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구입한 남편 바지기장을 수선하려고 세탁소엘 갔는데, 그때 마침 아줌마는 일어서서 다림질을 하고 있었고 저도 모르게 바닥을 보다가 아줌마 신발에 눈길이 닿았습니다.
보이시죠? 짚신 신은 모습.
잘 벗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비록 발등엔 운동화끈(^^)으로 엮긴 했으나 분명 짚신입니다.
장식용으로만 보던 짚신을 신은 아주머니를 보니 의아하기도 하고 놀라서
"어 아줌마 짚신 신으셨네요^^"
"아 이거. 제가 짚신 신은거 첨 보셨나요?^^"
"예. 보통 장식용으로 벽에 걸어두는 것은 봤지만 실제로 신으신 걸 보니 신기하네요."
"제가 짚신 신은지 일년쯤 되어가는데..."
"관심있게 볼 기회가 없어서 몰랐지요. 혹시 짚신을 신은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세요?"
"발이 참 편해요.ㅎㅎㅎ"
"편평하게 생겨서 편하게는 보이지만 바닥이 거칠지 않나요?"
"거친 느낌은 하나도 들지 않고요 발이 붓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제가 재봉틀 앞에 앉아서 발을 사용하거나 때때로 일어선 자세로 다림질하거나... 하루종일 실내에서 종종거리다 집에 들어가면 발과 다리가 부어 꼼짝할수가 없었는데, 짚신을 신고부터는 붓는 증상이 사라졌어요. 이젠 다른 신발은 불편해서 못신어요. 가끔 외출하려고 구두신고 나갔다 오면 그렇게 짚신이 그리울 수가 없어요."
"아줌마, 슬리퍼같은 것도 괜찮지 않나요?"
"여러가지 신어본 신발 중에서 짚신이 최고예요. 저처럼 발이 붓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신발이예요."
"여름에는 그럼 짚신을 신으시고 겨울철엔 어떤 신발을 신으세요?"
"겨울에도 짚신신어요."
"발 시리지 않나요?"
"전혀 안시러요."
"그래도 손님들이 들락날락거리면서 문이 열리면 찬바람이 들어오잖아요."
"엉성해 보이니까 그렇게 보이지만 정말로 발 안시러요. 저도 참 신기하게 느껴요."
고정관념이 있어서 현대옷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짚신이긴 하지만, 실내용으로 너무 좋다는 아주머니는 짚신예찬론자같았습니다.^^
짚신.
조선시대에는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신던 평상화입니다.
양반들 중에도 짚신을 신었는데, 양반이 신는 짚신은 미투리라 하여 삼으로 만든 것인데 올이 고운 짚신으로 양반은 여름에도 버선을 신고 미투리를 신었으며, 서민들은 맨발에 볏집으로 만든 짚신을 신었다고 합니다.
짚신의 재료로 쓰이는 볏집엔 좋은 효능을 가진 성분이 있다고 전해옵니다.
볏짚을 우린 물이 이뇨작용뿐만 아니라 항균작용과 더불어 해독작용에 효과가 있으며, 소화기능을 돕는 성분이 있어 예전에는 민간요법에 사용되기도 했다고 전함이 짚신에서 일부 효능을 발휘한 것은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발이 붓지 않으니 훨씬 덜 피곤하다고 함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교통수단이 발달하기 전에 내내 걸어서 이동했던 우리 조상들의 평상화로 짚신을 사용하게 된 지혜를 엿볼수 있습니다. 많이 걸어도 발이 붓지 않는 짚신의 장점을.
세탁소 아주머니처럼 실내에서 발을 많이 사용하여 부기를 느끼는 분이라면 실내용으로 짚신을 신어보세요. 정말 효력이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권해드린다는 우리동네 세탁소 아주머니의 짚신 예찬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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