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는 심심찮게 불거져 나오고, 최근에는 그동안 위헌판결로 사라졌던 군가산점제 부활에 대한 논란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어젯밤 늦은시간에 벌이고 있는 토론을 보고 있자니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갑갑하기만 했습니다.
★ 부활해야한다.
★ 안된다. 다른 지원을 모색해야한다.
저는 양쪽 다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하오니, 하루라도 빨리 결단을 내리고 적용이 되었으면 더 좋겠습니다.
아들을 군대 보내보니, 아들만 둔 가정은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야 뭐 남매를 키우니까 덜 속상하지만... 어떤식의 보상이던 지원이던 해줘야한다는 생각입니다. 한창나이에 2년의 공백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머물기 때문에 불리할 수 밖에 없기에 자식을 군대 보내고 싶어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울아들 신검받은 후 심적 갈등이 꽤 심했습니다.(☞ 군입대를 앞두고 드러내는 아들과 어미의 마음) 저는 건강한 아들로 키웠음을 국가에서 인정받았음에 뿌듯해하면서 아들이 군대가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긴 했으나 사실은 걱정이 많았습니다.
뉴스로 밝혀지는 사건도 있지만 (☞ 아들 군대보낸 부모를 불안하게 만든 돌발상황) 알게 모르게 크고 작은 사고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듣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엄마로써 강한척 했을 뿐이지 걱정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아들은 제가 전혀 걱정하지 않는 엄마로 알고 있을테지만요.
군입대한 아들을 위해 해줄수 있는 거라곤 기도와 편지뿐이었습니다.
신병훈련기간이 끝나고 자대배치을 받은 아들은, 일주일 또는 이주일에 한번은 꼭 안부전화를 하므로써 우리 서로 편지는 소홀해졌지요. 하지만, 여동생인 딸이 오빠에게 일년에 한번씩, 두번은 친구들이 보내는 위문편지를 이벤트처럼 보내기로 했으나, 아들이 말리는 바람에 한번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군대있는 아들에게 보내는 엄마와 딸의 이벤트 ☞처음 위문편지를 받은 군인들 반응)
말리는 이유를 들은 우리모녀는 불쾌감을 느꼈습니다만, 울아들 불이익 당할까봐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군대라는 곳에서 받게 되는 오해는 조심스럽기 그지 없음을 실감했습니다.
가끔 편지를 제가 보내기도 했고 아들에게서 오기도 했으나, 전화안부를 자주 했기 때문에 편지는 무척 뜸해지고 있던 터... 최근에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짧게 쓴 편지였던지, 대조되는 편지랑 함께 기념으로 저장하려고 올립니다.(아들이 알면 난리치겠지만요^^)
왼쪽편지는 전화를 할수 없었던 신병훈련기간에 깨알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사연을 채운 2장의 편지며, 오른쪽 편지는 이번에 받은 편지로 추석을 앞두고 쓰게 된 편지로, 내용이 매우 간결하나 솔직한 심정을 느낄 수 있어서 좀 안쓰러웠습니다.
군입대시부터 지금까지 아들이 보내온 편지를 쭈욱 보면 차츰차츰 편지내용이 짧아지고 있음을 느끼면서 울아들의 전역도 점점 가까와지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아무리 군복무중인 아들이 느끼는 국방부시계가 느리다고 푸념해도... 그리고 제가 받는 아들의 군사우편도 무척이나 느렸지만...어쨌던 시간은 흐르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받은 이 간결한 편지가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습니다. 다음주면 입대하자마자(?) 그토록 애타게 기다렸던, 그리고 지난달에는 신종플루로 인해 말년휴가 못나오게 될까봐서 노심초사하던 휴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방부시계는 고장없이 잘 돌고 있습니다.
국방의 의무를 기피해 보려고 비리를 저지르며 국방부시계를 고장내고 싶어하는 사람이 아무리 안달을 해도, 결국에는 사회의 시계와 똑같은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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