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는 뜻하지 않은 쓰나미가 몰고올 재난영화처럼 느껴지지만, 속내는 삶의 터전에서 보이는 여러군상이 끈적하게 이어진 관계를 이해와 화해로 풀어가는 휴먼스토리의 감동이 있는 영화로, 관객을 웃겼다 울렸다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볼만한 '해운대'는 올여름을 강타할 영화로 여겨졌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우리도 이런 재해를 만난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물에 빠져서 구조를 요청하고선, 앞으로 안고 매달려서 살려달라고 발버둥치다가 결국에는 박치기로 실신된 후에야 겨우 구조되는 장면이 나옵니다.
물에서 구조될 때 상대방을 붙잡으면 둘다 위험하다는 것!! 상식적으로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상대방에게 매달리게 되는 무의식적인 행동을 지적합니다. 물놀이가 절정인 여름철에 다시금 경각심을 일깨워야겠습니다.
다음, 영화에서처럼 해운대나 혹은 다른 지역에 지진이 일어날 징조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몇년전에 세계적으로 충격을 안겨다 준 인도네시아 쓰나미를 알고 있기에 100%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으면서도, 믿을까? 말까? 고민하던 관리처럼 아마도 우리도 반신반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제해양연구소의 지질학자 김휘(박중훈)가 해운대 일대 지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서 미리 위험을 알려 피신시켜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이혼한 부부이긴 했어도 자신의 일에 관해선 최선을 다하는 남편임을 알면서도 남편(박중훈)의 말을 무시해버리는 유진(엄정화)이가 우리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믿기에는 너무 엄청난 일이라 두렵기도 합니다만 전문가의 주장을 무조건적으로 무시할 상황은 아니라고 여겨졌습니다.(영화니까 그랬겠죠^^)
세번째, 해운대 해수욕장에 수많은 인파가 붐비는 가운에 쓰나미가 밀려온다~~~~ 고 경고하는 지질학자의 주장을 재난 방재청은 쓰나미가 한반도를 덮칠 확률은 없다고 부정하는 바람에 중앙정부는 전혀 모르고, 그저 해운대의 문제로만 국한되어 있는 것처럼 영화에는 표현되었지만, 현실에서는 국가차원에서 무슨 대책을 세워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준 바닷가의 게의 움직임이나 갈매기가 갑자기 날아들어 차 유리창에 박히는 끔찍한 장면에 무척 놀랐으며 동물의 행동을 무시할 수 없음을 일깨웁니다.
'해운대'를 보면서 '일본침몰'이 떠올랐고, 성경책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에서의 소금기둥이 불현듯 생각나기도 했던 이유는,
① 해운대에는 아내와 딸을 걱정하는 소박한 지질학자가 있고, 일본침몰에는 일본을 구한 영웅으로 인물비교
② 지원면에서 지방차원의 관리와 정부차원의 지원에 대한 관심도 비교
③ 가상이긴 하지만 해운대의 쓰나미는 늦은 대응으로 피해자가 많았고, 일본침몰에서는 노력한 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일 비교
④ 밀려오는 쓰나미를 눈으로 직접 보고서야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는 소돔과 고모라의 저주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노파심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참 많이 하게 한 해운대입니다.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믿고 싶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초등학생 6학년 과학교과서에 실려있는 내용을 옮기며 경각심은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옮겨봅니다. 큰 피해를 입은 지진이 몇 되지 않아서 그렇지, 알게 모르게 평균적으로 한해에 20번이상 일어나고 있다는 통계가 놀랍지 않습니까.
네번째,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이 너무 늦은 후회에 대한 경각심도 짚어보게 합니다. 갑작스런 재난으로 말미암아 생사의 기로에서 자신의 감정을 전하지 못한 회한으로 아파하지 말고, 평소에 잘했으면 후회를 하더라도 덜했을 것이라는 아픔을 엿보면서 흐느끼게 된 장면으로는 구조대원 형식(이민기)의 임무에 대한 책임감으로 스스로 희생을 택하는 장면과, 용감한 시민상을 탄 백수아들 동춘(김인권)의 회한이 너무 아파 영화관을 나서기 민망스러울 정도로 울은 흔적을 남긴 장면이었습니다.
이상은, 영화 '해운대'를 통해 제 나름대로의 '경각심'에 대한 요소를 정리해 본 것이며, 이젠 감독의 욕심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해운대'에는 다양한 삶의 모습과 삶의 연륜에 따른 사랑의 맛과 감동을 담아내려는 감독의 과한 욕심도 감지할 수 있는데, 코믹함속에 투박한 정이 있고, 갈등하는 요소에는 애정이 담겨 있으며, 긴박함속의 희생에는 눈물뿌리게 하는 감동의 여운으로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관계맺은 주변사람들을 떠올려보게 하는 감독의 또 다른 과제가 곁들여 있음을 감지하게도 되지만, 너무 많은 것을 2시간에 다 담아내려는 욕심때문에 영화가 좀 산만하다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풋풋하면서 적극적인 사랑의 주인공
느낌으로 아는 소극적 사랑의 주인공
아내가 바람나서 도망간 홀아비 만식(설경구)은 마음속에 아픈비밀을 품은채 어릴적부터 봐온 연희(하지원)를 사랑하지만 고백을 하지 못하는 소극적인 사랑을 잔잔하게 그려냅니다.
이혼이란 이별로 애잔한 사랑의 주인공
부산에 살면서도 전혀 사투리를 사용하지 않는 도회적인 분위기의 이혼한 부부로, 지질학자 김휘(박중훈)와 유진(엄정화)사이에는 아빠존재를 모르는 딸을 바라보는 애잔한 사랑이 흐릅니다.
그리고 이들의 종합편으로
바로 이 장면 하나로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경계없는 사랑과 관심, 그리고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우리의 이웃을 통해서 가슴 뭉클함과 코믹함을 맛보게 되는 영화 해운대는 관객을 웃기다 울리다로 흔들어 놓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감상하기 좋은 영화로 올여름을 시원하게 강타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로는,
첫째, 출연진의 연령범위가 넓습니다.
둘째, 우리와 더불어 우리이웃의 삶을 통한 끈끈한 정이 있습니다.
셋째, 연령과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넷째, 아픔을 지닌 사람들간의 끈적이는 갈등과 화해를 통해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다섯째, 웃음과 눈물, 그리고 긴장감속에서 느끼는 투박한 정이 흐르고 있습니다.
여섯째, 만약에... 라는 가정으로 만들어진 재난영화이긴 하지만 쓰나미의 위력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일곱째, 만약에...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우리는 누구를 용서하고 오해를 풀어야할지에 대한 삶의 반성을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에 앞서 끝으로, 순전히 제 개인적인 친근함으로써 대구가 고향인 경상도 사투리와는 다르지만, 그래도 귀에 익은 경상도 사투리의 친숙함에 빠져들어 야구중계방송을 보면서 시끌벅적하게 떠들어대는 청년구조대원들의 모습에서는 우리친정집에서 느끼는 남정네들을 보는 듯 반가움을 맛보기도 했으며, 해운대해수욕장과 동백섬의 누리마루, 그리고 광안대교까지... 작년에 부산을 다녀오면서 본 곳이라 눈에 선한 장소에 대한 친근감도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
영화한편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다는 것을 실로 오랜만에 느끼며, 감정이입이 너무 잘 되어서 관람중, 웃다가 울기를 반복하며 빠져들었던 해운대 관람후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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