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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교육

시범적인 '교원능력개발 평가' 설문조사에 임하며

딸이 다니는 학교는 금년에 '교원능력개발평가 선도학교'로 지정되어, 학생에게는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학부모에게는 '자녀의 학교생활만족도 조사'를, 온라인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게 되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실시한다? 안한다? 하게 되면 무얼하는가? 어떻게 학생이 선생님을 평가하고, 학부모가 선생님을 평가할 수 있느냐? 또는 감정에 휘말리어 솔직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없다 등등...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이 일을 시범적이긴 하지만 결국 시도하게 된 취지는 ▶ 공교육 신뢰 제고라고 평가목적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학생, 학부모뿐만 아니라 선생님들도 동료간의 평가를 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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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이라는 기간안에 온라인설문조사를 끝내야하기에 실제방학으로 집에 머물면서 설문조사에 임하던 딸이
"어? 수업을 한번도 받아보지 못한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 조사도 있네. 이건 모순이야."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기에 들여다 보았더니,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 평가를 하는 화면에는 몇명의 선생님 성함이 나열되어 있고, 아래와 같은 질문에 체크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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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과 사교육간의 격차로 말미암아 공교육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처방으로 교원평가를 실시하자! 하지말자!로 나뉘어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결과, 제자와 학부모가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하기에 이른 발칙한 환경이 되었음이 못내 씁쓸하며, 등떠밀려 시행하게 된 상황이라고는 하나 형식적인 것에 불과할 것이란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이유는,
* 대상이 현재 혹은 과거에 수업으로 만난 모든 선생님이 아니라 화면에 나타나 있는 몇명의 선생님으로 정해져 있음.
*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 조사화면에 나타나 있는 선생님 중, 수업을 한번도 받아보지 않았던 선생님 등장.
* 꼭 동참하기를 독려하고 있지만 조사에 임하지 않을 학생이나 학부모가 있을 것임.

그리고 딸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낸 의견으로는 대부분의 평범한 선생님일 경우는 굳이 설문지에 성함을 올릴 이유가 없으며, 아이들이 지나치게 부당(인격, 실력)하다고 느끼는 몇몇 선생님의 처신에 대한 의견을 서술형식으로 받아 참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것과, 학부모가 해야할 '자녀의 학교생활만족도 조사'는 순전히 자녀의견에 기울어질 수 밖에 없는 환경이기에 굳이 조사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학생, 학부모, 선생님 동료간의 만족도 조사가, '교원평가'로 알려지면서 찬성과 반대의견으로 나뉘어서 분분했던 의견을 종합하여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없애기 위한 노력의 표출로 보이긴 하지만... 이런 설문조사를 한다고 해서 학교교육에 무슨 큰 개혁바람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감보다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불평을 무마해 보고자 시행하는 척 해보는 형식에 지나지 않은 절차로 보이는 회의적인 생각이 저를 지배함이 잘못된 생각이기를 바라며 임했습니다.

학교에서 내세우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공교육의 장점으로 여기자면, 정말로 인성교육에 적합하지 않은 소수의 선생님으로 인해 다수의 선생님이 덤으로 욕먹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게 실어봅니다.
임용고시라는 평가를 거쳐서 선생님이 되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실력이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도무지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선생님이 계실 뿐만 아니라, 감정이 섞인 욕설과 폭력을 비일비재하게 일삼는 선생님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에, 선생님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간의 의견인 것임을 제대로 참고하여 개선된 환경이 되도록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