장에서 신중하게 고민하여 결정할 수 있도록... 안타깝지만 조용히  지켜보는 어머니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여사(시어머니)가 조언삼아 하시는 말씀이 윤정한테도 상처가 되고, 은혜한테도 상처가 되고 있음을 왜 그녀는 모른 척 할까요? 철저하게 자신의 혈육만 챙기고자 하는 이기심처럼 느껴져서 불쾌하기까지 합니다.
울나라 시어머니들...
아직도 많이 변해야합니다.
더구나 딸을 키워보지 않아서 친정엄마입장이 되어보지 못한 시어머니일수록 당신생각이 옳다는 쪽의 이기심이 강하기 때문에 며느리가 받는 마음의 상처를 미처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 태수어머니가 그런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등생인 어린 손녀(나정) 때문에 당신의 아들 태수가 15년간 기다린 윤정한테 돌아오는 것을 꺼려하고, 이런 시어머니의 생각에 배신감(?)마저 느끼고 실망한 윤정의 항의에 마음을 돌리는가 싶더니, 이어서 어린 나정을 태수보고 데려와서 윤정이가 키우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고 맙니다. 이러면 또 은혜입장은 어떻게 됩니까? 사랑하는 남편마저 뺏기는(?) 심정인데 딸마저... 너무 가엾지 않습니까? 15년간 잘 돌봐주고 사랑한 남편을 과거 가족들한테 돌려주는 것도 마음아픈데, 나정이마저 데려가고파하는 뜻을 비친 박정녀여사가 몹시 못마땅할 것입니다.
시어머니의 이기적인 욕심? 정말 짜증납니다.
걱정은 되시겠지만 그냥 아무 말씀없이 아들내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봤으면 좋겠습니다.

윤정이가 차라리 만화가선생을 너무나 사랑하여 재혼을 했더라면 오히려 일은 쉽게 풀렸을 지 모르나, 태수를 기다려온 세월동안 사랑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았음을 드러내면서 일은 더 어렵게 꼬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사고로 남편을 잃은 형님조차도 자신의 아들(진우)을 먼저 챙기는 바람에 속이 몹시 상한 윤정입니다.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가족이란 굴레를 쓰고, 이기심을 먼저 드러낸 마음을 보며 언짢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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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정을 내세워 수현이 마음에 호소합니다.



'어디서든 살아 있기만 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

이 심정은 어머니심정이고,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15년을 기다린 아내는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간절하게 바랄 것입니다.

어제는 급기야 박여사님이 만화가선생을 만나 그의 마음까지 타진해보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자기아들이 처한 곤란한 상황을 호소함으로 만화가선생을 이용하려는(?) 듯한 느낌마저 풍겨 불쾌감을 줬습니다.
은혜 입장은 생각지 않고, 자신의 핏줄이라고 아들과 함께 나정이까지 데리고 오기를 바라는 노모의 욕심은 지나친 처사라고 여겨집니다. 같은 여자로써 그리고 자식키운 엄마로써 어쩌면 당신의 아들과 핏줄만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것인지... 아들이 어떤 결정을 내려도 상처받는 쪽은 두 여인 중에 한사람입니다. 어떤 조언을 해주셔서도 야속한 생각이 드는 쪽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굳이 나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어머니 생각은 태수가 현재의 가정을 떠나 당신과 윤정이가 있는 가정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마음한구석이 허할 것임을 미리 알고 있기에 지금의 삶을 그대로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만 어디까지나 결정은 태수가 할 것인데... 할머니를 만나려고 길을 건너던 나정이가 느닷없이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마음의 아픔도 크지만, 일단 눈으로 확인되는 신체적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앞에서는 우리모두가 약해집니다. 아마도 마무리는 윤정이가 떠남으로 결말이 날 것 같은데... 참 불쌍하단 생각이 듭니다.
실종된 남편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힘든삶을 살면서도 행복했다고 하지만...
먼훗날, 아무리 시어머니의 조언이 옳았다고 해도, 15년 부양한 시어머니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지 못한 처지가 너무 가엾습니다. 박여사님은 이런저런 다양한 생각은 하실 수 있지만 윤정이한테는 차라리 아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