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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여행

홀로 떠나는 여행꿈꾸며 응모하고 인터뷰까지 했네요.

재작년에 중년의 아낙인 저 혼자만의 나들이 경험을 블로그에 올린 아래의 글을 읽으신
2006년 12월 30일~2006년 12월 31일
사랑과 나눔의 빛의 축제『루체비스타』현장에 가다
☞  
http://blog.daum.net/wittytoto/9209456 
감동과 흥분으로 관람한『반고흐에서 피카소까지』
 http://blog.daum.net/wittytoto/9213075

방송국 작가분이 아래 소개한 프로젝트에 응모해보기를 권유하셨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흔쾌히 응모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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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전 방송국 작가분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다큐형식으로 엮어질 프로그램에 인터뷰를 할 수 있겠느냐고?.... 남편과 함께 응해야 하므로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지만 용케도 남편은 자신의 일을 피해서 시간을 맞추어 주었고 저희 부부는 오늘 오후에 인터뷰 촬영을 마쳤습니다. 좁디 좁은 우리집 거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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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앉아 편한 자세로 부부의 대화형식으로 이루어질 줄로 나름대로 가볍게 상상하고 있었는데 촬영차 방문하여 주신 여러분들의 출현과 많은 장비를 보면서 미안한 마음과 함께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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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이 좁아서 소파를 들어내고 방송에 필요하도록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사용될 배경과 장비들이 하나 두울 우리집안으로 들어오면서
 '아이쿠 이를 어째 ㅡ.ㅡ;;;;'
죄송해서 몸둘바를 모를 지경이었습니다. 카메라감독님과 조수, PD님 그리고 장비기사들... 6명이 나타나셨고, 촬영을 끝내시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신다고 나가시는 데 배웅하러 나갔더니 운전기사분도 차안에 계셨습니다.

두어번 저의 글이 소재거리가 되어 방송을 탄 경험이 있기에 촬영에 대한 약간의 기본은 있다고 생각하며 두어분 정도 오시겠거니 생각했었던 저의 가벼움이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저의 얄팍한 경험을 말씀드리고 미안해 하니까 오늘의 경우는 인물위주라서 조명이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세개의 조명과 한시간정도의 인터뷰로 이어지기에 고정시킨 카메라 장비까지 등장하는 바람에 놀랐습니다. 그리고 괜히 신청하여 이분들을 고생시키는 거 같아서 후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집이 좁아서 겨우 장비가 놓여졌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저희 부부가 인터뷰촬영의 주인공은 되었지만 방송에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제가 이 주제의 주인공으로 아주 적합한 인물은 아닌듯해서 말입니다.)

장비의 자리가 잡히고 인터뷰형식의 이런저런 질문이 이어지고 저와 남편은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는데... 대답을 하면서 저는 프로젝트 주제의 응모자로 적합한 사람이 아님을 점점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 10년전쯤이었더라면 안식휴가자로 제가 채택되는 주인공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아주 간절했었겠지만 지금은 그토록 간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촬영을 마친 후에 PD님께 저는 여행자로 채택은 되지 않아도 서운할 것 없을 정도로 간절하지 않음을 깨달았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씀드리며 더 간절한 사람을 뽑으시라고 말씀드렸더니 ㅋㅋㅋ PD님도 그렇게 느끼셨는지^^ 우리 부부에게는 저만의 안식휴가가 아니라 부부의 여행이 더 간절해보인다고 말씀하시면서 웃으셨습니다. 인터뷰는 여러얼굴과 다양한 마음이 실려야하므로 오늘 저희 부부의 모습도 아주 잠깐 스쳐지나치겠지만...

배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에구 내기분에 너무 들떴어. 자중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받는 것처럼 딱딱한 기분이 들어서 되게 긴장되더군. 당신 덕분에 내가 별일을 다해 보네^^"
 "미안해용. 나도 이렇게까지 하는 줄은 몰랐어용.ㅎㅎㅎ 암튼 도와줘서 고마워. 여봉^^"
 "혹시 당신이 되더라도 남에게 양보해라. 당신은 내가 보내줄께."
 "나도 알아요. 인터뷰하면서 내가 그리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으며 후회했어요. 그리고 당신이 참 괜찮은 남편임을 또 상기하게 되었구..."
 "이거 왜 이러셔... 나 소쿠리 비행기 태우지 마라^^"
 "정말이야. 나 당신 존경한다니까... 나같은 다혈질에 시도때도없이 들쑥거리는 변덕쟁이를 델고 살아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해."

특이한 주제죠^^
아내에게 남편이나 가족들이 안식휴가를 주는 형식을 갖춘... 좀 특별한 케이스.....
아내만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남편과 가족들이 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닌... 쌍방간이 다 원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특이한 시간을 가짐으로 가족의 소중함이나 혹은 결혼하여 자신을 잊고 지냈던 시간에 대한 보상같은 여유로움을 만끽해보는 시간...ㅎㅎ
아내로써 엄마로써 며느리로써가 아닌 기혼자지만 여자로써, 그리고 남편과 가족들이 응원해줘야만 가능한 여행... 후훗 그리고 공짜여행ㅋㅋㅋ
매우 유혹적이지 않습니까?
어떤 마음의 여행이 될지 호기심이 생기지 않습니까^^
그 여행이 홀로만의 자유로움과 시간이었다고 해도 돌아오면... 혹은 여행중에도 가족들 생각이 간절할 결혼한 여인의 마음임을... 그럼에도 새로운 계기와 새로운 에너지를 보충하는 기간이 되어 추억의 한컷이 된다면 행복할 것 같지 않습니까^^
자식에, 가정경제에, 혹은 일에 억눌려서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누려보지 못했던 아낙이 이런 기회를 통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색다른 감정을 느끼며, 잃고 있었던 자신에 대한 자기애를 한번 상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응모했는데... 많은 응모자들의 설문지중에서 제것이 약간 남달랐는지 몇명의 후보속에 끼어서 인터뷰를 하는 영광을 누렸지만 저보다는 더 간절하신 분들이 꽤 많을 것으로 생각되면서 설쳐댄 저의 응모가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안식휴가여행에 대한 절실한 마음이 없도록 해준 남편의 배려를 떠올리노라니 새삼 감사함의 꽃이 피었습니다.

방문하여 주신 고운님^^
기혼자시라면 이 질문에 대해 어떤 답을 하실지 한번 떠올려보세요^^
결혼을 뭐라고 딱 표현하실 수 있습니까?
이 질문에 주춤거림없이 빠른 답을 하려고 애썼던 기억이 남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